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도 유명인(셀럽)들이 출시하는 술이 많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모델로만 활동을 했다면 최근에는 투자는 물론 본인의 이름을 걸고 술 제조 전반에 직접 관여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유명이들이 술을 출시해 왔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단순히 '술이 좋아서'인 경우도 있겠고, 음악이나 영화 외에 맛과 스타일로 자신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반영된 결과인 경우도 있다. 인기와 팬덤(팔로워)을 활용해서 적은 마케팅 비용으로 큰 돈을 벌기 위해서인 경우도 많을 것이다(가장 큰 이유 아닐까). 한편, 술은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아이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브랜드 확장과 라이프스타일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인 경우도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주류 비즈니스는 수익, 이미지, 네트워크를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전략적 사업이기 때문이다. 유명인이 출시한 위스키를 몇 개 소개한다.
1. 데이비드 베컴 – 헤이그 클럽(Haig Club)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David Beckham, 1975∼)’은 2014년 세계 최대 주류 회사 디아지오와 함께 그레인 위스키 ‘헤이그 클럽Haig Club’을 출시했다. ‘헤이그 클럽’은 옥수수, 호밀 등 다양한 곡물을 사용해 만든 그레인 위스키인데, 그레인 위스키는 100% 보리로 만든 몰트위스키에 비해 순하고 부드러우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스코틀랜드의 가장 오래된 그레인 위스키 증류소이자 딤플, 조니워커(Johnnie Walker)의 그레인 위스키 원액을 공급하는 헤이그(Haig) 가문에서 개발한 상품으로 데이비드 베컴이 브랜드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개발 전 과정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스테판 커리 – 젠틀맨스 컷(Gentleman's Cut)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Golden State Warriors)’ 소속의 NBA(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 미국 프로 농구 협회) 스타 가드인 ‘스테판 커리(Stephen Curry, 1988∼)’가 켄터키 버번위스키 젠틀맨스 컷(Gentleman's Cut)을 출시했다. 젠틀맨스 컷은 스테판 커리가 미국 나파 밸리의 아뮤즈 부쉐 와이너리(Amuse Bouche Winery)와 협업해 2015년부터 위스키 원액을 다양한 배럴에서 숙성시켜 완성한 버번위스키인데, 스테판 커리가 위스키 제조, 블렌딩, 숙성, 패키징 등 모든 단계에 참여했다고 한다. 나라셀라가 수입해서 판매한다.
3. 드레이크 - 버지니아 블랙 위스키(Virginia Black Whisky)
가수 드레이크(Drake, 1986∼)는 2016년 ‘버지니아 블랙 위스키(Virginia Black Whisky)’를 출시했다. 이 위스키는 드레이크와 스피릿 생산자 브렌트 호킹(Brent Hocking)이 협업해 만든 아메리칸 버번위스키로 라이 함량이 높은 버번이다.
4. 코너 맥그리거 - 프로퍼 넘버 트웰브(Proper No. Twelve)
종합격투기(UFC) 스타 ‘코너 맥그리거(Conor McGregor, 1988∼)’는 2018년 에이어 본 스피리츠(Eire Born Spirits)와 합작해서 만든 아이리시 위스키 ‘프로퍼 넘버 트웰브(Proper No. Twelve)’를 출시했다. 브랜드 이름은 그의 고향인 아일랜드 더블린 12구역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2021년 5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10대 최고 수입 스포츠 선수’ 자료에 따르면 맥그리거는 ‘프로퍼 넘버 트웰브’의 지분을 1억 5,000만 달러에 매각하는 등의 수입으로 1년간(2020년 5월 1일부터 2021년 5월 1일까지) 총 1억 8,000만 달러의 수입을 기록하며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와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제치고 이 부문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5. 폴 웨슬리, 이안 서머홀더 - 브라더스 본드 버번위스키(Brother’s Bond Bourbon Whiskey)
미국 드라마 뱀파이어 다이어리(the Vampire Diaries)의 두 주인공인 영화배우 폴 웨슬리(Paul Wesley, 1982∼)와 이안 소머헐더(Ian Somerhalder, 1978∼)는 2021년 5월 ‘브라더스 본드 버번위스키(Brother’s Bond Bourbon Whiskey)‘를 출시했다. 폴과 이안은 촬영하는 동안 스크린 안팎에서 버번위스키를 함께 마시면서 뛰어난 위스키 회사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세웠다고 한다.
6. 밥 딜런 - 헤븐스 도어 더블 배럴(Heaven’s Door Double Barrel)
가수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Bob Dylan, 1941∼)’은 2022년 블렌디드 위스키 ‘헤븐스 도어 더블 배럴(Heaven’s Door Double Barrel)‘을 출시했다. 자신의 1973년 히트곡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ckin on Heaven’s Door)’ 제목에서 이름을 따왔고, 직접 그린 아트워크 ‘아이언게이트Iron Gate’를 보틀 앞면에 새겨 넣었다.
7. 비욘세 - 서데이비스’(SirDavis)
가수 ‘비욘세(Beyonce, 1981∼)’가 2024년 9월 4일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자회사 모엣 헤네시(Moët Hennessy)와 협력하여 그의 증조부 이름 데이비스 호그(Davis Hogue) 을 딴 아메리칸 위스키 ‘서데이비스’(SirDavis)를 출시했다. 비욘세의 고향인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만드는 서데이비스는 모엣 헤네시가 미국에서 개발한 첫 번째 증류주이다. 호밀 51%, 맥아 49%로 구성되고,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되며 병에는 청동으로 만든 말이 새겨져 있다.
8. 박성웅 - 버지니아 C&C
우리나라에서는 배우 박성웅이 2023년 싱글 몰트위스키 ‘버지니아 C&C’를 내놨다. 평소 싱글몰트에 대한 사랑을 표현해 왔던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주류 출시를 위해 직접 테이스팅을 거쳐 제품을 론칭했다고 한다. 박성웅은 아메리칸 위스키 가운데 유일하게 국제기준 싱글 몰트위스키를 생산하는 버지니아 증류소 위스키에 직접 투자를 하고 직접 앰버서더와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버지니아 증류소는 카발란 위스키를 만든 ‘짐 스완(Jim Swan, 1941∼2017)’ 박사가 미국에 지은 단 하나의 증류소이다.
9. 신동엽 – 블랙서클 위스키
방송인 신동엽은 2025년 2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협업하여 블렌디드 위스키 ‘블랙서클 위스키’를 출시했다. 이 위스키는 출시 일주일 만에 초도 물량 12만 이 모두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 신동엽이 직접 위스키 원액 시음, 패키지 디자인 등 제품 기획 및 개발의 모든 단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랙서클 위스키는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 및 하이랜드 지역에서 생산된 몰트위스키와 그레인위스키를 블렌딩하여 만들었으며, 19,0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여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