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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드림 Nov 21. 2021

넷플릭스의 '규칙 없음'은 무엇을 자아내는가?

《규칙없음》을 읽고


97년 설립 당시, 우편으로 DVD를 대여해 주는 회사인 넷플릭스는 190여 개국 전 세계인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코로나 이전에도 직장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넷플릭스에 추천하는 드라마였다.  스트리밍 서비스로 사업을 전환하고 2013년 <하우스 오브 카드>를 시작으로 드라마 제작까지 나서면서 혁신에 제일 먼저 발을 올렸다. 소용돌이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해 온 넷플릭스 그들의 비밀은 무엇인가?


리드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로 '자유와 책임 문화'를 꼽는다. 자유와 책임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것인가? 그들에게는 정해진 출퇴근 시간은 없고 경비에 관한 규정, 결재 승인 절차도 없다. 말단 직원이 자유롭게 의사 결정해 수십억짜리 계약서에 서명할 수도 있고 누군가가 보면 자율성을 너무 부여하는 게 아니냐며 방만하게 운영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넷플릭스의 컬처 데크는 가장 중요한 문서로 꼽힌다. 


세계 최고의 가치 기업이 된 넷플릭스는 앞으로 어떻게 걸어 나갈 것인가? 통찰력이 돋보이는 관점과 명쾌한 필치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전 현직 직원들의 풍부한 사례를 재료 삼아 주장을 이어간다. 스탠퍼드 대학교 인공지능 분야에서 석사학위를 받으며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남아프리카의 스와질란드에서 자원교사로 봉사 활동한 헤이스팅스는 여러 교육기관에서 이사직을 맡았다. 정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창의성과 혁신의 속도 그리고 민첩성이라고 강조한다.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지 못하고 새로운 제품을 내놓지 못하며 환경이 바뀔 때 신속하게 방향을 틀지 못하는 위험은 기업의 생존을 위협한다. 



“독수리를 새장에 가두지 말 것!”
놀랍도록 유연한 넷플릭스의 독특한 생태계



규정과 절차가 없는 것은 10가지가 넘는다. 휴가 규정, 비용 규정, 승인 절차, 출장 규정, 계약 승인, 급여 등급, 의사결정 승인, 성과 향상 계획, 인상 풀, 핵심 성과 지표, 목표 관리법, 위원회에 의한 의사결정, 연봉 밴드, 성과에 따른 보너스. 이미 보너스를 뛰어넘는 수준의 연봉을 주기 때문에 성과에 따른 보너스도 없다. 



직원들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규정과 절차(Rules and Process, R&P)의 문화가 주효했다. 그러나 F&R 방식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창의성과 혁신을 배양하는 데 의존하는 경제의 비중이 더 커지고 가속화되어가고 있다. 


No rules rules


우리에게는 블록버스터에 없는 것이 한 가지 있었다. 절차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능률보다 혁신을 강조하며, 통제를 최대한 자제하는 문화였다. ‘인재 밀도(talent density)’를 기반으로 최고의 성과를 올리고, 통제가 아닌 맥락으로 직원들을 이끄는 데 초점을 맞추는 기업문화 덕분에, 우리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세상이 변하는 속도에 맞춰 같이 변화를 모색할 수 있었다. 그에 따라 우리 회원들의 요구 역시 우리와 함께 변신을 거듭했다. 넷플릭스는 다르다. 우리의 문화는 규칙이 없는 것이 규칙이다. p.8, 「서문」 중에서


넷플릭스의 채용절차는 잡플래닛에서 잠시 엿볼 수 있다. 10번이 넘는 화상 인터뷰로 대부분이 영어로 진행되며 기업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묻고 또 묻는다. 질문으로는 넷플릭스를 선택한 이유는? 넷플릭스가 보완해야 할 점은? 직장 생활 중 인간관계 마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넷플릭스 조직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이다. 


왜 넷플릭스 여야만 하는지? 열정과 자유 그리고 책임감을 중시한다. 그리고 두 번도 아닌 10번 넘는 인터뷰를 거치면서 최종적으로 같이 일할 사람을 찾는 것이다. 케이스 면접, 영어면접 또 개인면접이 있으며 넷플릭스에 기여할 수 있는 점 등을 묻는다. 



