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현 Nov 11. 2024

내가 힘들 때 보려고 쓰는 양극성 장애 여느 일지

- 이 아픔에 대한 위로는 나를 피 흘려 다시 살게 해,

이건 어느 유명 익명 앱에 게시된 글이다.

좋아요 157개, 댓글 47개.



그 게시글 아래 커서를 조용히 내리면

이런 댓글들이 단연코 눈에 띈다.



큰 아픔을 제가 감히 공감할 수는 없지만

일부로 힘내려 하지 않아도 애쓰지 않아도 돼요.

기분 가는 대로, 슬퍼하고 싶으면 슬퍼하고

웃고 싶으면 웃으면서 같이 하루하루를 살아갑시다. 괜찮다가 마음이 아파지면 그걸 또 느끼면서 하루 살고 내일도 힘들면 며칠 좀 아파하고 그러다 보면 이 또한 지나갈 거예요.

인간이기에 감정이 약해지는 건 당연합니다.

지금 어떤 모습이든 잘하셨어요.

이 글로나마 응원합니다.



너무 잘 알아서 그냥 눈물 바로 왈칵 나오네

너 진짜 멋있어. 잘하고 있고 너 최고야 유유유유



이렇게 댓글이 많은 거 보니

세상은 아직 따뜻하네요.

그대에게도 빛이 내리는 날이 가득하길~



주변에 도움을 청해 보세요.

그리고 조금씩 세상으로 나가보는 거예요.

응원할게요 :) 인생은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거래요. 천천히 알아가 봐요 우리.



다 아는 것도 아니고 감히 제가 이해한다라는

말씀도 드리기가 조심스럽네요...

사랑하는 사람 몫까지 열심히 사셔서

이겨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늘 파이팅 하세요!



저도 양극성장애 걸려서 치료 중인데,

대단하시네요.



힘내라는 말조차 강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죠.

부디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아픔만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살아갈 만큼의 행복이 공존하길 바라요.

당신을 연민합니다, 바라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응원합니다. (간절)



사랑합니다. 당신이 누구든 상관없이,

그 존재 자체를 사랑합니다.

그러니 너무 외로운 공간에 머물지 말아 주세요.



상실감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하기가 어려울

정도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하시는 예술 안에서도 기쁨과 자유로움을

찾기를 바랍니다. 번창하세요.



저도 양극성정동 장애 제1형인데,

잘 살고 있어요. 약은 꼭 드시고 파이팅입니다!



파이팅 하세요~



이겨내지 않아도 됩니다. 

받아들이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겨내려 하면 문을 닫고 오롯하려 하니,

늘 시련과 마주할 뿐인 것 같습니다.

받아들이면서 이따금씩 찾아오는 상심을

조금이나마 누그러트릴 수 있게 되도록,

많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어떤 것들로

채워져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린 다들 저마다 가슴속에 짙음을 한 가지씩

안고 살아갑니다.

온전히 기억하되, 아픔을 회고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으시길 응원하겠습니다.



고생만 하셨으니 이젠 행복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안온하고 평온하시길

빌겠습니다.



사랑해. 난 널 항상 응원할게.



온 마음을 다해 간절히 응원합니다.

꼭 끝까지 살아내셔서 다시 완치되고

더 큰 행복을 맛보는 하루하루를 보내실 수 있길

바라요.



내 친형이 공무원 하다가 우울증 심하게 와서

작년 이 시기쯤에 별나라로 떠났는데.

100프로는 아니지만 80프로 정돈 이해가 된다.

이겨내자. 나도 아직도 일어나면 전화올 거 같고

그런데 현실이랑 한 번씩 구별이 안 돼..

할 수 있다. 잘 이겨내자.



파이팅!



세상이 당신을 거둬가기엔 당신이 세상에

태어나 살 이유가 훨씬 많습니다.

당신이라는 빛 하나가 전체를 밝힐 수 있는

존재가 되어 가기를.



멀리서 응원할게요~



양극성 장애 약 잘 먹고, 꼭 중간에 중단하지 마시고 하시면 요즘은 또 완치 영역의 질병으로도 봐요. 그냥 당뇨나 고혈압처럼 일평생 조절하고

관리하는 질병으로 알면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같이 이겨내 봐요! 다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가도 또 뭐든 할 수 있을 거 같은 힘이 나고 종잡을 수 없는 마음의 연속이지만 잘 버텨봐요.



