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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화 Apr 07. 2023

내 마음의 샘물 19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사람에게는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사랑받기 위해서는 인정받아야 하며 인정을 통해서 사랑받는다고 느낀다. 이것이 세속적 의미에서의 인정과 사랑에 대한 태도다. 

 엄마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자해하는 아이에서, 부인의 사랑을 갈구하며 외도하는 남편에 이르기까지 그 형태는 다양하다. 아이는 그래도 이해가 간다, 생존을 위해서는 양육자의 관심과 인정 그리고 그 너머의 사랑이 필요하기에.  

    

 그러나 많은 성인도 눈치를 살피며 인정받고자 한다. 상사 아니면 중요한 타자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자신을 억압하며 타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애를 쓴다. 나이 든 여성들의 하소연 중에는 ‘왜 내가 이 나이까지 남편의 눈치를 보며 비위를 맞추어야 하는가? 나도 이제는 마음 편하게 나 자신으로 살고 싶다.’고 한다. 부부가 서로 사랑한다면 서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나를 위한 수단이나 목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 나는 죽이고 타인의 요구나 기준을 따라야 하며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여긴다. 왜 그래야 할까? 그에 앞서 왜 타인의 인정이 그렇게 중요할까? 진정한 사랑은 내가 비위를 맞추고 인정받아서가 아니라 그냥 나 자신으로 수용되고 인정받는 것이다. 

 타인에게 내 삶을 묶어놓고 목말라하는 삶은 정신적 구속 아니면 볼모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은 생존을 위해서 그렇게 산다. 그러다 보니 모든 불행의 원인으로 목을 매던 상대방을 지목하고 분노하며 욕구를 채워주지 못한 것을 억울해한다. 

     

 그러나 사실은 자신을 억압하며 스스로 기어들어서 그런 상호작용을 만든 것이다. 일종의 암묵적인 약속으로 나는 비위를 맞출 테니 당신은 나의 욕구를 채워달라는 계약이 성립된 것이다. 이런 계약은 어떤 미사여구로 포장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스스로 만든 감옥이며 족쇄다. 그러고는 배신당했다고 상대를 공격하며 앙갚음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차분히 돌아보며 본인의 잘못을 수용하고 반성하는 것이 먼저일 것 같다.  

   

 사람은 사랑받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 아니라 그러기보다는 먼저 사랑할 줄 알고 사랑해야 한다. 내가 주변을 사랑하고 내 삶이 사랑의 표현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 타인의 사랑과 인정을 받기 위해서 목을 매지 않아도 될 것이다. 사랑하는 것이 사랑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고 시인 유치환은 행복이라는 시에서 말하고 있다. 그게 사실이다. 내 삶의 주도권을 타인에게 이양하고 처분만을 기다리는 삶은 언제나 배고프고 목마를 것이다.  

   

 진정한 인정은 조물주와 근원에서 나오며, 그들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수용하며 사랑한다, 그들이 만든 피조물이기에. 단 창조된 대로 살아야 한다는 대전제가 있다, 그래서 신의 형상을 먼저 회복해야 한다. 그래야 주어진 기회를 망가뜨리지 않고 이어갈 수 있기에.  

   

 사람은 본능적으로 사랑하며 존재 자체가 사랑이다. 그래서 내 존재의 근원을 온 힘을 다해서 먼저 사랑해야 한다. 거기서부터 뻗어 나온 사랑은 온유하고 순결하다. 그렇지 못하다면 인간의 이기심과 교만으로 서로에 대한 억압과 착취 그리고 희생과 분노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존재의 근원으로 눈을 돌려 그곳에서 출발한 사랑은 청정한 물과 공기처럼 맑고 순수하며 언제나 넘치도록 채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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