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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트니스 큐레이터 Feb 06. 2020

회원의 시선은 트레이너의 숙명이다

십 년 동안 나와 함께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으신 회원께서 오늘을 끝으로 당분간 혼자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하셨다. 솔직히 진작에 내가 먼저 이 말을 해야 했다.

“이제 홀로서기 하셔도 됩니다.”

 솔직히 더 새로운 것을 가르쳐 드릴 것 없이 혼자서도 운동을 잘하신다.

십 년 동안 많은 일을 함께해 왔다. 3급 트레이너로 시작했는데 1급이 되어서도 함께 하셨다. 보통 금액이 부담되어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데 그분은 되레 축하한다고 하면서 1급 가격으로 수업료를 선뜻 지불하였다.


잠시 쉬겠다고 하는 말을 들었을 때 왠지 모를 허전함이 몰려왔다. 내게는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언제나 내 편이고 평생 나와 함께 수업할 보증수표처럼 느꼈다.

그러나 영원한 것은 없다. 끝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 나와의 관계에서는 나쁜 것이 없었지만 그 회원을 바라보는 다른 회원의 시선이 그리 달갑지는 않은 듯했다.

오래 센터를 이용하셔서 한 명, 두 명 내 회원에게 말을 걸어왔는데, 때론 무례한 말을 했었나 보다.

당분간 쉬는 이유가 자신을 비뚤게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도 한몫했다.

“돈이 많으시나 봐요.” “피티 수업을 오래 하시는 것을 보니…”

“운동도 잘하시면서 왜 피티 수업을 그렇게 오래 받으세요?”

 내 회원은 이러한 시선이 당혹스럽고,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내게 혼자 다른 시간대에 와서 조용히 운동하고 가고 싶다고 하셨다.


 정말 센터에 있으면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그런데 가장 꼴불견은 남의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참견하는 모습이다.

내게 피티 받는 회원에게 들은 내용도 있다.

탈의실에서 서로 퍼스널 트레이너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 피티은 어떻고 저 피티는 실력이 없다는 등 별의별 얘기가 다 오간다.

그러면서 퍼스널 트레이너 앞에서는 상냥한 척 가식적 웃음을 짓고 있다.

어찌 보면 그들이 있기에 피티의 행실을 바로 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는 있다. 하지만 피티를 안 하면 최소한 민폐는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이러한 회원은 극소수에 불가하다. 회원 대부분은 퍼스널 트레이너에 대해 존중함이 있다. 전문가에 대한 예우의 표현이다.

퍼스널 트레이너에게 우호적인 회원이 있기에 퍼스널 트레이닝의 구전 마케팅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이다.

내가 수업을 하고 있는 회원을 보더라도 8할이 지인 소개이다.


센터의 모든 회원은 퍼스널 트레이너의 잠재적 고객이다.

늘 행실을 바로 하고 회원 응대에서도 허투루 하지 않고 최대한 상냥하고 최선을 다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겠다.





회원을 떠나보내는 아쉬움과 다른 회원이 나를 보는 시선 사이에서 묘한 감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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