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케이블 티브이에서 <렛미인>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된 적이 있었다.오디션을 통해 지원자들에게 성형수술을 해주고 자존감을 향상해준다는 목적의 프로그램이다. 그 프로그램을 직접 보기 전에는 방송국에서 성형수술 대상자를 공개모집해서 신청을 받고, 사회적으로도 너무 성형을 조장하는 프로그램이 아닌가 하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보게 된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사연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
<렛미인 시즌3> 출연한 뉴욕에서 온 지원자는. ‘얼굴의 절반을 차지하는 긴 턱’으로 자막에 표현이 되었고, 부정교합까지 있어서 말투도 어눌했다. 또한 오목가슴까지 있어서 절망을 안고 사는 뉴요커라고 지원자를 소개했다. 학창 시절부터 마귀할멈으로 전교생 놀림감이 되었고, 지원자는 자신의 턱을 부숴버리고 싶었다고 한다. 얼굴로 인한 심리적인 위축감뿐만 아니라 오목가슴으로 건강의 위험까지 있는 지원자는 양악수술, 오목가슴 교정 수술 및 얼굴 성형수술, 체력관리까지 하며 몇 달을 뼈를 깎는 고통을 참아냈다.
지원자의 과거 이야기를 듣고, 수술 과정, 회복 과정을 지켜보는 나도 지원자가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보다 새로 태어나게 될 그녀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아닌 미국에서, 이민자로 사는 것도 서러웠을 텐데 못생긴 얼굴과 체형으로 늘 주눅 들어 살았고, 합격한 아이비리그도 등록금 때문에 포기한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변신에 성공한 그녀의 모습은 누구보다 아름다워졌고, 당당한 포즈를 취했으며, 웃는 모습에서도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우리는 외모가 전부가 아니라고 말은 하지만, 외모로 인해 너무 큰 고통을 받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많다. 외모를 달리하여 관상이 바뀌고 인생이 바뀌는 경우를 <렛미인> 프로그램을 통해서 우리는 대리만족을 하고, 지원자들도 자신의 오랜 콤플렉스를 해결하여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신감이 커지는 모습을 보았다. 티브이 프로그램이 아니라어도 주변 지인들을 통해서도 성형수술 후 자신감이 커지는 경우를 종종 경험했다
얼굴 모습뿐만 아니라 패션을 달리하는 것도 마음의 변화를 만든다.
스웨덴의 심리학자가 실험을 했는데 같은 사람의 얼굴을 3장을 보여주고 남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얼굴을 선택하게 했다. 첫 번째 사진은 참가자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옷을 입고, 두 번째는 집에서 입는 가장 편한 옷을, 세 번째는 사이즈가 맞지 않거나 엉망인 옷을 입게 한 후 표정, 화장, 헤어스타일을 같게 하고 얼굴만 촬영했다.
그 세장의 사진 중에서 어떤 사진이 가장 매력적인지 골라보라고 한 결과 남자들은 매력적인 옷을 입은 여성의 사진을 선택했다. 옷 부분은 보여주지 않았는데도 신기하게 얼굴만 보고도 매력적인 옷을 입은 여성을 선택한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매력적인 옷을 입고 찍은 사진에는 같은 표정, 화장, 헤어스타일일지라도 자신 있는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고 스웨덴의 료 무스 교수는 말한다.
그림출처 : istock
오랫동안 콘택트렌즈를 끼고 지냈던 나는 대학시절 늦잠을 자거나 바쁜 날에는 까만 뿔테 안경을 끼고 점퍼 같은 옷을 입고 학교에 갔다. 그런데 그런 날에는 어김없이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마주치곤 했다. 그런 차림의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친구들에게도 예민하게 굴곤 했다.
마음에 들게 단장하고 외출을 할 때의 나와 후줄근한 차림의 나는 같은 나이지만, 다른 마음이 만들어지곤 했다. 자신감이 아무리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것이라 할지라도 나는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는 않았다.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어떤 분은 정말 씻지도 않고 집에서 입던 잠옷 같은 옷을 입고 상담실로 오기도 한다. 너무 귀찮았지만 어쩔 수 없이 약속을 했기에 나오셨다고 했다. 나는 다음 상담 시에는 반드시 깨끗하게 씻고, 자신이 가진 가장 예쁜 옷을 입고 상담실에 오시라 말씀드렸다. 그런 날에는 그 내담자의 표정이 달라져 있다. 훨씬 환하고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오신다. 자신의 옷차림 하나에도 마음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나라는 사람은 마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외모라는 그릇에 담겨 있다. 사람들이 투시력이 있어서 내 외모 말고 마음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은 내 외모를 통해 나를 보게 된다. 외모란 단지 그 사람이 가지고 태어난 얼굴 모양, 키, 체형 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얼굴 모양보다 중요한 것이 얼굴의 표정이며, 키나 체형보다 중요한 것이 태도와 자세이다. 외모를 가꾸는 것은 나를 만드는 중요한 부분이며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성형수술도, 나에게 어울리는 패션을 추구하는 것도 더 당당해지는 나를 만들어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