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손

사람을 향한 간절한 마음

by 피트니스 큐레이터

마사지나 수기 요법이 생소했던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뭉친 근육을 풀었을까?

특히나 왕의 몸을 함부로 만지지 못했던 그 시기에 임금은 어떻게 근육의 컨디션을 조절했을까? 내시들이 보는 앞에서 다리 벌려 스트레칭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저 어혈을 잡는 한약 몇 첩 지어서 통증이 가실 때 까지 앙버텼을려나.

하기야 그 흔한 종기도 잡지 못하고 돌아가신 왕도 있는데 마사지는 왠욜.


센터에서 운동을 하던 한 회원이 슈퍼맨 자세(바닥에서 팔과 다리를 쫙 편 채 허리를 들어 올리는 동작)를 하다가 왼쪽 요추 주변의 묵직한 통증이 와서 옴짝달싹 못하여 내게 도움을 요청했다. 순간적으로 과도한 힘이 허리 근육에 있는 감각 센서들을 무력화 시켰던 것이다. 특히나 허리 주변은 통증을 전달하는 물질(통증 매개 물질)들이 민감한 반응을 하는 곳이다. 살짝만 건드리면 오만 인상을 다 쓰고 넘어지는 오버맨들의 총 집합소이다. 그만큼 중추신경인 척수가 지나가는 곳이라 역치의 수준을 최고로 올려놨을 터이다.


일단 기능의 혼돈을 가져온 근육내의 특수 감각기인 근방추를 회복시키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거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응급처치는 ‘근막이완술’이다. 걸을 수 있는 상태만 되면 내 할 일은 다 한 것. 그 다음은 침을 맞던 물리치료를 하던 선택 사항.

그런데 최근 공부하고 있는 ‘두개천골 요법’(‘두개와 천골은 근막으로 연결되어 하나다’라는 원리로 시작하는 학문 )이 생각났다. 그래서 자신감을 갖고 회원의 두개골과 요추를 잡고 몸과 영혼을 다해 그 요법을 실시하였다. 앉은뱅이가 걷는 드라마틱한 치유는 바라지 않지만, 약간의 호전이라도 바라고 바랐다. 30분경과 후(물론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근육을 같이 풀어줌) 다행히 운신 (運身)의 폭이 다치기 전보다 자유롭게 보였다.


모든 근육을 푸는 방법은 자율신경의 조율이 근본이라 생각한다. 정신적 충격도 같다.

몸과 마음의 긴장은 당연히 교감신경이 더 우세할 것이고 그 세력을 낮추기 위해서 부교감 신경의 톤을 높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해결책은 따뜻한 온기가 있는 손이다.

마이더스의 손은 아닐지언정 상대방을 향한 간절한 마음이 담긴 엄마와 같은 손.

그래서 '엄마 손은 약손'이라는 말이 나왔던가.

인공적인 온기나 3의 물질이 아무리 성능이 좋을지언정 생기가 들어가 있는 사람의 손에 비할 순 없다. 고로 '고통을 줄이는 수단으로 인간의 손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수단이며 최고의 방법이다'라는 말은 새겨둘만 하다.


허리를 다친 회원도 통증으로 인해 몸과 마음의 상처를 받았기에 부교감 신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다. 근막이완이든 두개천골이든 기본은 사람을 향한 간절한 마음이다.


나중에 회원에게 연락했더니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있는 중이라 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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