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아홉 살이 많은 큰 언니는 30대 중반부터 흰머리가 났다. 잠깐 서울에서 회사를 다닐 때 언니 집에서 살며 난 종종 언니의 새치머리를 뽑아주곤 했다. 네 살이 많은 둘째 언니는 오십을 바라보고 있지만 아직도 흰머리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최근 들어서 흰머리카락이 가끔 보이고 앞이마 오른쪽에는 특히 많아져 그걸 다 뽑아내면 큰일이 난다. 같은 엄마 뱃속에서 나온 세 딸의 삶이 다른 것처럼 흰 머리카락이 나는 것도 다르다.
큰언니는 걱정도 많고 잔소리가 많은 타입이다. 그래서일까? 흰머리가 평균 나이보다 일찍 나왔다. 둘째 언니는 할 말은 하지만 긍정적이고 낙관적이며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타입이다. 그래서일까? 아직 흰머리가 없다. 하지만 유전적 요인인지 머리숱이 많지는 않다. 그리고 나, 밝고긍정적으로 지내려고 노력하지만 태생이 소심하고 걱정이 많은 타입이다. 염색과 파마를 중단한 지 2년이 넘었고, 커트만 하러 가는 단골 미용실 원장님은 아직 새치염색은 안 해도 된다고 하시며 쪽가위로 잘라주신다.
흰머리가 나는 이유는 노화, 스트레스, 잘못된 생활습관, 유전적 요인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중년의 나이이니 만큼 노화가 주된 이유이겠지만, 스트레스나 잘못된 생활습관도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을 것이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두피 부분이 긴장되고, 혈관을 압축시켜 멜라닌 색소가 부족하게 되어 새치가 나기도 한다. 또한 불규칙한 식습관, 영양부족, 수면 부족 등 생활 습관도 흰머리가 나는 것을 더 재촉한다.
얼마 전, 어떤 여자 연예인의 경우 급격한 스트레스로 인해 백발이 된 모습을 보았다. 그분이 가진 밝고 화려하며 당당한 모습을 좋아했는데 1-2년 사이 달라진 모습에 많이 안타까웠다. 어떤 프로그램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배우 박보검의 경우 풍성한 머리카락 관리를 위해 한 해 동안 먹는 검은콩의 양이 엄청나다고 했다. 얼마 전 만난 친구는 무리한 다이어트 이후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빠져서 다이어트를 하며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한 것이 너무 후회된다고 했다. 날씬해진 몸매를 얻었지만 전에 비해 한 줌도 안 되는 머리카락만 남았다며 잃는 게 너무 컸던 다이어트였다고 했다.
출처: 핀터레스트
흰머리가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 하나의 멋진 스타일이 되는 분도 있지만 난 아직은 흰머리카락과 친해지고 싶지는 않다. 흰머리가 못 나오게 할 수는 없겠지만 흰머리카락이 나는 속도를 늦추기 위한 노력을 하면 조금 천천히 나오지 않을까?
새치 나 흰머리를 없애기 위해서는 두피의 혈액순환이 중요하다고 한다. 머리색을 결정하는 것이 멜라닌 색소인데, 이 색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각 세포에 영양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도록 두피의 혈액순환이 잘 되어야 한다. 두피까지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해 반신욕이나 종아리 마사지를 해주어서 상반신과 하반신의 순환을 해주고, 두피 마사지를 자주 해 주는 것도 좋다. 영양이 풍부하고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채소, 미네랄이 많은 해조류나 콩과 멸치, 조개, 굴, 낙지, 견과류, 계란 등 단백질 위주의 식단에 신경 쓰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충분한 수면은 건강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세포의 재생을 돕고, 특히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가 세포의 재생과 성장이 제일 활발한 시간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시간에 잠을 자 본 적이 언제 적인지 기억이 거의 없으니 노화가 더 빨리 일어나고 있는 걸까? 그리고 가장 위험한 것 중 하나인 스트레스도 흰머리의 큰 원인이 되기 때문에 잘 조절해야 한다.
유전적 유인은 어쩔 수 없으나 노력과 생활습관의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흰머리카락 나는 것을 줄이거나 늦출 수 있다.
나이가 드는 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젊고 어릴 때야 그 자체만으로도 싱그럽고 빛이 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기 관리를 하며 멋진 모습을 만들어 가는 것은 선택하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나타난다. 더 멋진 중년이 되기 위해서는 내면을 채우는 것만큼, 보이는 외면을 가꾸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도 신경 쓰고 실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