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찾아온 근육통증은 많이 불쾌했다. 먼저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다. 자고 일어나니 몽둥이로 온몸을 구타당한 느낌처럼 삭신이 쑤셨다.
계단도 엉거주춤 오른다. 내려갈 땐 더 심하다. 더 심각한 것은 하루보다 이틀이 지나면 근육통이 진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연성 근육통(Delayed onset muscle soreness)이라고 말했나 보다. 오죽했으면 이런 통증이 싫어서 운동을 아예 시작도 안 하는 사람도 있다.
트레이너는 반드시 회원에게 운동 후 72시간은 근육통이 동반될 것임을 주지시켜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했던 황당한 컴플레인을 통보받게 될 것이다.
그 컴플레인의 내용은 이렇다.
60대 중반의 여성 회원으로서 웨이트 경력과 운동력이 좋은 분이었다. 가슴 운동인 푸시업을 시켰다. 자세도 좋고 주동근과 길항근 그리고 협력근의 동원 능력도 수준급이었다. 60대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체력이 좋으셨다.
트레이닝의 필수요소인 땀과 뻐근함과 시원함을 전달하고 수업을 마쳤다. 하루가 지났다. 매니저가 나를 불렀다. 전날 운동 프로그램을 보여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어떻게 운동을 시켰기에 가슴이 아파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냐”
회원은 가슴 통증이 심해서 병원까지 갔다 왔다고 하셨다.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심장까지 찌를듯하게 아프다고 하셨다.
매니저는 회원에게 지연성 근육통의 생리적 기전을 설명하면서 회원의 마음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끝내는 환불을 요청하셨고 나는 징계를 받고 석 달간 월급이 감봉되었다.
지연성 근육통은 근력을 키우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성장통과 같지만, 너무 심하면 삶의 무기력감을 줄 수 있다. 특히 노인의 경우엔 특히 조심해야 한다.
회원이 겪었던 심한 근육통은 몸에 대한 급격한 환경변화에서 오는 불쾌감이었다. 그러나 미세한 근육통이었다면 운동의 효과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완만한 환경변화에서 오는 상쾌함인 것이다.
대개의 사람은 낯섦을 싫어한다. 변화를 힘들어한다. 좋으나 싫으나 그저 그런 상태에서 빠져나오길 귀찮아한다. 관성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은 사람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했던 것 같다. 관성의 법칙의 사전적 의미가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모든 물체는 자기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하는 것’을 말한다고 하니 말이다.
관성의 법칙을 깰 수만 있다면, 삶의 작은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신선한 활력을 가져다준다. 운동을 약하게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하러 가는 것도 좋고, 동영상을 보면서 스트레칭을 따라 하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또한 스포츠 센터에 등록해서 러닝머신 위에서 가볍게 걷는 것도 나이스하다.
데미안이라는 책에서는 이런 말을 했다.
‘새의 세계로 나오려면 알을 깨뜨려야만 한다’고... 그래야 프라이의 삶을 면할 수 있을 테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