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무시하는 사람은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

내가 나의 가치를 결정해야 한다.

지금은 누가 뭐라 해도 대한민국 독보적인 국민 mc의 자리를 10년 이상 유지하고 있으며 유느님이라고도 불리는 유재석 님의 몇 년 전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그는 대학개그제 수상으로 화려한 데뷔 후, 힘든 무명시절, 무대 울렁증을 극복하며 좌절과 성찰의 시간, 노력으로 현재까지 사랑과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웃음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는데 초반에 너무 깨지고, 초라해지며 자존심도 무너졌다. 완전히 밑바닥까지 내려가면서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뭐가 문제일까? 내가 뭘 착각하고 살았던 것일까? 나 자신에게 끝없이 질문을 했다. 정말 많이 울었고, 많이 반성했다.----팀이야 이기든 말든 일단 내가 튀어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상대방이 웃기면 리액션을 해줘야 하는데, 내가 웃으면 저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편협한 생각에 일절 반응하지 않았다. 내 머릿속에는 오로지 주인공뿐이었다”

-유재석 님 2013 인터뷰 중에서-



어릴 적부터 웃기다는 소리를 듣고 살았고, 자신이 가장 웃기는 사람이라 생각하여 대회에서도 큰 상을 탈것이란 예상에, 장려상이 못마땅하여 귀를 팠다는 그였다. 그의 건방진 태도에 선배들에게 깨지고 작은 역할들마저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심지어 관객들 앞에서 잘려나가는 무시를 당했고, 잘 나기는 동기들에 비해 자신의 모습이 점점 초라해지고 자존심이 무너졌다고 했다. 자신은 주인공이 되고 싶었고, 자신을 몰라주는 PD나 남 탓을 많이 했다고 한다. 하지만 선배의 이야기에서 자신의 잘못된 점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왜 서세원 선배가 바닥을 구루며 웃는지 아는지 물었고, 서세원 씨가 그렇게 웃어야 이야기하는 사람도 신이 나서 이야기하게 되고, 방청객이나 시청자도 더 재미있게 본다는 이야기에 자신의 잘못됨을 깨달았다고 했다.




내 안의 열등감이 한없이 올라올 때 나를 힘들게 한다. 공부를 못해서 선생님께 무시당했던 기억, 부모님이 공부 잘하는 형제와 비교해서 나를 차별하고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이 들었던 기억, 작고 못생겼다고 이성에게서 무시당했던 기억 등 내 안에서 과거에 힘들었던 기억들이 회오리친다. 남이 나를 무시할 때 화가 안 나는 사람도 있을까?


2016년 5월 서울 강남역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있었다.

당시 범인인 김 씨는 “평소 여자들에게 무시를 많이 당해 왔는데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진술했다. 특히, 최근에 많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묻지 마 범죄의 원인에 대하여 전문가들은 사회가 개인을 압박하는 스트레스의 증가, 가족 시스템의 붕괴, 경쟁과 개인주의 심화 등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개인의 스트레스로 이어져, 불만족스러운 현실 세계에 대한 분노나 폭력으로 표출되는 것이라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여 분노나 폭력으로 표출하지는 않는다.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다양한 사례를 만나게 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사람과 함께 하며 행복하기도 하고 성장하기도 하지만, 사람으로 인해 힘든 경우도 너무도 많다.

어떤 경우 가장 속상하고 기분이 나빴는지 질문을 해 보면 많은 경우 <누군가가 나를 무시한다고 느꼈을 때>혹은 <무시당했을 때>라는 대답을 많이 듣게 되었다.


무시(無視)하다는 말은 국어사전에서

1. 사물의 존재 의의나 가치를 알아주지 아니하다

2. 사람을 깔보거나 업신여기다

의 뜻이 있다.

업신여기다라는 말은 교만한 마음에서 남을 낮추어 보거나 하찮게 여기다라는 뜻을 풀이되어 있다. 업신여기다의 어원을 살펴보면 ‘없이 +여기다' 즉, 없는 것처럼 여기다, 없는 것처럼 생각하다 라는 뜻에서 파생이 되었다고 한다. 업수이여기다도 거의 비슷한 말이다.




즉, 무시한다는 것은 사람을 낮추어 보거나 혹은 없는 것처럼 여긴다는 말이 된다. 엄연히 <존재하는 나>라는 사람에 대하여 누군가가 낮게 보거나, 깎아내리거나 혹은 없는 사람으로 여긴다는 것은 존재의 부정을 의미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큰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 예전에 어떤 내담자분은 상대가 나를 무시했다는 생각에 분이 안 풀려 화병이 나고 어떻게 복수를 해야 하나 생각으로 잠을 못 자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한 적도 있다.


길을 가다가 서로 발이 걸려서 넘어지면 '그럴 수도 있지, 조심해야지'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내 어깨를 툭 치고 가며 사과 한마디 없을 때, 우리 안에서는 더 큰 분노가 올라오게 된다. 왜냐하면 그가 나를 무시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존감이 높은 사람과 자존심만 높은 사람의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내가 누군가를 보고 인사를 한다. 그런데 그 사람이 그걸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저 사람이 오늘 되게 바쁜가 보네, 지금 나를 못 보고 지나가네~."

하고 지금 현재 상황을 보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런데 자존심만 높은 사람은

"지가 뭔데 내 인사를 지나쳐? 지금 나 무시하는 거야?"


앞뒤 상황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고 싶은 대로 믿어버리고 화가 난다. 앞뒤 상황을 알아본 후에 화를 내도 늦지 않는데도 말이다.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생각하고 믿는 것이 지나치면 생각이 아닌 망상이 될 수도 있는데, 자존심만 높은 사람은 한 번의 생각으로 망상을 하며 성격의 왜곡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저 인간은 늘 나를 무시했어....




유재석 씨의 경우 자존심이 무너졌을 때,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고, 실력을 쌓으며 자존심을 지키며 자존감 높은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 지금의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강남역 범죄자의 경우 여자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피해망상으로 자신의 열등감을 폭발하여 인생까지 망치게 되었다. 내담자의 경우 자존심이 상해 잠도 못 자며 자신의 건강까지 망치며 상대를 미워하고 힘들어하였다.


누군가가 나를 무시한다는 감정이 느껴질 때 나를 한 번 돌아본다.

“나는 나를 존중하고 있는가?”

내가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크면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다. 남이 나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의 가치를 결정해야 한다. 나를 무시하는 사람은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 그런 무시 따위, 내가 털어낼 수 있도록 나에게 질문하며, 실력으로 내 자존감을 키워야 한다.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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