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화, 안부
펑펑 내리는 눈을 보니 이제 정말 봄이 오려나보다. 가는 겨울 아쉬워하지 말라고 위로하기 위해 내리는 눈이다. 계절이 바뀔 때면 생각나는 시들이 있다. 봄이 오려고 할 때쯤 매년 다시 한 번 써보는 시, 윤진화의 안부다. 허공에 흩날리는 눈을 보며 지는 겨울에게 안부를 전한다. 왜 아름다운 것들은 이기는 편이 아니라 지는 편인지 답을 찾지 못해 서러웠던 시간이 있었다. 왜 아름다운 것들은 영원할 수 없는 것인지 불가능의 확률을 따지며 서글퍼했다. 지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인 줄도 모르고. 그러니 달이 지고 꽃이 지고 사랑이 지는 것에 너무 슬퍼하지 말자고, 피어나는 봄 앞에서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한다.
2020. 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