베스트 플레이어 한 사람이 다른 프로그래머들에 비해 월등한 성과를 냈다는 사실은 이후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경영자들은 일급 프로그래머가 보통 수준의 동료들보다 어느 정도 더 높은 가치가 있는지 파악하고자 했다. 적당한 보수로 보통 수준의 능력을 갖춘 엔지니어를 10~25명 고용하는 방법과 거액을 주고 1명의 ‘록스타’를 영입하는 방법이 있었다. 선택 이후 여러 사례를 통해 나는 록스타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베스트 프로그래머의 가치는 보통 수준의 능력을 갖춘 프로그래머의 10배 정도가 아니었다. 그들은 100배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사직을 맡게 되어 빌 게이츠와 함께 일할 기회를 가졌을 때, 빌은 그 이상이라고 했다. 그가 한 이야기 중 자주 인용되는 구절이 있다. “위대한 선반공은 평범한 선반공보다 임금을 몇 배 더 받는다. 그러나 위대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는 평범한 프로그래머보다 1만 배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
p.154, 「4장 업계 최고 수준으로 대우하라」 중에서


개발자들에게 가장 선호하는 기업의 첫 글자를 딴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 카카오, 라인 플러스, 쿠팡, 배달의 민족, 당근 마켓, 토스)이다.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싶은 개발자나 기획자들이 선호하는 IT기업들이다. 평생직장이 없어진 요즘 내가 몸담을 무언가 배울 곳이 있는 직장을 찾고 있다. 블라인드, 잡플래닛 등 구직에 필요한 여러 가지 정보를 꼼꼼히 찾아보고 업계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아무리 이미지가 좋더라도 사바사(사람마다 다르다), 템바 팀(팀마다 다르다)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인재 한 명이 수십만 명을 먹여 살린다. 모 대기업의 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을 인재영입이라고 했다. 그 인재가 전 세계를 편하게 만들지도 모르는 일이다. 


키퍼 테스트 


우리는 또한 모든 매니저에게 늘 부하직원을 생각하고 그들이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고가 될 수 있게 만들라고 격려한다. 매니저들이 나름대로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게 고안한 것이 바로 ‘키퍼 테스트’다. ‘팀원 중 한 사람이 내일 그만두겠다고 하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설득하겠는가, 아니면 속으로 다행이라 생각하며 사직서를 수리하겠는가? 후자라면 지금 당장 그에게 퇴직금을 주고 스타플레이어를 찾아라. 어떻게 해서든지 지켜야 할 사람을 말이다.’

넷플릭스는 모든 사람에게 키퍼 테스트를 적용하려고 한다. 우리 자신도 예외는 아니다. 내가 맡은 일을 다른 사람이 하면 회사가 더 잘 될까? 이렇게 하는 이유는 누구를 내보낼 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하키팀을 생각해 보자. 어떤 선수를 팀에서 내보내는 것은 애석하지만, 팬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그것이 팀을 강하게 만들 배짱과 능력을 갖춘 사람만이 내릴 수 있는 결단이었다고 칭찬할 것이다. -p.305, 「7장 키퍼 테스트」 중에서


이직이나 퇴사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사람 문제이다. 일이 많아서 그만두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가장 힘들게 하는 건 나와 너무나도 다른 사람, 그 사람을 매일 봐야 한다는 점이다. 매니저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게 고안한 것이 바로 '키퍼 테스트'이다. 나가는 사람 잡지 말고 스타플레이어를 찾으라는 권유를 한다. 어떤 선수가 팀을 떠날 수도 있다. 그러나 흔한 일이다. 평생 한자리에서 공차는 사람은 흔치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된다. 이것이 팀을 강하게 만들 배짱과 능력을 갖춘 사람만이 내릴 수 있다는 결단이었다 칭찬할 날이 올 것이다. 


가뜩이나 바쁜데 연가 결재도 맡아야 하고 또 출장 내내 보고를 해야 한다? 이런 불필요한 것을 줄이는 넷플릭스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다. 매너지가 부하 직원의 아이디어를 자기 걸로 가로채거나 제쳐놓는 건 없어져야 한다고 한다. 상사의 비위를 맞추려 들지 말고 회사에 이득이 되는 능력을 발휘해라. CEO가 깊이 관여할수록 서비스는 좋아지지 않는다. 어떤 의사결정에도 승인받을 필요가 없다. 그저 룰은 필요치 않는 것이다.

2010년 <Fortune> 선정 올해의 기업인 1위에 오른 리드 헤이스팅스는 DVD 대여업으로 시작해 직원들에게 자유와 책임감을 요구하는 OTT 사업으로 전환해 전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고 룰은 모두 없애고 있다. 이제 인재를 잡기 위한 기업들의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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