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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꽃psy Apr 22. 2022

담배 피워 봤어요?

나는 담배를 전공으로 했다

그럼..... 담배 피워 봤어요?


대학시절 소개팅이나 미팅에 나가면 상대방은 내게 묻는다. 담배작물과 인삼 작물만을 특화해 전공으로 하던 학과. 지금은 과 이름이 바뀌었다고 들었다. 내가 학교를 다닐 적에는 연초 학과였다. 연초 학과에 다닌다고 하면 상대 남자는 꼭 묻는다. 연초라는 단어를 아는 사람도 있고 의외로 모르는 사람도 많다. 연초가 담배풀이라 알려주면 다시 묻는다. 담배 피우냐고, 혹은 담배 피워봤냐고. 그 과 사람들은 담배를 다들 좋아하냐고...


연초(煙草)는 담배의 이명으로, 직역하면 '태우는 풀'이라는 뜻이다.

과거에는 일반적인 종이 담배인 궐련(卷煙)과 구분하여 곰방대나 파이프에 넣어 피우는 잎담배를 연초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후 군대에서 담배 자체를 연초라고 부르면서 이 용례가 널리 퍼졌다. 2009년 군 보급 담배가 중지된 이후로 연초란 말이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나 일부 제대한 군필자들만 사용하는 단어가 된 적이 있었으나, 전자담배가 대중화되면서 궐련을 전자담배와 구분하기 위해서 연초로 부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나무 위키 중에서-


이런 질문들이 피곤했다. 연초 학과는 학문적으로 담배와 인삼이라는 농작물에 대해 배우는 이며 재배를 위한 토양부터 재배, 제조, 가공, 유통 등을 배우는 곳이지 담배를 피우는 학과가 아니다. 보통 다른 사람들처럼 담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피우지 않는 사람도 있다.

담배작물

대학시절, 나는 선배들과 담배를 피워보았다. 하지만 독한 연기를 차마 삼킬 수가 없었다. 입에서 두어 번 뻐끔뻐끔하다가 말았다. 담배에 대해 공부하니 담배를 피우고 싶지 않았으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에 대한 거부도 없었다. 그냥 자신의 호불호라 생각했다. 영화나 드라마의 잘생긴 남자 주인공이 멋진 포즈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나 혹은 꾀죄죄하고 불쌍한 모습으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면 저 담배는 어디 회사 거일까? 그 생각이 떠오르곤 했다.


담배에 몇천 가지 발암물질이 첨가되어서 건강에 해롭네 어쩌네 하는 논문도 많고 연구도 많다. 건강 유해물질의 대명사격으로 담배와 술을 이야기한다. 나는 담배보다 술이 더 해악 하다고 생각하지만, 담배나 술을 한다고 하여 그 사람의 건강이나 목숨에 직결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50년 넘게 담배를 피우고 술을 좋아했던 우리 아빠는 70이 훌쩍 넘으신 지금도 약도 드시지 않고 건강하 것을 봐와서 일까.

그래도 담배는 해롭다

담배에 거부감도 호감도 없었지만 연애(혹은 썸)를 하던 시절, 나는 상대 남자에게 금연을 종용하곤 했다. 그건 상대의 건강을 걱정해서도 아니고 냄새에 대한 불호 때문도 아니었다. 그저 내 말을 잘 듣는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어린 날의 이상한 고집이었다. 내 앞에서는 담배를 끊었다고 하고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을 목격할 때에는 그날로 끝을 보았다.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핑계를 앞세워.


현 남편과도 담배로 인해 대판 싸우고 잠깐 이별을 했던 적이 있다. 한 번의 큰 이별은 우리 집에서 연애하는 것을 반대해서 울면서 이별을 택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두 번째 잠깐의 이별은 분명히 금연을 약속했고, 내 앞에서는 금연한 척 연기하고, 내가 없을 때는 담배를 계속 피우고 있었다. 몇 번 속아주는 척하다가 어느 날 감정이 폭발했다. 물론 담배가 원인은 아니었지만, 담배를 끊었다는 거짓말은 이별 핑계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적어도 내게는.


결과적으로는 그 남자와 결혼도 했고 벌써 십몇년을 살아오고 있다. 그리고 그 남자는 지금은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다. 담배로 인해 두어 번 잔소리를 했으나 이젠 담배로 이별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아이들이 어리던 몇 년 동안은 금연을 했던 것을 알고 있으나 언제부터인가 다시 담배를 피운다. 그냥 알지만 모른 척하기도 하고, 지나가는 가시 박힌 말을 쏘기도 했지만 이젠 연애 시절처럼 내 말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것이 함정이다.



지금의 나는 가끔 금연 상담과 금연 강의도 한다. 연초 전공이 금연 강의에 활용된다. 대학 전공지식을 이렇게 가끔 써먹을 때가 있으니 참 다행이다. 돌이켜보면 후회되고 보잘것없다고 여겼던 나의 다양한 이력이 지금의 나에게 거름이 되어준 거 같다. 그래서 생각한다. 어떤 경험이라도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젠가 그 경험이 내게 자양분이 되어 나를 키워줄지 모르는 것이라고. 누군가는 말했다.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라고. 추억도 경험도 내 인생에서는 소중한 한 페이지로 남는 것이니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겠다. 추억이 될지 경험이 될지 모르지만 오늘도 나는 감사하다.


담배가 건강에 유해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애연가들이 담배를 피우는 이유도 있다. 그저 길바닥에 아무 데나 담배꽁초를 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엉뚱한 의식의 흐름으로 결론을 짓게 된다.


이미지 출처: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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