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money)에, 독하게 사는 게 어렵다

늘 찰방거리는 통장을 꿈꾼다

by 마음꽃psy

돈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언제부터인가 통장에 잔고가 찰방거리는 생활을 해 보는 게 꿈이란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 꿈을 조만간 이루는 게 또 꿈인 아이러니.

분명히 남편도, 나도 일을 한다. 남편은 많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수입이고, 나는 많지도 않은데 안정적이지도 않다. 분명 여러 가지 일을 하는데도 늘 한 달을 근근이 버티며 살고 있다.

이건 얼마일까? 사진출처(핀터레스트)

뒤늦게 시작한 박사 공부를 한답시고 학자금을 빌려 공부했지만 몇 년째 수료한 채로 제자리걸음이고, 매달 원금 이자는 나가고 있다. 그나마 열심히 갚아가고 있어서 이제 학자금 대출은 몇백만 원만(?) 남아 있다.

이사를 하며, 순식간에 생긴 억대 대출금은 순간순간 놀라곤 한다. 금대로라면 평생 갚아야 가능할 것 같다.

두 아이들에게 학습지도 시키지 않고, 고학년이면 대부분 가는 영어나 수학학원도 보내지 않는다. 그러나 두 아이가 미술학원과 독서통합센터를 다니니 매달 그 교육비도 나에겐 무시하지 못한다.


낭비나 사치하고 살지 않았다.

친구들, 주변 사람들 하나씩 가지고 있는 명품 가방도 나는 없다. 게 갖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내 살림 형편에

몇 백이나 되는 가방 하나 갖는 게 의미도 없고, 그것이 나를 돋보이게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내가 만일 살림 형편이 더 나아지고 수입이 훨씬 늘어나서 몇백짜리 가방 하나 사는 게 일도 아닌 상황이라면 말이 달라지겠지만.


그러나 독하게 아끼며 살지도 않았다.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사 먹었고, 좋아하는 하이힐이나 원피스가 갖고 싶으면 좀 망설이는 척하다가 '망설임은 배송만 늦출 뿐'이라는 명카피를 생각했다. 행여 품절이 되지나 않을까 쓸데(?) 없는 걱정 하며 내 것으로 만들었다. 아이들이 필요할 것 같은 물건들을 사주며, 가끔은 놀러도 다녔다.


가끔 집안 대소사를 챙기고, 날아오는 세금 고지서를 꼬박꼬박 이체하고, 가족들의 보험을 챙기고, 이런저런 생활비를 쓰고 나면 그냥 똑 떨어진다. 대부분 카드를 쓰니 통장에서 카드값, 보험료, 대출 관련 이자들이 나가고 나면 내 통장엔 숫자의 흔적만 남는다.


돈을 벌고 싶은 욕심은 있기에 경제 관련 에세이도 사보고, 투자 관련 책도 사보고, 얼마 전부턴 있던 약간의 돈을 끌어모아 주식도 해보기 시작했다. 관심은 많지만 돈을 모으거나, 벌거나 하는 방법들이 내겐 너무나 어렵다. 요즘 많이 하는 이야기들이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들 하는데 외국어를 듣는 것처럼 낯설다.


요즘 돈을 알고 싶고, 많이 벌고 싶다 생각을 한다.

돈에 대하여 난 너무 모르고 살았다. 요즘 시대는 그냥 열심히 일한다고 돈을 버는 시대가 아니라고들 한다. 나 같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 수백억 자산가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금보다 쪼~금만 더 여유롭고, 돈으로 인한 걱정이 사라지기를 랄 뿐이다.


물려받을 유산도 없고, 월급쟁이 남편에, 어정쩡한 돈벌이를 하고 있는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건 돈에 독하게! 새고 있는 생활비를 현명하게 찾아내고 줄이며, 어쩌면 쓸데없이 쓰고 있는 작은 소비들을 멈추는 연습을 해야 한다. 어쩌면 그것만 실천해도 이십여만원 정도는 아끼는 것이 될 성싶다.


그렇게 조금 독한 척, 아끼고, 계산하고, 멈추면, 늘 찰방거리는 통장의 느낌을 알 수 있을까? 돈에 독하게 사는 게 습관이 되지 않아서 어렵다. 하지만 난 오늘, 오랫동안 눈여겨보았던 원피스를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사지 않았다. 늘은 비겁한 변명 대신 기특한 칭찬을 해 주고 싶다.

앞으로 조금만 돈에 대해, 독하게 살아볼까...?

그러면 돈이 무거운 마음이 아닌, 웃음나는 미래가 만들어질까...?

생각만으로 신나는 돈나무: 그림출처(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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