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호텔 호캉스
분명히 할머니한테 초점을 맞췄는데 3단트레이가 주인공이 된 인물사진...(내 잘못 아니고 아이폰 잘못) 그래도 할머니가 너무 신나게 웃고 계셔서 이번에 찍은 사진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자꾸 보다보면 나름 분위기 있다. 할머니는 이곳 저곳을 즐겁게 둘러보다가도 뜬금없이 '또 언제 올 수 있을지 모르니까', '다시 못 올지 모르니까'라는 말을 하셨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웃에 사시던 어르신들도 하나 둘 떠나가면서 마을에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집이 늘어났다. 수십 년동안 이사 한 번 가지 않고 마을을 형성해 기쁜 일이건 힘든 일이건 가족처럼 줄곧 함께 했던 사람들이 곁을 떠나가는 걸 지켜본 할머니는 이제는 덤덤히 '곧 내 차례가 올거다'라는 생각을 하고 계신다. 여행을 하며 언니와 나는 우리 할머니는 건강하게 오래 사실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금평리 푸드파이터 숙희여사님... 벌써 마지막을 준비하시기에는 너무 잘 드신다. 다들 배가 터지겠다며 포크를 내려놓던 에프터눈티세트를 끝까지 조용히 끝장내시던 모습을 다시 떠올려보면 여행 질릴 때까지 다니실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은 너무 넓고 좋은 것들은 매일같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아직 보지 못한 아름다운 것들이 헤아릴 수도 없이 많으니 우리에겐 시간만이 필요하다. 우리 할머니 오래오래 건강하게 함께 여행 다닐 수 있기를, 넓은 세상의 좋고 아름다운 건 손 잡고 같이 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