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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화 Apr 09. 2023

내 마음의 샘물 20

 죽은 듯한 나무에서 꽃을 피워내는 봄은 그야말로 부활의 상징이다. 해묵은 가지에서 꽃들이 견딜 수 없고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터져 나오듯 생명력이 용수철처럼 솟아나고 튀어 오른다. 그래서 영어로 봄을 용수철, SPRING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이런 생명의 부활과 환희가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부활한 모습은 어떤 것일까? 죽어가던 사람이 다시 살아나고 깨어나서 그렇고 그렇게 이어가는 삶이 아니라 새사람으로 거듭나는 것이 부활이다. 세속적이고 찌들은 영혼이 환하게 신선처럼 해탈한 모습으로 회복되는 것이 부활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훤한 순수의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그야말로 녹슨 동전 같은 세속의 때를 벗겨내고 세상 경험으로 인해 굽어지고 찌그러진 면을 바로 펴서 도를 닦듯 박박 문지르며 닦아가면 다시 반짝반짝한 본래의 모습을 회복할 것이다. 이처럼 우리에게서 벗겨내야 할 때는 무엇인가? 안으로는 상처받은 영혼으로 수치심, 부족감, 패배감, 자만심과 우울 등이며 밖으로는 판단과 비난 그리고 질투와 이기심 등일 것이다.

 

 이런 병폐와 거짓은 우리 안의 생명의 물길을 가로막고 있는 바위와 돌로, 스스로 만든 자기 감옥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자연스러운 생명의 물길이 콸콸 흘러 생명력이 용수철처럼 튀어 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녹을 닦아내듯 도를 닦는 심정으로 자신을 정화하고 돌보며 빛을 향해 정진할 때, 부활은 온 산천의 피어나는 꽃처럼 봄기운과 함께 찾아올 것이다. 그러면 너와 내가 함께 꽃구경하며 삶의 환희를 누리게 되리라. 

    

 봄 마중과 꽃놀이 나온 사람들의 가슴에는 이런 염원이 무의식적으로 자리하며 그래서 언제나 꽃길을 거닐고 싶은 염원을 품고 있으리라. 그러나 그런 봄과 부활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마음과 염원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기 도를 닦고 정화해 나가는 삶의 자세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봄 피어나는 꽃들과 수목을 보며 내 삶과 인류의 부활을 염원하게 된다. 예수라는 한 위대한 사람의 본보기로 인간 모두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고 선례가 마련되었기에 뒤따르는 자에게는 이정표가 주어진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활로 이어지는 꽃길은 오래전에 이미 마련되었다. 단지 내가 그리고 이런 염원을 가진 사람들이 그 길을 선택하고 서로 손잡고 함께 걸어가며 다시 길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길은 사람의 발자국으로 만들어진다. 처음 간 사람이 만들어 놓은 길은, 뒤에 오는 사람들이 함께 걸어감으로써 넓어지고 더 단단해질 것이다. 이것이 도이며 이것이 길이 열리는 방법이다. 이 봄 각자 안에서 생명의 힘이 뿜어져 나와서 다시 춤추게 하라 그래서 우리 모두를 통해서 생명과 환희의 춤을 즐기는 축제의 장을 만들자. 

 작은 나무와 풀꽃도 따르며 드러내는 생명의 길을 사람도 이제는 더는 헤매지 말고 동참하자. 그래서 진정한 사람의 길, 생명의 길을 밤 벚꽃길처럼 밝혀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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