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의 기세가 엄청나다. 코로나 19 쓰나미는 유럽을 비롯한 미국과 전 지역을 강타했다. 우리나라도 그런 조짐을 보여 몹시 심란하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어 내가 근무하고 있는 스포츠 센터는 직격탄을 맞았다. 샤워조차 금지하는 정부 방침으로 개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회원은 2주간 연기하는 등 센터 출입을 꺼리고 있다. 손발 다 묶고 전쟁을 하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처사다.
오늘 나는 퍼스널 트레이닝 수업이 전부 취소되어 출근하지 않았다. 기분이 참 묘했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내일도 모레도 수업이 불안한 상태라는 것이다. 졸지에 강제 휴무라니… 아내는 그래도 무력해 하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이 시간을 즐기며, 하고 싶은 것 다 하며 맘 편히 지내라고 한다. 정말 고마운 아내다. 그러나 막상 미뤘던 책을 읽으려고 책장을 넘기는데 도통 집중이 안 되고 이런저런 상념만 무성해진다.
밥벌이는 정말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목숨 그다음 인듯하다. 이처럼 도통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일주일 내내 무한정 주어진 시간 동안 내가 한 것은 오로지 잠자는 것과 먹는 것 그리고 허드렛일 뿐이었다. 생산적인 것을 하고 싶어도 마음경영이 흔들려 집중할 수 없었다. 몸 경영은 또 어떠한가. 밥 먹고 나면 쉽게 피곤해져 드러눕기에 급급하다. 그리고 곤히 잠들어버린다. 잠에서 깨면 머리가 지끈거리며, 입안은 시궁창 냄새로 텁텁함이 가시지 않는다.
요즘 코로나 19로 인해 우울증 환자가 급증한다더니 혹시 내가 그 ‘코로나 블루’인가?
큰마음 먹고 아내가 운영하는 학원에 함께 왔다. 집에 있으면 답답한 공기가 나를 무력화시켜 좀비로 만들 것만 같다. 강의실마다 책상과 걸상이 오와 열을 맞춰 놓여 있고 그 앞에는 하얀 칠판이 무언가를 썼다가 지운 흔적이 남아 있다. 갑자기 그 모습에 무언가에 얻어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든다. 책상에 앉아 가지고 온 노트북을 켠다. 늘 하던 대로 워드 프로세스를 클릭. 하얀 공간에 커셔가 깜빡거린다. 그리고 이내 글로 가득 채운다. 오랜만에 느껴 본 희열이다.
글로 가득 채워진 공간은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작품이 된다. 비록 그 공간이 시시콜콜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해도 상관없다. 그것만으로 엔도르핀은 나를 가슴 치게 한다. 그리고 한 걸음 앞으로 나갈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코로나 19로 몸과 마음이 처져 있다면 펜을 들거나, 노트북을 켜고 무언가를 쓰는 것을 추천한다. 무작정 쓰다 보면 신기하게도 생각이 정리된다. 그 사소한 생각은 계획을 하게 되고, 그 계획은 나중엔 목표를 갖게 된다. 이것이 워런 버핏이 말한 스노우-볼링 효과(Snowballing Effect)이다. 많은 작가가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사람과의 만남이 단절된 요즘 시기에 홀로 앉아 책을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기회가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이것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거슬러 온 작가가 되기 위한 조건, ‘삼다(다독, 다작, 다상량)’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코로나 19의 긴 싸움 속에서 한 가지는 꼭 이루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