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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꽃psy May 09. 2022

마음이 복잡하면 일어나지 않을 사고도 일어난다.

마음이 평안하지 않고, 집중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아도 될 사건, 사고가 일어난다. 요즘의 내 상태가 내 상황을 반영하는 듯하다.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 해결해야 하는 일에 대한 책임감, 하기 싫은 일에 대한 불편감, 새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호기심, 꼭 해야 하지만 나의 무능력에 대한 속상함 등... 요즘 마음은 복잡 다난하다. 어지럽게 정리 안된 책상처럼 마음도 그렇다.


아들은 넘어져 팔이 골절되었고, 나의 실핏줄이 터져 빨간 토끼눈이 되어 금방이라도 레이저를 쏘아댈 거 같. 얼굴에는 또 뾰루지가 올라와 자꾸만 신경 쓰이게 만든다. 복잡한 나의 생각들이 몸을 빠져나오고 싶은가 보다. 역시 몸과 마음과 뇌는 다 연결되어 있다. 


친구들과 언니들과 늘 수다를 떨던 단톡방에서도 무슨 말이 오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거의 매일 보던 브런치 글들도 보이지 않았다. 독서모임 주제 책도 읽지 못했고, 필라테스 수업도 이 주일째 가지 못했다.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빼고는 여러 일상들이 정체되고 활기가 약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늘 하던 운전, 아무 생각하지 않아도 반사적으로 행해지던 일. 그 운전을 하며 딴생각을 하고 있었나 보다. 쓸데없는 걱정이거나 부질없이 올라오는 생각들이 정리가 되지 않고 있었다. 건물 입구를 들어서며 어딘가에 쿵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주차장에 들어가 차를 확인해보니 제대로 찢어지고 구겨졌다. 자동차를 타고 움직여야 하는 일이 많은데 한숨부터 났다. 보험처리를 해야 할까, 그냥 혼자 수리를 해야 할까? 보험처리를 하기로 했다.


자동차 정비업체에서 일하는 친구를 찾아가 차를 맡기고 간단한 견적을 물으니 내가 생각한 금액의 두배 이상의 꽤 큰 액수가 나왔다. 하루 이틀이면 될 줄 알았더니 며칠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차를 써야 할 일이 있기에 렌트 예약까지 하고 하니 오히려 한 가지 정리가 되었다.


팔이 골절된 아들은 무지한 엄마 덕에 그 아픈 걸 삼일을 참았다. 오늘에서야 병원에 가서 x-ray를 찍으니 골절이다.  의사 선생님은 그 아픈걸 어찌 참았냐고 하신다. 넘어져 아파하는 아들에게 괜찮다고, 엄살 부리지 말라고 한 게 너무 미안하기만 하다. 이 더운 날 한 달 이상을 깁스를 하고 지내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이렇게 뭔가 사건이 일어나고 나니 욕심 많은 내가 보였다. 일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은 , 마음만 급해 허우적대는 내 모습이 보였다. 어리석음은 이렇게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경제적으로 비용 발생을 만들고야 만다. 속이 쓰리고 아깝지만, 더 큰 사고가 아님에 감사함을 택하는 것이 낫다.  아들도 더 크게 다치지 않고 그만하길 다행이라 여겨야겠다. 나를 위한 긍정의 면을 선택한다. 차분히, 한발짝 멀어져서 바라봐야 할 시간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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