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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꽃psy Jan 20. 2022

목소리마저 떨렸던 면접을 보고...

합격을 기다리며...

엊그제 면접을 보고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목소리까지 떨려본 건 처음이다. 과거 같은 면접관에게 3번이나 탈락할 때도, 다섯 분의 근엄한 면접관으로부터 압박 면접을 받을 때도 목소리까지 떨지는 않았었다. 발표가 다음 주인데 기다리기까지 너무 길 느껴진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후딱 지나갔으면 좋겠다. 늘 시간 가는 게 아쉽고 아까웠는데 이번 일주일은 훅~!! 가면 좋겠다.


면접을 보고 나오며 우울감이 확 몰려왔다. 예상했던 질문이었음에도 막상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제대로 기억이 나질 않았다. 준비된 답변마저 생각처럼 말로 조리 있게 나오지 않았고 떨리는 목소리마저 원망스러웠다.  한편으로는 아직까지도 면접을 보고, 이런 유쾌하지 않은 긴장감을 느껴야 하는 현재 내 위치가 속상함으로 번졌다. 막상 일을 할 때는 좋아하는 일을 할 때의 행복과 뿌듯함이 있지만 이렇게 치러야 하는 통과의례가 너무 부담스럽고 두렵다.




어젯밤에는 저녁에 마신 커피 때문인지 내 안의 이런저런 걱정 때문인지 아무리 잠을 청하려 해도 잠이 오지 않았다. 새벽까지 이불을 뒤척이며 행여나 생길지도 모를 불합격에 대한 대비를 한답시고 여러 채의 기와집을 지었다가 부수기를 반복했다. 남편에게 이야기를 하니 그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 되면 놀면 되지~! 그런 걸 걱정해~?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나도 안다.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설사 불합격해도 세상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작년에 못했던 자격증 실습을 해서 자격증따면 되고, 매번 바쁘다고 우선순위에서 밀려 졸업도 못한 논문에 집중해서 논문도 쓰면 되고, 이참에 책을 진짜 많이 읽어 나도 식견을 좀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내가 엄청나게 많이 버는 것도 아니니  더 아껴 쓰며 지내면 된다.


그러나 난 내가 원하는 그곳에서 재미있게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집에서도 가깝고, 좋아하 일을 할 수 있고, 서류 작업도 많지 않고, 다른 분들과 유연하게 일정을 조율할 수도 있는 등 여러모로 내게는 매력적인 조건이다. 그래서 꼬오오옥 합격하고 싶은 마음이기에 면접장에서 목소리마저 떨림으로 표현이 되었나 보다.


합격을 너무나 원하지만 설령 안될지라도 다른 문을 열고 가면 된다. 또 다른 도전의 씨앗을 만들 기회를 만들면 된다. 그렇게 나 자신에게 걱정해도 해결되지 않을 쓸데없는 걱정으로 몸의 컨디션까지 어지럽게 하지 말라고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고, 오늘 밤에는 편안히 잠을  자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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