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건축기행

사람이 신이 되는 방법?

by 제비

유현준 교수는 건축 분야에 있어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유명한 분이다. 나도 평소에 TV예능프로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많이 보아서 친근한 이미지가 있었는데 그런 분이 자신의 전공분야인 건축학과 내 관심분야인 인문학을 접목해서 여행기 같은 책을 내셨다고 하니 흥미가 갔다. 내 발로 여행을 다니지 않아도 이 분의 글을 통해 다양한 건축물과 그 안에 담긴 역사와 의미를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사실 나는 건축물에 크게 감동받거나 관심있는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 여행을 다닐 때는 주로 자연 경관이 뛰어난 곳을 찾아다녔다. 사람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자연이 억겁의 시간을 들여 천천히 만들어 낸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견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건축가들이 하나의 건축물을 만들어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통찰과 노고가 필요한지 알게 되면서 앞으로는 사람이 만든 건축물도 신이 창조한 자연 경관만큼의 의미와 역사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로 했다. 이제는 의미 있는 장소의 특별한 건축물을 만나러 가는 여행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이 우주를 만들었고 지구 환경 속에서 수많은 꽃과 나무, 동물과 사람이 생겨나 스스로 성장해 나가듯이 건축가들은 건축을 의뢰하는 투자자들의 주문과 자신의 욕망 사이에서 갈등과 타협을 반복하며 자신의 영혼을 갉아 넣어 하나의 건축물을 창조한다. 그리고 나면 그 건축물은 자신을 이용해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특별한 자신만의 역사를 써 내려 가다가 시간이 더 많이 지나면 역사 속 한 장면을 담아 교훈을 주는 특별한 유적지가 된다.


유현준 교수가 추천해준 인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건축물 30가지 중에 나에게 특별히 멋있게 느껴졌던 건물은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삶도 좋았다. 젊은 시절 자신의 작품이 인정받지 못해 괴로워하며 심리상담을 드나들었던 게리가 자신의 예술적인 측면을 타협없이 그대로 살린 독창적인 건물을 가지고도 대중적으로 인정을 받아 결국 성공에 이르는 스토리가 드라마틱하다. 사진을 보는 프랭크 게리의 건물들도 정말 멋있었다.


유현준 교수의 <인문건축기행> 책 덕분에 실제 가보지도 않고 좋은 건축물 구경 잘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근사한 설명도 직접 가서 보고 느끼는 감동에 비할 바는 아닐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은 언젠가는 꼭 직접 보고 싶은 건축물 목록을 얻는 것에 만족하면서 정말 가까운 미래에 이 곳들 중 한 곳이라도 가볼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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