‘Strong reasons make strong actions"
트레이닝 수업이 많아지면서 책 읽기와 글쓰기를 내려놓게 되었다. 정확히는 아니지만 5년 전부터 책 읽기와 글쓰기에 빠져 지내왔다. 물론 본업을 하면서 말이다. 남들이 흔히 말하는 취미 생활을 나는 책 읽기와 글쓰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정신없이 읽고 쓴 결과 한 권의 책을 썼다. 처음엔 일생의 한 권, 책을 썼으면 여한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출판하고 나니 일생의 한 권이라는 수식어를 쓰지 않았다. 계속 후속작을 쓸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 하루 중에 읽고, 쓰는 행위에 할애하는 시간이 한 시간도 채 되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업무량과 육아로 인한 집중력 저하(시간적 여유)가 그 원인이다. 한동안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오후 열 시 퇴근할 때는 하루 세 시간 정도는 책 읽기와 글쓰기가 가능했다.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트레이닝 수업 외의 시간은 개인 업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오후 6시 퇴근으로 불가능해졌다. 퇴근 후 집에 오면 아이들 돌보아야 하므로 언감생심 그 어떤 시도도 할 수 없다. 6시 이전까지는 업무로 정신없이 보내야만 했다.
그렇게 한 달, 두 달이 지나고 일 년이 훌쩍 넘었다. 일 년에 열권도 채 읽지 못했고, 이 주에 한 번 올리는 전공에 관한 칼럼(건강과 운동에 관한 다이어트 앱 사이트)을 쓰는 것이 고작이다. 솔직히 칼럼의 내용은 내가 원하는 형식이 아니다. 단지 정보 전달을 위한 글이기 때문에 사람 냄새가 도통 나지 않는다. 인간의 무늬를 담은 글을 쓰면 바로 피드백이 온다. 이야기 말고 펙트와 정보에 관한 내용을 써 달라는 요청을 해온다. 1인칭 시점보다는 3인칭 시점에서 서술해 달라고 한다. 더 못 쓰겠다는 말을 목구멍까지 올라 왔다가 극적으로 참고 마음을 가라앉힌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글쓰기를 지속해야 칼이 무뎌지지 않을 것 같았다.
1년 전에는 책을 한 달에 4권은 읽었다. 읽고 난 후 독서 노트까지 남겼다. 그리고 하루에 한 편씩 글을 썼다. 분량은 A4 한 페이지 정도다. 이렇게 읽고 쓰다 보니 쓸 말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A4 반 페이지 채우기도 힘겹다. 이런 것을 보면 글쓰기는 책 읽기를 빼고는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 확실하다. 아무리 직접 경험이 많다고 하더라도 책을 통해 축적한 간접 경험의 지식 양을 따라갈 수 없기 마련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니 더욱 간절함이 생긴다. 그런데 계속하지 못하게 되면 그 간절함도 퇴색하여 자포자기가 될 수 있기에 시간을 내서라도 읽기와 쓰기를 이어나가야겠다.
24시간을 쪼개어 시간 단위로 무얼 했는지 노트에 기록하고 짬이 나는 시간을 점검해 보자. 그리고 그 짬이 난 시간을 읽기와 쓰기로 대체해 보도록 하자. 한 시간 한 시간 쓰는 것보다 두 시간을 연속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생각의 폭을 넓히는 차원에서 글쓰기에 바람직하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상황에 맞춰서 해야 하는 것을. 책과 수첩 그리고 펜을 항상 가지고 다니자. 시간 날 때마다 읽고 쓰자. 한번은 전철에서 그 좁은 공간에서 수첩에다 열심히 기록하는 사람을 보았다. 모두가 좀비처럼 핸드폰에 넋을 잃고 있는데, 그녀는 생각과 쓰기를 반복하며 빼곡히 수첩에 글을 채웠다.
그 모습을 보고 전율을 느꼈다. 그녀를 통해서 진정 여유와 자유를 배웠다. 나는 집에 와서 서랍 속에 넣어둔 수첩을 다시 꺼냈다. 그리고 필기감이 좋은 펜을 골라 수첩 사이에 끼워 두었다. 모든 생각을 이 수첩에 담으리라. 다짐했다.
‘에벤저스 3, 인피니티워’에서 나온 문구가 생각났다. 윌리엄 세익스피어가 한 말이다.
‘Strong reasons make strong actions"
강력한 이유는 강력한 행동을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