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당신 안녕하신가요?

나에게 안부를 물어와

by 스완


한 달간의 도서관전시가 끝이 났다.

전시관에 걸려있던 나의 그림


마음산책



잔잔하던 내 삶의 바다 위에 돌멩이 하나가 떨어졌다.

송두리째 바꿔버린 돌멩이

이전의 삶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휘오리를 만들며

물의 파동은 옆으로 퍼져나갔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아려오는 통증에 한 발을 내디딜 용기가 나지 않았다.


‘왜 나만 아픈 거지’


무심코 돌을 던진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데

내 바다에 떨어진 돌은 나와 가족의 삶을 모두 앗아갔다.


어디가 낭떠러지고 어디가 폭포인지 알지 못하고

우리의 삶은 작은 나뭇가지라도 잡고 싶은 마음으로

떠내려가지 않으려 허우적거렸다.



하늘은 맑고 살랑거리는 바람에 푸르름이라 말하지만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나의 하늘은 먹구름과 천둥번개가 가득했다.


땅 위에 서있는 것이 아닌 구름이 잔뜩 낀 하늘에 묻혀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발을 디딘 곳에서도 하늘인 나의 감정에도 맑은 날은 없었다.

감정의 어두운 우물 속에 갇혀 점점 더 고립되고 있었다.



“좋아하는 게 뭐예요?”

“당신이 살아가는 삶의 동기가 뭐라 생각하세요?”


마주한 아티스트웨이 책이 나에게 두 눈 부릅뜨고

‘말해봐’라고 질문하고 있었다.

암흑 속에 갇힌 내가 좋아하는 게 있나?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지?

나 왜 암흑 속에 갇혔지?


툭 떨어진 질문을 바라보며 나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향기롭기만 할 줄 안 나의 삶, 아이들의 삶,

평범이라는 실드아래 살아가면 될 줄 알았다.


오산이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며 두 아이를 지키는 법을 알지 못했고, 세상 사는 법을 정독하지 못했다.

변수라는 커다란 함정이 있는 줄도, 당연히라는 말속에 담긴 뜻도 미미한 나의 세상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되었다.


갑자기 어른이 되고 당연히 아이를 낳아 기르고 그 아이가 세상을 들어가는 게 당연했던 삶.

우리에게 떨어진 돌멩이가 평범함의 실드를

와장창 깨버리며 질문이라는 단어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왜, 당연하다 생각했을까?

눈에 띄지 않고 착하기만 하면, 시키는 것을 잘하면 되는 줄 알았던 사고가 내 삶에 가정의 푸르름을 싹둑 잘라버렸다.



괜찮지 않았다.

안녕하지 않았다.

누구도 물어오지 않았지만 ” 나 안 괜찮아요 “ 하고

외치고 있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걷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의사의 한마디에 사지에 줄이 묶인 것처럼 우린 꼼짝 못 하고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인 나는 내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아득해지는 정신을 잡고 가슴에 삭히는 아이의 앓음을 받아내며 아이의 마음과 몸을. 내 마음을 지켜내려 애썼다.


아이에겐 ‘괜찮아 넌 분명 걷고 뛸 거야. 내 사랑이 하고 싶은 꿈을 너의 두 발로 마음껏 펼칠 수 있어 ‘라고 말하며

항생제와 진통제로 퉁퉁 부은 아이의 몸을 어루만지며 소리 없는 눈물을 새벽동이 틀 때까지 흘렸다.



내 삶의 원동력을 잃지 않기 위해

나에게 맡긴 소중한 보물을 지키기 위해

내가 나에게 안부를 묻고 그곳에서 얻은 희망을

아이에게 흘려보냈다.


시들해져 생명이 없을 것 같은 메마른 나의 마음에 안부를 물어 새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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