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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꽃psy Dec 27. 2021

아이의 자가격리, 나의 격리 살이

배려가 필요한 때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게 2년째다.

하지만 뉴스에서나 일어나는 일이고 나는 마스크를 쓰고 주사를 맞으면 되는 줄 알았다. 3번쯤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결과에도 별 걱정을 하지 않았다. 나는 백신도 맞았고, 마스크도 잘 쓰고 다녔고, 손도 잘 씻었고, 조심한다고 노력했기에 결과 나오는 것에 걱정이 되지 않았다.


아이의 백신 예약을 앞두고 학교에서 급하게 연락이 왔다. 학년 전체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순간 더럭 겁이 났다. 내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연락에는 '검사받으면 되지'했지만 아이의 검사 연락은 마음이 달랐다.




다행 아이의 검사 결과는 음성이지만 반에 확진자가 나왔기에 밀접접촉자로 분류가 되나 보다. 일주일간 아이들은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고 한다. 아...... 수업은 온라인 수업으로 하는 것은 작년 내내 했기에 괜찮다. 하지만 자가격리라는 것은 처음이라 걱정이 앞선다.


한집에 있지만 우리는 서로 각자이다. 각자 자신의 방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한다. 나는 나대로하고 싶은 것을 하고, 아이들은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하고 있을 것이다. 잘 들리지도 않을 것이기에 잔소리도 최대한 하지 않기로 한다. 하지만 못내 수학 몇 문제를 풀으라 주문을 했으나 했는지는 모르겠다. 우리는 마주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대화도 메신저로만 하고 보고 싶은 아이의 얼굴을 셀카를 찍어 보내달라 사정했다. 그나마 작은 아이는 사진이라도 찍어 보내는데 사춘기 큰 아이는 엄마의 간절한 사정을 외면해 버린다. 그리고 나의 시집살이는 시작되었다. 물, 식사, 간식 아이의 부름에 대기하고 있다. 내가 오버하나 싶기는 하지만 자가격리 수칙을 지켜야하니 최대한 철저히 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라는 용어가 생겼고, 계속된 변이로 이 끝이 어디일까 출구를 찾고 있는 아직도 진행형인 코로나 시대, 우리 집에도 자가격리라는 사건이 생긴 것이다. 많아지는 확진자수에 무뎌지고 있는 요즘이었다. 그러나 내 이웃에 확진자가 생기고 나니 정신이 드는 기분이다.


그래, 무뎌졌다. 매일 뉴스에서는 나오는 몇천 명대의 확진자 수, 매일 오는 문자도 보는 둥 마는 둥 했다. 지인의 부모님이 걸려서 고생하셨다는 이야기와 후유증으로 계속 힘들어하신다는 이야기를 건너 듣기는 했지만 실제 가까이에 코로나에 걸렸다는 이를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내 아이의 반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학교와 동네 전체에 비상이 걸리고 나니 경각심이 들었다. 걱정이 된다. 누구인지 모르지만  반이 이의 친구들도 부모들도 얼마나 걱정되고 애간장이 탈까... 치료하는 동안은 또 얼마나 힘이 들까...


너도 나도 다 힘든 시기이다. 서로가 위로가 많이 필요한 때인 거 같다. 힘들기에 예민해지고, 누군가를 탓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올라오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의 잘못도 아니기에 걸리지 않은 사람은 말 그대로 걸리지 않았기에 운이 좀 더 좋았을 뿐이고, 우리는 운이 더 좋았기에 좀 더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새삼 건강한 가족과 무탈한 주변분들이어서 너무 감사한 밤이다.

출처: 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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