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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현 Feb 12. 2024

그날 고등학교 때 절친의 말에 난 버럭 화를 냈다.

너는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황진이처럼,라는 그 별 거 아닌 말 한마디에

너는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황진이처럼,

남녀노소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았을 것 같아 :)



똑똑하고 시대적 흐름을  앞서가고

비범하고 아름답고 시조도 잘 쓰고



꼭 이성이 아녀도 남녀노소 사람들의

목을 확 끄는 게 그런 게 있어 넌.

진짜 그게  매력적이야.



고등학교 때 절친의 말 한마디에

나는 버럭하고 화를 냈다.



친구는 바로 사과를 했다.

황진이라는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며,



지금은 한국이지만, 누구나 전생이 있고

누구나 다 그렇다는데..

넌 아름답고 똑 부러지고 현명하고

남녀노소의 이목을 잘 끄는 데다가,



시대적 흐름을 잘 읽고 앞서 나가서

본인은 그저 비범하다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그런 사람을 자기 주변에서 난생처음 본다고.

진짜 이게  진심이라고. 



그렇게 애타게 말했다. 내게,



그냥 어이가 없었다.

전생을 더러, 누군가는 학문을 잘 연마해

조선 최고의 시인이었을 거라고 말했고



또 누군가는 조선에 남녀노소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그들의 눈에서

눈물을 절로 흘리게 했을 사람이란다.



근데 난 어릴 땐 잘 몰랐다.

그래서 아마 그때, 버럭 화를 냈던 것 같다.



조선시대의 기녀라고 해도 모두 

다 다르고 우리가 아는 기녀도 등급이라고

하면 좀 이상하지만 그런 게 존재한다고 한다.



황진이 정도의 기녀면 시대를

잘못 타고날 정도로 매우 똑똑하고

정말 아름다운 데다가 기품 있고



좋은 성품을 가져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지금까지도 황진이의 시조는 꽤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니까.



친구는 내게 늘 넌 남녀노소 이목을

끌고 사랑스러우며 매력이 많아! 

똑똑하고 아름답다며 칭찬을 해줬었는데.



기품 있고 인성도 좋아 조선시대였으면

서로 널 보러 오겠다마구 싸웠을 거란다. 어휴.



나의 칭찬 알레르기를 알고 

일부로 이러는 걸까 으으.



그 정도로 비범했을 거라는데,

나는 친구에게 우리 비범하다. 의 비는 문학시간에서 배운 걸로 끝내자. 여기서.



그건 홍길동 같은 사람에게나 쓰는 거지.

'절대 아냐! 난 평범해. 아니 평범해지고 싶어'



나는 호기심에 언젠가

전생 체험은 한 적이 있었는데,

평범하게 살고 싶어 하는 내 소망이 왜 그런 건지.



퍽- 알 것 같은 외모에 진짜 이목을 확 끄는 얼굴이었는데, 그냥 지금 이 정도면 감사히 여겨야겠다. 싶다. (그리고 사람의 전생은

사실 한 가지 모습이 아니니까 흐잉..)



그냥 어디 모난 곳 없이 크게 다친 곳 없이,

호감형에 이 정도면 전생보다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잘 즐기면서, 평범하게 하고 싶은 작가 하면서.



내게 장미 같아, 넌.라고 했던 그 친구가

왜 넌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황진이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을 것 같다고

말했는지. 이젠 좀 알 것 같다.



앞으로는 더는 '평범'이란 단어에 

강박 같은 거 같지 않아야겠다. 

쉽진 않겠지만, 훗!

그거 그냥 주관적인 거니까.



그때 내게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어도 못 살 텐데. 했던

고등학교 때 내 사주를 봐주시던 아저씨의 말이,



이제 생생히 무슨 말인지  알 것만 같다.

그게 조금은 아니 사실 많이 난 슬프지만,



 그저 난. (난초)처럼 향기 없는

고고한 삶을 꿈꿨건만,



그래도 장미 같은 삶이라면,



적어도 가시를 숨기진 못 해도

장미도 가시를 싹둑-



제대로 자를  있으니까,



남녀노소의 사랑을 원하지 않았

그만큼 시기 질투 또한 원하지 않았



많은 사람들이 다가오는 게 그냥 싫고

일부러 안달 나게 하는 게 아니라

그저, 그건 그냥 성격이고.



그냥 이런 나를 온전히, 있는 그대로

묵묵히 봐줄, 단 한 사람이면 됐던 게 아닐까?

그 시절의 나도, 지금의 장미 같은 나도.



p.s 그리고 그 신기한 전생 체험으로

내가 왜 기다리는 걸 싫어하는지.

못 하는지 알게 됐다. 허허허.



그래도 지금은 전생보다는 

비범하지 않은 삶이니(?)

전생처럼 마구 다채롭지 않은 것에,



눈만 깜빡여도 내게 눈길이 가는 게

아님에 정녕 감사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 삶도, 그리고 어쩌면 내가 동경했던

유명인도 사실은 다 걱정, 고민 하나 없으랴.



모든 이들에게 환영받는다는 건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는다는 건



어쩌면 모든 이들이 내게 등을 돌리면

그런 내게 비수나 칼을 마구

꽂을 수도 있는 거니까.



지금의 내가 어쩌면, 평범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내가, 정한 평범, 평탄의 기준과는

내 인생이 많이 멀더라도.



사람들이 자꾸만 내게 눈길이 간다고 해도

나라는 사람을 함부로 꺾지 않고

고고하게 내내, 그저 지켜봐 주는 사람.



전생에도 현생에도,

그저 단 한 사람만 있었으면 난 참 좋았겠다.

그러면 많이 울리지도 많이 울지도 않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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