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어깨가 주는 불편함 그리고 운동법
보통 힘을 쓸 때 크게 두 가지 패턴으로 근육을 이용한다. 밀거나 당긴다.
그래서 밀 때 쓰는 근육과 당길 때 쓰는 근육이 있다. 건물로 들어 올 때도 ‘미시오’, ‘당기시오’라고 말한다. 밀 때 당기거나 당길 때 밀면 절대로 들어오거나 나가지 못한다. 근육도 마찬가지다. 남녀 연인 사이에서도 밀당은 더더욱 중요한 것이다.
또 한 가지 패턴이 더 있다. 안거나 뿌리치거나. 여기서 질문 하나.
“우리 몸은 안는 근육이 더 쌜까? 아니면 뿌리치는 근육이 더 쌜까?"
답은 안는 근육이 더 쌔다. 마음도 그렇다. 안아주고 포용하는 것과 매몰차게 뿌리치는 것, 둘 중에 전자의 마음이 더 쉽지 않은가.
안는 근육의 무리를 살펴보면, 아참! 여기서 안는 근육은 상체에서만 적용한다. 다리로 안는 건 접어두고... 먼저 큰 근육 두 가지가 있다. 바다처럼 넓은 가슴근육과 광활한 등을 만들 때 필요한 광배근이다. 그런데 요 두 근육은 공교롭게도 밀 때와 당길 때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가슴근육의 성장배경을 알아보자.
가슴근육의 본명은 대흉근이다. 흉곽의 전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쇄골에서 시작하여 갈비뼈까지다. 그렇게 분포한 근육의 줄기는 팔에 가서 세 갈래의 힘줄이 턱하니 붙는다.
그러니깐 대흉근을 움직이려면 팔이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대흉근은 사용 용도가 다양하다. 운전을 할 때, 물건을 들 때, 글을 쓸 때 등 앞으로 무언가를 하는 행위에서는 거의 다 사용된다.
대흉근은 밖에서 안으로 모이는 방향성을 하고 있다. 그래서 안는 근육이라 말할 수 있다.
등에서 태생하여 대흉근과 같이 팔에 붙은 근육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광배근이다.
이 광자는 넓은 광(廣)자를 쓰고 있다. 엉덩이에서 시작해서 위로 견갑골 아래쪽을 지나 팔 안쪽에 붙는다. 팔에 붙어있으니깐 당연히 광배근도 팔을 사용해야만 움직임이 가능하다.
그런데 광배근은 태생이 뒤쪽인데 왜 안는 근육에 속할까?
그것은 광배근도 밖에서 안쪽으로 모이는 운동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광배근은 당길 때 쓰이는 근육이기에 더욱이 안는 근육임을 알 수 있다.
안는 근육 중에 중요한 근육 하나가 더 있다. 소흉근이다. 대흉근에 가려져 눈에 보이지 않는다. 손으로 깊숙이 만져야만 가능한 근육이다.
그런데 이 근육이 안는 근육으로서 어깨를 둥글게 말거나 어깨뼈를 끌어당기는데 작용하는 근육이다. 축 쳐진 어깨를 늘어뜨리고 터벅터벅 걸을 때면 백퍼센트 소흉근은 일을 많이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전거근이라는 근육도 안는 근육에 속한다. 전거근은 아예 늑골을 안고 있다. 별명이 톱니 근육으로써 일부분 옆구리에 팔을 올릴 때 보인다. 물론 마르고 근육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림으로 안는 근육을 종합해 보자.
위에부터 대흉근, 광배근, 소흉근 전거근이다.
이제 뿌리치는 근육들을 살펴보겠다.
이 근육들은 전부 몸 뒤에 붙어 있다. 한 번씩 들어봤음직한 근육인 승모근이다. 승모근은 상.중,하로 나뉘는데 특히 중승모근이 뿌리치는 근육에 중추적 역할을 한다.
그리고 차례로 후삼각근과 소원근을 들 수 있다.
중승모근과 후삼각근, 그리고 소원근은 등쪽 몸통과 어깨뼈 안에서 옹기종기 모여 산다.
근육의 무리는 안는 근육과 비교했을 때 터무니없이 약하다. 약소국이다. 그래서 늘 큰 근육인 안는 근육에 의해 피해를 본다. 근육이 늘어나면서 약해지고, 심지어 굳기까지 한다.
이 근육도 그림을 통해서 정리해 보자면,
순서대로 중승모근, 후삼각근, 소원근이다. 더 있지만 대표적인 근육들이 이 세 무리다.
뿌리치는 근육이 약해지면 일명 둥근 어깨를 만들어 몸통이 구운 오징어처럼 말려버린다.
뿌리치는 근육이 약해져 몸통이 구부러질 수도 있고 잘못된 자세의 패턴으로 몸통이 한 쪽으로 회전하며 굽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거북목 자세’라든지 ‘척추 측만증’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중요한건 안는 근육과 뿌리치는 근육의 상호 협력이 깨지면 어깨 주변에 통증을 발생 시킨다는 것이다.
일명 둥근 어깨가 어깨 질환을 만들어낸다.
코리안 특급 투수 류현진 선수가 요즘 어깨 부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고 있는데, 류현진의 어깨 부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둥근 어깨였다.
어깨가 안으로 말려 있는 상태가 되면 팔과 어깨를 연결시켜주는 부위도 자기 자리에 있지 못하게 된다. 기계로 말하자면 베어링이 깨진 상태라 말할 수 있다.
