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이들은 6월의 끝자락에 태어났다.
산후조리원에 있던 와이프와 아이들을 보러 가던 아침 길에 부서지듯 내리쬐는 찬란한 햇살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장맛비도 고요하게 느껴지던 시간이 지난 자리엔, 앙금 거리던 작디작은 손가락을 잡고 있는 나와 쌔근거리는 아이들의 숨소리가 남아있다.
시간이 흘러 두 손 잡고 거닐던 겁 많은 둥이는 어느덧 뛰어가며 노니는 개구쟁이 풍경이 되었다. 그리고 네 발 자전거에 앉아 신이 나 달아나는 모습 뒤로 계절은 앙상한 겨울이 되었다.
시간은 어느덧 벚꽃이 흩날리는 봄이 되었고, 아이들을 버텨주던 보조바퀴는 어느새 사라졌다. 이제는 뒤를 따라가기에도 벅찬 아빠와 한참을 찾아도 보이지 않는 시간만 남겨둔 채 둥이들은 계절의 순간들을 만끽했다.
그 시간들이 얼마나 반복됐을까?
같은 공간, 같은 시간, 같은 계절에 있지만 모든 풍경은 변하지 않은 듯 변해버렸다.
그렇게 아이들은 훌쩍 커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