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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베이킹랩 이성규 Jun 20. 2019

「빵 톡: 밀과 빵 이야기」를 시작하며

빵을 위한 인문학

나는 밀가루 음식을 좋아한다.


국수도, 냉면도 좋다. 빨간 양념과 아삭 거리는 오이채를 얹은 쫄면을 특히 좋아한다.

빵도 좋다. 바삭대며 부서지는 페이스트리를 좋아하고, 버터향 가득한 브리오슈도 좋다. 물론 기본 재료로만 승부하는 바게트, 시골빵 등 식사빵도 좋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시중에 파는 빵을 먹으면 왠지 모르게 불편했다.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고 그러니 기분도 안 좋아지고. 기분 좋자고 먹는 빵인데 오히려 기분을 안 좋게 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이런저런 책을 보며 그 원인을 찾아보았다. 그 원인은 하나가 아닌 복합적인 것임을 알게 되었다. 빵을 만들 때 넣는 각종 화학첨가제도 그 원인일 수 있고 밀가루 자체가 원인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좋은 재료로 빵을 직접 구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빵을 향한 나의 여정은 시작되었다.


몇 년간의 홈베이킹을 통해 많은 것을 만났고 그런 만남을 통해 빵과 그 주재료인 밀에 대한 이해도 늘어갔다. 빵은 로컬푸드여야 한다는 생각에 밀도 국내에서 재배되는 것을 쓰게 되었다. 남쪽의 진주에서부터 중부의 공주까지 밀이 재배되는 대부분의 지역의 밀로 빵을 구워 보았다. 앉은뱅이밀, 금강밀, 조경밀, 흑밀 등 여러 품종의 밀을 접하게 되었고 밀 품종에 따라 빵도 달라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또한 같은 종자의 밀이라도 재배 지역에 따라 다른 빵이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밀에 대한 관심은 토종밀과 고대밀로 이어졌다. 토종밀과 고대밀로 빵을 구우면 그 향과 풍미가 아주 뛰어남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프랑스, 헝가리, 캐나다, 미국 등지의 토종밀 종자와 고대밀 종자를 수집하였다. 고대밀은 인류가 신석기시대부터 재배해오던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밀이다. 그렇게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한 줌의 밀은 3년간의 증식을 거쳐 몇 천평의 밭에 뿌려졌다. 그리고 그 밀로 빵을 구울 수 있게 되었다.


밀 공부에 시간을 쏟는 다른 한편으로 다양한 빵을 익혔다. 바게트, 시골빵, 뤼스틱, 프레첼, 브리오슈, 크루아상, 호밀빵, 메테이유... 지금까지 내 손으로 구워 낸 빵중 일부이다.


「빵톡: 밀과 빵 이야기」는 지난 5년간 만났던, 그리고 앞으로 만나게 될 밀과 빵에 대한 이야기이다. 

밀의 종류, 유래, 제분, 제빵 특성 등 밀에 대한 이야기와 

빵의 역사, 역사 속의 빵 등 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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