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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 있는 글을 쓴다는 것


오랜만에 쇼핑몰 작업을 해본다. 운영하고 있는 구두 쇼핑몰의 등록상품이 2,300개였던 것이 매일매일의 품절 상품을 내리다 보니 이제 1,700개 안팎으로 남아있다.

그동안 소설을 쓰느라고 쇼핑몰에 소홀했던 결과일 것이다. 그동안 상품 등록 작업이 전혀 안 이루어졌다. 당분간은 쇼핑몰 상품 등록 작업에 매달릴 작정이다.

공급업체에서 보내온 상품 통 이미지들을 정리했다. 포토샵 프로그램을 구동시킨다. 통 이미지들을 포토샵 액션 기능을 이용해 슬라이스로 잘라준다.

통 이미지를 그대로 올릴 경우 모바일에서 보면 이미지 선명도가 확연히 떨어져 보이기 때문에 이미지 슬라이스 작업은 필수로 해줘야 한다.

상품명을 정하고 상품의 색상이며 사이즈며 각종 옵션 사항을 작업하고 분류작업 등 기타 사전 작업을 한다.

준비된 사전 작업물을 액셀로 전환하는 작업을 해준다. 빠른 속도의 상품 등록을 하기 위해서다. 액셀 작업으로 생성된 CSV 파일로 업로드하면 상품 등록 작업시간이 일반적으로 업로드할 때 드는 시간의 절반이면 충분하다.


쇼핑몰 작업할 때는 음악이 필수이다. 마찬가지로 소설을 쓸 때도 항상 음악을 들으면서 작업했다.

유튜브는 아주 유용하다. 각종 정보도 찾을 수 있지만 - 언제부턴가는 네이버 검색보다는 유튜브 검색을 하게 됐다. - 정보보다는 음악 때문에 더 유용하다. 유튜브에는 대부분의 모든 음악이 다 올라와 있다.

라이브 실황 영상을 보면서 술 한잔하는 게 취미가 된지 오래다.

쇼핑몰 작업을 하면서 유튜브의 음악 영상을 클릭한다. 요즘 유튜브의 음악 영상은 평소 자주 들었던 음악들을 믹스해서 몇십 곡을 연속해서 들려준다.


제이플라의 <세뇨리타>가 흘러나온다. 실제 연인 사이인 숀 멘더스와 카밀라 카베요가 듀엣으로 부른 곡이다.

제이플라의 음색은 언제나 감미롭다. 제이플라의 유튜브 구독자는 1760만 명이다. 커버가수임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위상을 보여준다.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제이플라의 노래는 계속 이어진다. 루이스 폰시의 <Despacito>가 이어졌다. 데스파시토는 유튜브 조회 수가 81억 회로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영상이다.

스페인어 데스파시토의 의미는 아주 느리게, 천천히 천천히라는 뜻이다. 아주 노골적이기도 하고 관능적이기도 한 의미인데 전 세계의 꼬마 애들도 이 노래를 듣고 흥겹게 따라 부른다. 뜻도 모르고 따라 부르니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루이스 폰시의 데스파시토보다는 제이플라의 데스파시토를 더 좋아한다.

콜드플레이의 <Viva La Vida>, 나오미 스콧의 <Speechless>가 제이플라의 음색으로 재생된다. 제이플라가 커버하는 곡들은 많이 알려진 좋은 음악들이다. 좋은 음악에는 전율적 감동이 있다.


감동적인 음악들을 들을 때마다 생각한다. 이런 감동을 주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생각한다.

내가 쓰는 글에서 나타내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생각을 읊조려본다. 애절한 감상을 원하지는 않는다.

인간과 인간,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아름답고 찬란한 인생, 인간의 가장 위대한 정신 인류애를 표현하고 싶다. 그것들 속에 있을 감동을 표현하고 싶다.

살아가는 동안 내 삶에서, 인간의 삶들 속에서 감동을 수집하고 싶다. 수집된 감동을 글로 쓰고 싶다. 그 감동들이 인간의 본연의 가치를 되돌려줄 거라 믿는다.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 자아의 무게를 이겨낸다는 것 그 과정 속에서 따뜻한 마음을, 위로를 발견하고 싶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인생에 대한 정리이다. 그것이 비록 하찮을지라도 인생의 의미를 찾는 작업이다.


이어서 블랙핑크의 <마지막처럼>이 재생된다. 조회 수 12억 뷰의 히트곡이다. 블랙핑크는 가장 예쁜 색으로 표현되는 핑크를 블랙으로 부정하는 의미를 덧붙여 예쁘게만 보지 마라라는 반전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나에게는 빨간 피를 검게 칠해 안 보이게 하고 싶다는, 전쟁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은 곡인 롤링스톤즈의 <Paint it black>을 연상케 한다.


첫 번째 소설 <애착과 자유분방> 쓰기를 끝내갈 무렵 두 번째 쓸 소설의 소재를 구상해놨다.

며칠 전에 안양천을 걸으면서 생각해놨던 소재를 생각해 본다. 가상현실 VR(Virtual Reality)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애착과 자유분방>과같이 과거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시점의 오류를 조심해야 했다. 그 시절에 없던 상황을 만들어낼 수 없었기에 사실조사를 많이 해야 했다. 이러저런한 제약이 많았다.

현실 시제의 소설은 그러한 제약에 구애 안 받고 상상력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시점을 쓸 것인가도 많이 고민된다. 1인칭 시점의 장점은 독자의 몰입감이다. 3인칭 시점의 장점은 독자의 상상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사안이다.

아직은 스토리텔링도 안 잡혀있다. 많이 걸어야 할것 같다. 걷는 것의 장점 중 하나는 걷는 중에 많은 의식이 형성된다는 점이다.

가상현실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 어떤 것일까 어떤 것을 암시해야 할까 많이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그 속에 감동과 휴머니즘이 은연중 숨어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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