그거 알아?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고,

차갑데 너도 이제 곧 내일 아침의 햇살처럼

빛날 날이 있을 거야.

시간이 지나면 다시 해가 지겠지만,

옆에는 별이 네 옆에 있을 거니까

이 세상 조금만 더 버텨보자.



그 마음먹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꼬.

앞으로 제2회 차 인생을 응원할게!



그 마음 가짐부터 이미 새로운 인생회차

시작된 것. 지금까지 잘 버텨줘서 고마워~



또 시련이 오고 힘든 상황을 마주 하더라도,

오늘같이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기에

힘내자요!



네~ 파이팅



이 댓글 중 참 특이한 점은 1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게시글을 보고 댓글을 남길 때쯤 댓글의 절반은 대부분 남성분들이라는 점이었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더 이성적이고 딱딱해.라는 편견을 가진 이가 만약 있다면 그 편견이 절로

깨질 수 있는 수치였다.

너무 감사하고 감사해 이렇게 표현해 본다.



사실 이걸 밝힐까 말까 실로 많이 고민했다.

어느 유명 익명 앱에 게시된 글은 말 그대로 익명이기에, 그런데 밝히기로 결정한 건 나보다

더 어렵게 사는 사람도 상당히 많기에.



죽을 용기로 제발 사세요! 같은 말도 안 되는 말이 아닌 사실 저도 죽으려고 했었어요.

인생이 너무 가혹해 살 가망도 희망도 전혀 없었거든요. 너무 착하게만 살아도 안 되고

너무 열심히 살아도 안 되고 적당히 하는 건

어려워 눈물만 줄줄 흘렸죠. 아무 말도 아무것도

못 하고 그렇게. 홀로, 아주 오랫동안



언젠가 살면서 한 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어요 저도. '내 환경이 더 나았다면, '

그래서 생각한 게 바로 이것!



하루하루 다시 태어난 듯이 다시 살자!

죽으려고 했을 때 오빠가 꿈에 나왔어요.

너는 죽지 말라고, 그렇게 저는

여전히  살고 있어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저 이것.

있어줄게, 네 곁에. 내가 영원히 온기로

채워줄게 글이라는 내 악기로 당신 곁에 오래도록 고맙도록 머물게. 당신 곁에서 내내 웃어줄게,



아무 말 없이 손 잡아줄게. 평가 판단 조언 시답잖게 그런 건 난 안 해.

난 그보다 네가 너무너무 소중하거든 



'당신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다시는, '



그런 마음이 들었어요. 문득,

오빠가 떠나고 내가 세상을 다 등졌다면

내가 받은 상처를 세상에게 영영 돌려줘,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에게 나 역시

똑같이 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게 아닐까?

하는,



살자, 살자. 살아보자...

오빠랑 약속했으니까

다시 한번 살아보자.



세상이 날 또 낭떠러지로 떨어뜨려 깊은 패배감과 눈물로 적신다고 해도 넌 소중해, 가치 있어.

멋져. 어여뻐, 사랑스럽고 귀여워.

죽지 않아 줘서 너무 고마워.



오빠도 그곳에서 달뜬 마음을 숨 기지 못 한채

보름달처럼 크게 웃고 있을 거야.



영영 누군가의 곁을 떠나지 않아 줘서 정말 정말

정말 몹시 고맙습니다.

영원히 살아주세요. 

언젠간 오빠를 만나 오열하며 내 가슴 한쪽이 축축이 다 젖을 때까지.



양극성장애 환자로서 완치 후 재발,

다시 사는 거 정말 눈물겹고 오빠 나 다 포기하고

싶었어. 근데 절대 안 했어. 나 오빠랑 약속했잖아. 다시 살기로. 그래서 나 이렇게 나 살아냈어 오빠.

나.. 잘한 것 맞지?



라고 말할 그날을 기대하며,

또 살아내 본다.



*BGM 비투비- 그리워하다,



오빠를 만나면 터질 울음보단 웃음이 더 가득하기를 바라면서, 나는 오늘도










이전 03화 대체 양극성 장애가 뭐예요? 그거 그냥 우울증 아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