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를 넘어서는 기쁨
일요일저녁, 스터디를 가는 것은 큰 결심을 해야 한다.
'뭔가 핑계 대고 가지 말까? 그래도 가야 하는데.., 가야 하겠지? 아니 좀 피곤한데?'
현관문을 나서기 전까지도 마음이 왔다 갔다 한다. 그런 마음을 극복하고 연구소에 도착했다. 다들 나와 같은 마음일까? 나만 그런가? 몇몇 선생님들이 오셨다.
공부를 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아, 오늘 오길 너무 잘했다. 오늘의 공부 속에서 난 아하 타임이 생겼고 마음속으로 정말이지 유레카가 터졌다. 머릿속에 고민되던 파편들이 연결이 딱 되는 느낌이었다.
공부를 하다 보면 그런 순간이 있다. 분명 읽고는 있는데, 잘 들어오지 않는 시간. 문장을 몇 번이나 따라가도 뜻이 또렷하게 잡히지 않고,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상태로 한참을 머물게 되는 순간이다. 조금 답답하다. 나는 분명 배우고 싶은데, 내용은 좀처럼 내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이해의 문 앞에서 서성이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시간이 오래 이어지다가도 어느 한순간, 흩어져 있던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듯 갑자기 환해질 때가 있다.
“아, 이거였구나.”
바로 그 순간이다. 오늘도 오랜만에 그 아하 타임이 왔다. 조금 전까지는 막막했던 내용이 이제는 내 말로 설명할 수 있을 것처럼 가까워진다. 어렵고 낯설기만 하던 것이 비로소 내 안에 자리를 잡는 느낌이 든다. 그 짧은 순간이 나는 참 좋다. 많이 알게 되어서 기쁜 것이 아니다. 몰랐던 내가 조금 더 넓어지는 것 같아서 좋다. 생각해 보면 공부의 기쁨은 처음부터 잘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도무지 모르겠던 것을 마침내 이해하게 되는 그 순간, 그 작은 환해짐 속에 더 크게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일요일 저녁, 망설이는 마음을 데리고 나선 길은 늘 쉽지 않다. 하지만 가끔은 그렇게 겨우 도착한 자리에서 생각보다 큰 선물을 받는다. 오늘 내게 온 선물은 “아, 이거였구나” 하고 마음이 환해지는 순간이었다. 피곤함도, 귀찮음도, 망설임도 그 짧은 깨달음 앞에서는 다 지나가는 것이 되었다.
아마 공부를 계속하게 만드는 힘은 이런 순간들 때문일 것이다. 하기 싫은 마음을 넘어서야만 만날 수 있는 기쁨, 귀찮음을 통과한 뒤에야 비로소 오는 환해짐. 그래서 오늘 나는, 나를 한 번 더 넘어선 것 같은 기분과 함께 공부의 기쁨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