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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웨터필름 Jan 19. 2023

그곳에는 상처가 없기를


그곳은 날씨도 계절도 없을 것 같아. 맑지 않아도 구름도 없고 비도 눈도 안 내리고 말이야. 좋아하는 계절을 정할 일도 없이. 어디로 향하는 길도 없고 돌아갈 집도 없을 것 같아. 누구를 믿을 필요도 상처 받을 이유도 없이 스칠 것 같아.


그렇지만 당신은 여전히 방향을 잘 알고 길을 잘 찾겠지. 뭐든 머리 좋게 이해하고 눈치 빠르게 파악할 거야. 이유가 없으면 이유를 만들고 읽을 거리가 없으면 당신이 써서 사람들이 읽게 하겠지. 책으로 벽을 쌓을 거야. 모든 걸 알기 때문에 모르는 하나를 가지고 순진한 표정으로 묻겠지. 너무 똑똑해서 바보처럼 굴어버릴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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