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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율배반적인 관계

무서움을 극복해야 사는 인생

by 피트니스 큐레이터

힘든 일정을 마치고 보는 프로야구는 정말 꿀맛 같다. ‘또 다른 피가 흐르는 시간’이란 말에 무릎을 치며 공감하게 된다.

144경기를 치러야하는 2016년 프로야구는 이제 66경기에 접어들고 있다. 내가 응원하고 있는 팀 성적이 좋아서 상위권(V5)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몰입하여 보게 된다.

내겐 프로야구 시청은 돈 안 들이고 여가 및 취미 생활을 하는 유일한 유희(遊戲)이다. 남들은 아웃도어 스포츠를 몸소 경험하기 위해 비싼 장비를 들여 시간을 내지만 나는 무제한 데이터로 바꾸면 만사 오케이다.


레너드 코페르가 쓴 ‘야구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는 ‘타격은 무서움이다’라고 정의했다.

타격 박스에 선 타자는 투수가 던지는 시속 140~150km내외의 빠른 공을 쳐내야만 한다.

투수와 포수간의 거리는 60피트 6인치(18.44m)이다. 150km의 시속으로 던지면 포수 미트까지 0.5초도 안 걸린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무시무한 공에 맞으면 죽을 수도 있다. 그 두려움을 극복하고 타석에 서야 하는 것이다.


투수는 타자의 두려움을 교묘하게 잘 이용하여 공을 던진다. 얼굴 높이로 빠른 공을 던져서 타자에게 위협을 주고 다시 몸 쪽 스트라이크 존으로 던지면 타자는 꼼짝없이 당하고 만다.

자칫 하다가 강속구를 잘못 던져 타자의 헬멧을 강타하게 되면 이유 불문하고 퇴장을 당한다.


홈런왕과 다승왕이 최고의 타이틀이다. 누구나 이룰 수 없는 커리어이다.

이 또한 무서움을 이겨낸 결과물들이다.

처내야 하고 막아야하는 숙명의 대결이 야구의 본질인 것이다.

창과 방패라고도 말한다. 누가 창이고 방패인가.

보통 투수가 방패라고 하는데 가만 보면 투수가 창이다. 투수가 던지는 공의 구질과 속도에 따라 타자는 막아내야 한다. 투수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이다.




야구와 닮은 인생, 과연 나는 무서움을 극복하고 인생을 잘 살고 있는가?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놓여진 1루, 2루, 3루, 그리고 홈 베이스 중에서 안타 하나치지 못하여 베이스조차 밟지 못하고 있는가. 매번 타석에 나오면 베이스를 밟는가. 무사 만루의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가.

내가 힘들면 세 명의 자식 중에서 한 명이라도 3루타만 쳐 주었으면 좋겠다. 찌질 한 부모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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