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고구마 한층 더 맛있게! 다 먹기!!

진즉 이렇게 먹일걸 그랬다

by 마음꽃psy

얼마 전 올렸던 냉장고와 죄책감 글이 브런치 인기글에 오를 줄 몰랐고, 한편으론 많은 분들이 나와 같은 마음이구나 하는 것에 약간은 안도감도 있었던 것 같다.


즘 고구마가 제철이다. 농사를 지으시는 엄마가 딸내미 먹이려 고구마를 주셨다. 고구마를 싫어하지 않지만 희한하게 쪄 놓아도 잘 먹지 않는다. 나도, 남편도, 아이들도.

갑자기 아이들이 가끔 편의점에서 고구마 말랭이를 사 먹던 것이 생각났다. 몇 개 들어있지도 않은데 가격이 사악해서 사 줄 때마다 놀랐던 것이 떠올랐다.


가끔 어떤 고구마는 심지(섬유질)때문에 손이 안 가기도 하고, 어떤 종류는 퍽퍽해서, 또 어떤 고구마는 단맛이 약간 부족하기도 하다. 하지만 고구마 말랭이는 어떤 고구마로 만들어도 실패가 없다.


오호~그래!! 내가 만들어 먹여야지~~!!

우리 집엔 식품 건조기가 없다. 그래도 일단 작은 고구마 열댓 개를 깨끗하게 씻어 냄비에 물을 넣고 삶았다.

그리고 귀찮지만 과도로 껍질을 다 까고 세로로 0.5cm 정도로 잘랐다. 에어프라이에 돌려볼까 싶다가 일단 오븐에 돌려보기로 한다.

160도로 예열 후 10분 정도 돌렸는데 고구마가 별 변화가 없다. 맞다! 전자레인지는 돌리고 나면 약간 시간이 흐르고 수분이 금세 날아가는 게 생각났다.

전자레인지 모드로 맞추고, 8분을 돌리니 고구마가 꾸덕꾸덕하고, 훨씬 달고 젤리처럼 맛있다.


고구마를 얇게 저미니 양이 좀 되어 2번에 나누어 모두 돌렸다. 접시에 담아두고 외출을 하고 오니 남편이 그 많은 걸 다 먹어버렸다. 내일 아이들 하교 후 간식으로 만들어 둔 건데 이렇게 전부 다 먹어버릴 줄 몰랐다. 한편으론 좀 얄미웠지만 한편으론 기분이 좋기도 하다. 간식을 잘 먹지 않는 사람이 어지간히 맛있었나 보다. 마치 새우*처럼 자꾸만 손이 간 모양이다.




저녁을 먹고 다시 고구마를 씻었다. 내일 아이들이 먹을 고구마 말랭이를 만들었다. 씻고, 찌고, 칼로 까고, 썰고, 전자레인지로 돌리고....

그래, 내 입장에서는 그냥 찌는 것보다 조금 더 번거로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들도, 남편도 맛있게 순삭 한다.

특히 젤리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딱 좋다.


기꺼이 이만한 수고로움을 감당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맛있는 것을 준비해 주었고, 엄마가 주신 고구마도 아주 빠른 시일 내에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죄책감 대신 뿌듯함이 생긴다. 진즉에 이렇게 먹일 걸 그랬다. 당분간 우리 집 영양간식으로 준비하련다.

고구마 말랭이 정말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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