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대학을 가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 내 성적으로 원하는 대학에 가는 건 어려운 일이었고, 재수를 한다는 건 우리 집 형편으로도 내 성향상으로도 상상도 하지 못했고, 결정적으로 공부를 해도 원하는 대학에 갈 자신이 없었다.
대학 졸업 후 그토록 바라던 첫 직장이 서울이었으나, 서울에서 채 1년을 지내지 못했다. 서울은 동경의 장소이지만, 나에게 삶의 터전은 아니었나 보다. 나는 다시 경기도로 대전으로 갔다가 내가 살던 청주로 회귀했다. 그리고 이곳에 안착했다.
서울에 오는 건 거의 특별 연중행사이다.
그 연중행사 중에 하루가 오늘이었다. 며칠 전부터 긴장과 설렘, 두려움, 걱정으로 준비를 했다. 유튜브 채널 안녕 사이시옷과의 인터뷰.
브런치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복지사 김보영 작가님의 인터뷰 경험담을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2022년 1월 1일 새해 첫날, 내게 사이시옷 대표님의 메일이 와 있었다. 인터뷰 제안에 관한 메일이.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다니? 너무 떨리고 기분 좋고 걱정이 되었다. 내가 과연 인터뷰를 할 자격이 될까, 잘할 수 있을까.
대표님과 통화를 하고 메일을 주고받으며 인터뷰를 위한 자료를 준비했다. 나름대로 책을 찾아보고, 서치를 하고 논문을 찾아 정확한 자료인지 체크도 하며, 그러면서도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계속 걱정스러웠다.
아침 일찍 일어나 인터뷰 정리한 것을 다시 읽어보고 준비를 했다. 하필이면 요 며칠 얼굴에 뾰루지가 올라와 신경이 쓰였지만, 오랜만에 화장도 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버스를 타고 서울로 갔다.
예정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을 예상으로 버스를 탔지만 너무 오랜만에 지하철을 탔나 보다. 내리는 역을 잘못 알아들어 지하철에서 좀 헤매다가 도착하니 대표님이 먼저 도착해 계셨다. 인사를 나누고 장비를 세팅하며 간단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스튜디오도 처음이고, 많은 조명 앞에 서 본 적도 없었기에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인터뷰를 진행해 보신 대표님의 배려 덕분에 천천히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고, 어느새 이야기가 마무리되었다. 카메라에 어찌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 대표님께서 좋은 모습으로 잘 편집해 주시길 바랄 뿐이다.
일곱 살에 처음으로 며칠간 서울 큰 집에 놀러 오는 것도 너무나 설레는 일이었는데, 마흔이 훌쩍 넘은 지금도 서울에 오는 건 여전히 설레고 기분 좋은 일이다. 오늘 같은 행복하고 감사한 일로 오게 되니 더 기분이 좋았다. 어쩔 수 없이 난 촌뜨기인가 보다. 그리고 여전히 서울은 내게 동경의 도시이다. 또 다녀올 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