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커리어는 조금씩 달라졌다
나는 한동안 ‘계속해오던 일’보다 새로운 선택에 더 마음이 가는 사람이었다. 익숙해지는 순간보다 달라질 가능성이 보이는 지점에서 시선이 머물렀다. 그래서인지 반복보다는 전환에, 유지보다는 변화에 자꾸 마음이 갔다.
반복은 생각보다 편하다. 익숙하고, 예측 가능하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하던 대로 하면 되니까. 하지만 반복 속에서는 방향을 묻지 않게 된다. 왜 하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굳이 묻지 않아도 하루는 지나간다. 그래서 반복은 움직이고 있는데도 어딘가에 계속 머물러 있는 느낌을 남긴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연속’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의 일이 다음 선택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이 경험을 어디까지 가져갈 수 있을지 조금씩 생각하게 됐다. 연속은 같은 일을 하더라도 의미를 붙이는 방식이 달랐다. 이건 그냥 지나가는 시간이 아니라, 다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과정이라고 나 자신에게 설명하는 일이었다. (어쩌면 그건 오래 하지 못했다는 나를 위한 변명일 수도 있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시간이 지나 ‘지속’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남았다. 그때부터 일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지속은 무조건 버티는 것도 아니고, 끝까지 가야만 하는 선택도 아니었다. 지속은 방식을 바꾸면서 가는 것이었다. 속도를 늦추기도 하고, 방향을 조금 틀기도 하고, 때로는 멈춰 서서 지금의 방식이 나를 지치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는 것이었다. 지속에는 나를 혹사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이 들어 있었다.
돌아보면 내 커리어는 한 번에 바뀐 적이 없었다. 다만 내가 쓰는 언어가 조금씩 달라졌을 뿐이다. 반복이라는 말에서, 연속이라는 말로, 그리고 지속이라는 말로. 그 변화는 느렸지만 분명히 조금씩 나를 다른 자리로 데려왔다.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저 반복하고 있을까,
다음으로 이어가고 있을까,
아니면 조정하며 지속하고 있을까.
같은 일을 하고 있어도 이 질문에 따라 내가 서 있는 위치는 달라진다. 커리어는 얼마나 오래 했는가 보다 어떤 언어로 그 시간을 건너왔는지에 대한 기록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내가 쓰고 있는 그 말을 조금만 더 들여다보고 싶다.
우리를 가장 지치게 하는 건 '반복되는 일상' 그 자체보다, 그 시간을 무의미하다고 정의하는 우리 자신의 날카로운 시선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제자리걸음처럼 보여도 당신은 매일 조금씩 다른 결의 시간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오늘 하루를 견디며 건네준 단어는 무엇인가요? 반복인가요, 아니면 다음을 위한 지속인가요?
[박소영] 매주 수천 명의 직장인에게 커리어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커리어온뉴스>의 발행인입니다. '성장하는 사람들의 언어'를 이곳 브런치에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