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후회는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한 나의 생각과 감정이다.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경험을 했을지라도 5명에게 물어보면 다 대답이 다를 수도 있다.
기억이라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나의 뇌에 남기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상태에 따라 상상하거나 왜곡하여 기록되는 경우가 많다.
그림: 핀터레스트
친구들과 만나 학창 시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같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선생님에 대하여 기억하는 에피소드가 모두 달랐다. 다들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을 하는 것이고, 그것이 사실이라 믿고 있었다. 친구들을 만나 과거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정말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 진짜인가? 아니면 내가 상상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
내가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사실도 내 마음의 허상이며, 왜곡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
기억은 뇌과학적으로 보자면 신경세포들의 연결이며, 신호의 생성, 저장, 복원이다. 기억이란 소통과 공감의 원천이 되기도 하지만 개인의 감정으로 왜곡된 기억이나 오류는 스스로에게 상처를 남긴 채 마음의 문을 닫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기억은 개개인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과정이다. 기억이 있기에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연결이 되는 것이고, 미래의 나를 만들어갈 수 있다. 기억은 과거에 대한 상상이고, 상상은 내가 할 수 있는 나의 자유로운 영역이지만,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야 한다.
그림: 핀터레스트
우리는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일로 힘들고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를 바꿀 수 있는 능력자는 없다. 현재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에게 어떤 것이 이로운 것이고 도움이 되는 것인가 선택하고 내 마음을 나에게 도움 되는 방향으로 바꾸어 먹는 것이다. 과거는 바꿀 수없지만 지금 내 마음은 바꾸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후회란 과거에 잘못한 일에 대하여 두고두고 생각하며 한탄하는 행위로 오직 인간만이 하는 감정이다. 다른 유인원이나 앵무새 같은 감수성과 지능이 높은 동물도 후회라는 감정을 느낀다는 연구가 보고 되기도 하였지만 현재로서는 그래도 후회는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그때 만약 이렇게 했더라면 달라졌을까?”
“그때 내가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수십 번 반복한다고 하여 달라지는 것은 없다. 성인이 되어서 학창 시절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후회하고, 돈이 없어진 후에야 저금을 좀 할 걸 하는 후회를 하고, 사랑한 사람을 떠나보낸 후에야 좀 더 많이 표현할 걸, 아이들이 다 큰 후에야 아이들과 좀 더 잘 놀아주고 좋은 시간을 보낼 걸 하는 후회로 자책을 해봤자 소용이 없다. 후회보다 지금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고, 지금이라도 해야 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다.
과거 해묵은 기억을 들추며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후회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후회로 더 나은 나를 만들지는 못한다.
‘그래, 그때는 그랬지만 다음에는 다른 선택을 해야지’라고 생각하며, 과거의 나를 그대로 인정하고, 앞으로의 나는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것이 현재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계속 과거를 만들고 있고, 모든 선택이 나를 완벽하게 만들 수 없다. 하지만 내 마음의 허상을 바라보고 올바른 선택을 위한 연습을 매일 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