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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트니스 큐레이터 Jul 21. 2021

애완견과 산다는 것은

나는 애완견 ‘뭉치’가 패드 외의 장소에다 대소변을 하는 것에 대해 화를 참지 못한다. 가족은 훈련을 꾸준히 못 시켜서 그렇다고 자신을 탓하면서 되레 뭉치를 두둔한다.

유튜브 동영상에서 나오는 대로 패드에 간식을 몰래 놔두고, 또한 그곳에 대소변을 보면 칭찬을 한다. 간식도 더불어 주면서 패드에다 대소변을 하면 좋은 일이 생기는구나 하고 인식을 심어 주었다.

효과가 있었다. 처음엔 침대나 카펫 심지어 수건 위에다가 대소변을 했는데 지금은 침대에서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불만이다. 침대를 제외한 카펫이나 수건 그리고 거실 및 방 등 곳곳에 대소변을 한다. 물론 횟수는 처음보다는 줄었다. 60% 정도는 패드에서 하는 편이다. 그런데 40%는 ‘뭉치’가 원하는 곳에도 실례한다.


이런 모습에 나는 너무 미칠 듯 화를 참지 못한다. 한두 번 화를 참다가 이젠 대소변을 치울 때 ‘뭉치’를 잡아 앉혀서 윽박지른다. 심지어 겁박까지 한다. 물티슈와 탈취제로 깨끗이 처리하면 어느새 같은 곳에 대소변을 해 놓는다. 그땐 이성을 잃어버린 채 뭉치의 멱살을 잡고 욕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그러면 뭉치도 살기를 느끼는지 으르렁거리며 경계태세에 들어간다.


벽지를 뜯는다거나 양말을 물고 도망가는 행위는 아무렇지도 않다. 되레 귀여워 웃음이 나온다. 그러나 대소변을 가리지 않는 것은 가족의 건강상에 문제가 있기에 더욱 예민해지는 것 같다. 한 번은 퇴근하고 집에 들어섰는데 현관부터 뭉치 오줌 냄새가 코를 찔렀다. 집안 곳곳에 뭉치의 똥오줌 흔적이 있었다. 너무 화가 나서 아이들을 불러 혼을 내었다. 아내에게도 한마디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입양시키자고 건의했다.


뭉치로 인해 삶이 변했다. 나를 제외한 가족 구성원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듯하다. 내가 예민한 것인가.  아이러니한 건, 그렇게 싫은 소리를 하는 주인을 잠잘 때면 손이며 발이며 빨아댄다.  뭉치의 본능적 행동을 보면서 나보다 뒤끝 없음에 마음이 뭉클해져 온다.

내일은 나도 오늘을 잊고 뭉치를 품어 주어야겠다. 그리고 다짐해 본다. 화를 내지 않고 될 때까지 기다려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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