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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혜 교수 Jan 11. 2022

코로나19 이후 ‘도약의 아이콘’이 될 국제회의복합지구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MICE산업을 둘러싼 학계, 업계의 고민은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이제는 ‘포스트(Post) 코로나’가 아닌, ‘위드(With) 코로나’로 키워드를 정정하여 정책 방향을 수립하고 있다. 과연 코로나19 이후의 삶은 이전의 업계 상황과 얼마나 다른 변화의 모습을 보일까. 한편, 일각의 목소리는 ‘언젠가 올 것이 조금 일찍 왔다.’라고 표현하며 대규모에서 중소규모 회의로, 집중도 높은 기획 및 양질의 프로그램 기획의 중요성, 유니크 베뉴 활성화, 미팅테크놀로지의 활용 등 예측되었던 미래가 조금 앞당겨진 것일 뿐이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코로나19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가운데, ‘변화’ 자체에는 동의하고 예견된 바, 현재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국제회의 복합지구의 미래 전략과 방향을 논의해야 그 의미가 있을 것이다.


  국제회의 복합지구 사업은 클러스터(집적) 효과를 목표로 컨벤션센터, 쇼핑시설, 공연, 숙박 등 다양한 업종이 서로 연결되어 ‘시너지를 내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경영학의 대가 Michael E. Porter 교수는 Harvard Business Review를 통해 ‘Clusters and the New Economics of Competition’을 논하였는데 이는 국제회의 복합지구의 방향성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쟁 증가 효과 뿐만 아니라 복합지구의 집적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 노동시장 풀(Pool) 효율성, 지식과 정보 공유, 투입 공공재 질적 개선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거버넌스 역량 강화, 집적 경제 효과, 집적 기업/기관 성과, 협력증진 역량 강화, 파급효과 및 대외협력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다만, 단순 하드웨어의 집적이 아닌 보이지 않는 끈을 잘 연결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를 위한 아래 몇 가지 전략 방향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이해관계자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상품개발이 중요하다. 국제회의 복합지구를 통해 하드웨어의 집적화는 이룰 수 있지만 누군가 주체가 되어 이들의 연결고리와 성과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국제회의 복합지구 협의체를 조직화하여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며 그 안에서 새로운 MICE 상품개발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단순 식사만 하는 모임’에서 가시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팀빌딩 프로그램 혹은 내부 공모 등을 통해 기획안을 구성하여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전문적인 네트워크 강화 및 성과 창출 워크숍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정부행사 혹은 유치된 국제회의를 ‘대행’만 해서는 국제회의 복합지구 형성의 의미가 없을 것이다. 기존 대행 체제를 유지하며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내거나, 글로벌 행사를 유치’해야만 국제회의 복합지구 이전보다 더 많이 엮일 MICE 식구들의 주린 배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실질적 성과 창출에 기반한 지역 MICE 역량 강화 교육이 필수이다. 최근 각 도시 MICE 이해관계자를 만나보면 MICE산업에 대한 이해가 다소 부족하고, 그들의 사업영역이 MICE산업을 통해 어떤 이익이 발생할지 인지하지 못하는 곳이 많았다. 각 지역마다 국제회의 복합지구 이해관계자 디렉토리를 구성하고, 주기적으로 전문가 교육을 통해 수익 창출 및 시너지 효과에 대해 인지시킬 필요가 있다. 단순 지역 MICE산업의 발전을 위한 두루뭉술한 특강이 아닌,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성과 창출’에 대한 역량강화 교육을 통해 지역 MICE 이해관계자의 제대로 된 지지와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마음이 모아지면 지역 MICE산업을 홍보하고 마케팅하는 일에 탄력을 받을 수 있고, Las Vegas처럼 MICE 마케팅을 위한 선순환 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MICE산업을 ‘플랫폼산업’으로 인식하고 지역 유력사업과 연결시켜야 한다. 국제회의 복합지구의 하드웨어가 완성되고,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를 긴밀히 형성한 후 이 작업에 돌입해야 한다. 각 도시에서 주력하는 사업에 집중하여 전략을 도출하고, 각 사업 담당자와의 지속적이고 현실적인 전략 회의를 통해 해당 사업의 추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MICE 행사를 개최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 어려움은 분명 존재한다. 각 시의 부서마다 업무의 구분이 명확하고, 어떤 부분은 부서장벽이 높아 이를 구현하기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쉽지 않다고 시도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은 MICE 정신이 아니다. 어렵지만 ‘설득의 묘’를 발휘하여 지역산업 관계자를 끌어들이고, 이들과 함께 해외로 국내로 유치활동을 펼쳐나가야만 국제회의 복합지구는 그 형성의 의미도, 그 시너지의 효과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버티고 계실 PCO, PEO, 뷰로, 시도 담당자, 협력사 등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응원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또 하나, 오프라인 만남을 추구하며 사회적 활동 및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려는 인간의 본성은 변함이 없기에 코로나19 이후 MICE는 활발히 재개될 것이다. 그사이 완성된 형태를 갖추어갈 국제회의 복합지구의 멋진 모습과 함께 새로이 도약할 또 하나의 기회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리고 싶다. 다만, 앞서 제언한 내용을 비롯한 학계, 업계 전문가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반영하여,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 추진해야 할 국제회의 복합지구 시행에 대한 걱정보단 도약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 조성에 집중할 때임을 강조하고 싶다. 이제는 확실히 MICE 산업을 ‘Business Travel & Event’ 영역으로 받아들이고, MICE 플랫폼 전략을 구현할 수 있는 국제회의 복합지구 형태를 갖춰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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