자기 자리에 있지 않은 상태에서 빠른 공을 던지게 되면 어깨 주변의 근육들이 어긋난 상태에서 힘을 생산해 내기 때문에 주변 조직들을 건드리거나 물고 뜯겨져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트레이닝 초창기 때 어깨에 대한 실무 경험이 없어서 어깨 통증 회원을 지도 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한번은 회전근개(어깨를 안정화 시키는 속 근육)에 염증이 생긴 회원을 수업 한 경우가 있는데, 그 당시에는 대흉근과 광배근의 과도한 발달이 원인인줄 몰랐다.
자꾸만 팔을 들어 올리면 힘이 빠지면서 통증을 호소했다. 그래서 배운 대로 회전근개 강화 운동을 병행하면서 수업을 이끌어 나갔다.
하지만 통증은 더욱 심해졌다. 극기야 회원은 병원에 가서 원인을 알아냈다.
지나친 근육의 불균형 때문이었다. 그 회원은 가슴과 등이 일품이었다. 말 그대로 넓은 가슴과 코브라 같은 등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어깨가 많이 아파서 운전할 때 팔을 창문을 열고 옆으로 올려 기대지도 못한다고 했다.
이 회원의 통증 원인도 둥근 어깨였다.
지나친 근육의 불균형으로 속에 있는 근육들의 움직임이 약해지고 특히 어깨의 정렬이 깨진 상태에서 무리한 힘을 썼기 때문에 사단이 나고 말았던 것이다.
한번쯤 보디빌더의 몸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정면에서 서 있을 때 손의 위치를 보면 손바닥이 아닌 손등이 보일 것이다. 이는 안는 근육인 대흉근과 광배근의 과도한 발달로 인해 어깨가 안으로 말렸기 때문이다.
사진을 통해 확인해 보자.
아래의 논문은 일본에서 발표한 연구 자료이다.
일본에서 379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세에 따라 분류하고 이들 중 회전근개 파열의 증상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나누어 그 비율을 조사 한 내용이다.
논문의 분석 결과는 잘못된 자세와 회전근개 파열과는 연관이 있음으로 바른 자세를 가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연구한 논문을 살펴보았듯이 잘못된 자세, 특히 등의 굽은 모양으로 인해 어깨 주변의 통증과 불편함을 느끼는 사례가 적잖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잠깐, 어깨에 관련된 질환의 종류에 대해서 알아보자.
어깨 주변의 통증을 총칭해서 부르는 말이 있다. 오십견이다.
대략 충돌증후군(impingement syndrome), 회전근개 손상(rotator cuff injury), 불안전증(instability), 동결견(유착성 관절낭염;frozen shoulder), 상부관절와순 박리(SLAP lesions), 이두건염(biceps tendinitis)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어깨 질환들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은 당뇨를 앓고 있어서 어깨로 가는 혈관이 막힘으로 혈액 공급이 되지 않아 통증을 느낄 수 있고, 교통사고 등 외부의 물체와 충돌을 일으켜 어깨뼈가 다침으로 혈액공급이 안 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는 퇴행성 염증이 심한 상황이다. 퇴행성은 특히 많이 사용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잘못된 자세에서 많이 사용하면 더욱 염증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에서 예를 든 두 사례인 류현진 투수와 내가 트레이닝한 회원이 퇴행성 염증으로 인한 어깨의 질환을 갖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원인이 소통의 부재로 인한 것인데, 동의보감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통즉불통’으로 표현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동의보감』은 말한다. 자연과 생명은 오직 ‘순환과 운동’이 있을 뿐이다.
통즉불통(通則不痛 ‘통하면 아프지 않다’/痛則不通 ‘아프면 통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와 같은 어깨의 잘못된 움직임 패턴을 바로 잡는 고무적인 방법이 있다. 다 아시다시피 운동이다. 운동은 크게 흉추의 움직임을 회복할 수 있는 운동을 실시하고 어깨를 팔방으로 움직이게 하는 근육들을 강화하고 마지막으로 속 근육인 회전근개를 위한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림을 통해서 간략하게 소개하겠다.
대표적인 운동을 그림으로 나타내 보았다. 하지만 이 동작 외에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중요한 건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근육의 움직임 범위를 조절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흉추의 움직임이 확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흉추는 3개의 척추(경추, 흉추, 요추) 중에서 가장 움직임이 좋아야 할 부위이기 때문이다. 흉추가 잘 움직여야 요추가 일을 덜 하게 되고, 무엇보다도 흉추 뒤에 붙어 있는 견갑골인 어깨뼈의 움직임이 정상 궤도에 맞춰 원활히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움직임을 분석한 물리치료사인 ‘그레이 쿡’이 한 말이 생각난다.
“움직임은 먼저는 ‘제대로’고 그 다음은 ‘자주’다” 라는 표현을 썼다.
모든 부위에서 적용될 수 있겠지만 어깨에 관해서는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물은 소가 마시면 젖이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된다는 말이 있는데, 운동 또한 그렇다. 좋은 움직임은 근력을 만들지만 좋지 못한 움직임은 통증을 유발시킨다.
좋은 움직임은 안는 근육과 뿌리치는 근육의 상호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겠다.
* 논문 출처는 <운동은 휴바디 웍스> 블로그에서 참고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