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꽃psy Nov 22. 2021

저는 원래 못해요~! 원래 못하는 것은 없어!!

연습이 부족했을 뿐이야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솔직히 난 가사도 제대로 기억도 못하고 잘 부르지못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아니 많이 연습된 몇 곡은 그래도 들어줄 만은 하다. 가끔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면 최하점은 내 노래가 되기 일쑤고, 아주 드물게는 100점도 나온다. 러면 난 그날, 혼자 축제 분위기가 된다. 우리 동네 <다 노래방>을 좋아하는데 그곳 노래방 기기는 나랑 목소리 코드가 잘 맞는 기계인 것 같다. 다른 데보다 점수가 후해서 자신감 있게 노래를 부르게 만들어준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자신감은 아주 중요하다. 일단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힘이 되곤 한다. 내가 나를 믿는 마음, 내가 할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을 흔히 자신감이라고 한다.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한 방법으로 많은 책들이 나와있고,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학원을 다니기도 한다. 상대를 응원한다거나 격려하기 위해 "자신감을 가져"하고 말을 하지만 막상 그런 말을 듣는 상대는 자신감을 갖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자신감을 갖고 무언가를 잘하고 싶지만 내 마음 안에서 움츠러든 자신감이 쉬이 올라오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감은 '내 안에 있는 것'이지만 주변 사람들이 키워주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자신감을 키우는 방법에 관한 부모교육 서적이 많은 게 아닐까.. 물론, <본질적 자신감>은 스스로 회복할 때 가장 큰 힘이 발휘가 되겠지만 본질적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도 연습이 필요하다.


진로교육원에서 아이들과 진로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성적을 물어보는 경우가 생긴다. 공부를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성적이 필요한 현실 파악을 해야 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의사가 되고 싶은 학생이 성적이 바닥이면 의 대학을 갈 수 없으니, 의사가 되고 싶다면 최상위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 어떤 초등학생이 묻는다. 왜 의사는 공부를 잘해야만 되는 거냐고.... 의사란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작은 실수도 치명적일 수가 있어서 사람 몸에 대해서, 약의 작용에 대해서 외우고 판단해야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이 필수요소라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아이들은 받아들인다.


중학생의 진로상담을 진행하다가 학생에게 물었다.

"성적은 어때~? 좋아하거나 잘하는 과목이 어떤 거야?"

" 공부 못해요. 원래 못해요~!"

'원래 못한다'는 말을 듣게 되면 난 슬픔이 올라온다.

"너 태권도 잘한다며..? 태권도는 언제부터 잘했어?"

"7살부터 6학년까지 했으니까 잘하죠"

"7살에도 태권도 잘했어?"
"아뇨, 7살에는 당연히 못했죠. 검은띠부터 잘한다고 해야 하는 거 같아요."

"그러네, 처음부터 잘하지는 않았는데 몇 년간 연습하다 보니 잘하게 된 거다. 그렇지?"

"그럼 지금 네가 공부를 못하는 건 왜 못하는 걸까?"

"많이 안 해서요."

그렇다. 원래 못하는 게 아니라, 잘하는 것은 오랫동안 많이 연습하고, 시간 투자를 많이 했으니 잘하는 것이고, 내가 못하는 것은 원래 못하게 태어난 것이 아니라 연습이 부족한 것이다. 내가 머리가 나빠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잘할 만큼의 충분한 연습이 부족한 것이다.

출처: 핀터레스트

아이들에게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에 대하여 <연습>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주면 수용하는 것이 다르다.

내가 무언가를 못한다는 것에 대하여 자신이 능력이 없거나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잘할 수 있는 충분한 연습량이 부족하다고 인식이 되면, 잘하기 위해 연습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영어를 못하는 것은 시간 투자와 연습이 부족한 것이니 연습하고 시간 투자를 많이 하게 되면 잘하게 될 수 있음 자신감을 갖는다.


아이들에게 '너는 잘할 수 있는 사람이야'를 무조건 이야기하지 않는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찾을 시간을 준다. 글씨가 예쁜 아이라면 또박또박 글씨 쓰는 정성에 칭찬을 해주고, 말이 많은 아이에게는 자신의 생각을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능력을 칭찬해준다. 운동을 오래 했던 아이라면 그 힘든 몸의 고통을 넘어가는 과정을 잘 참아낸 인내심을 칭찬해준다. 그러면 아이들은 자신의 멋진 모습을 다시 생각해본다. 그러고 난 후 잘하는 것과 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못하는 것도 연습을 하면 잘할 수 있겠구나를 받아들게 된다. 그리고 잘하고 싶은 것에 대하여 꾸준히 해 보며 연습할 수 있도록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할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나는 기려준다.


나는 노래를 잘하지 못한다. 원래 노래를 잘하지 못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처음 들어본 곡이나 최신곡은 당연히 음정도 박자도 제대로 맞추지 못해 우스꽝스럽게 노래가 나온다. 하지만 내가 오랫동안 들었고, 많이 불러본 곡들은 그래도 듣기 좋게 노래를 부른다. 하지만 노래방 가서 매번 같은 노래만 주야장천 불러댈 수도 없으니 새로운 노래들을 시도는 해 본다. 그럴 경우 점수는 동행인들 중에 꼴찌지만 뭐 괜찮다. 내가 좋아하는 <애모>나 <가시>, <아로하>, <일상으로의 초대> 등 몇 곡은 그래도 쪼금은 부끄럽지 않게 부르니까. 그리고 내가 노래를 잘하고 싶은 곡은 노래방 가기 전 유튜브 가사를 보고 따라 부르고 가면 그래도 영 음치처럼 부르지는 않으니까. 원래 못하는 것은 없다. 잘할 만큼 충분한 연습이 부족했을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눈을 감아야 볼 수 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