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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꽃psy Mar 01. 2022

가끔은, 그들의 뇌가 궁금하다

내가 사는 지역은 대통령 선거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있다. 내가 사는 지역에 몇 번째 국회의원인지 모를 인물이 또 나와버렸다. 지난 선거에서 더 이상 볼 일이 없기를 바랐건만, 현수막 커다란 이름에 헛웃음이 났다.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가 되었었다. 아.... 근데 또 저 당에서 저 사람이 나올 줄... 은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을 했다. 지난 선거를 끝으로 안 보고 싶었는데.... 정치하는 사람의 뇌는 보통 사람과 다른가보다. 가끔 그 뻔뻔함과 당당함에 놀라곤 한다. 이 의미는 긍정적 해석과 부정적 해석이 공존한다.


대학교 1학년, 교양 수업에서 인간과 노동에 관한 수업을 재미있게 들은 적이 있다. 선배에게 들으니 그 법대 교수는 여러 번 선거에 나갔다가 떨어졌던 분이라 했다. 수업도 재미있었고, 학점도 잘 받았기에 그 교수님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호감도도 생겼다. 게다가 내가 지지하던 정당에서 국회의원을 나온다고 하니 투표권이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나의 투표권이 없는 지역이었기에 나의 한 표를 행사할 수 없음이 안타까웠다. 교수님은  선거기간이면 큰 사거리에서 앞뒤로 기호 0번 000을 메시고 열심히 인사를 하셨다. 하지만 그분은 당선되지 못했다.


그 후에도 여전히 나의 지역구는 아니지만 선거철마다 뉴스를 통해 그분을 보았다. 그분은 소위 정치 철새가 되었다. 무소속을 포함하여 당이란 당은 다 옮겨 다녔지만 매번 아슬아슬 미끄러졌다. 내가 본 것만 이십 년이다. 지난 총선에서 빨간 당 옷을 입고 거의 당선 직전이었다. 지역 뉴스에서는 당선 유력자들을 인터뷰하고 있었고, 거의 개표가 마칠 때쯤 그분도 드디어 배지를 다는가 싶었다. 난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이 분의 당선은 거의 인간승리처럼 느껴졌다. 아.... 포기하지 않으면 어떻게든 되는구나. 칠전팔기란 이럴 때 쓰는 말이구나. 여러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사전투표함을 여는 순간 전세가 역전되었고, 그분은 또 낙마했다. 지지정당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아는 분이었기에 인간적인 면에서 나도 모르게 안쓰러운 감정이 올라왔다. 옆에 있던 남편에게 이야했다.

"여보, 저 교수님 또 낙선이네. 어뜩하냐. 돈은 많은가? 매번 저 선거를 어찌 치르셨대?"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정치인 걱정일세. 도당 위원장이라 돈도 많아. 당신이 걱정할 필요~~~ 가 전혀 없어."

이 말을 듣고 나를 돌아보았다. 띵~ 하며 내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지지자들의 어떤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내가 뭐라고 저 낙선한 후보의 경제력을 걱정한단 말인가? 나보다 수십 배, 어쩜 수백 배 자산가일 텐데.....오지랖이다.


요즘 뉴스를 보며 대선 후보들 뿐만 아니라 주변 참모들도 같이 보게 된다. 까면 깔수록 새롭고, 저들의 뻔뻔함의 원천은 어디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정치라는 물속에 들어가면 저렇게 변하는 걸까, 아니면 저런 색을 가졌기에 저 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일까... 그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이해할 수가 없는 영역일까.

21세기 우주를 가네 어쩌네, 인공지능 시대라고 하는데 어떤 대선 후보는 아직도 몇십 년 전 시대에 머물러 있다. 그러고도 너무 자신만만하고 혼자 흐뭇하게 웃으며 유세 현장을 다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왜 그들의 참모들은 함께 정책에 대해 공부하지 않는 것일까? 원초적인 궁금증이 올라온다. 가끔은, 그들의 뇌 속이 정말 궁금해진다

그들의 뇌 구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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