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윗드림 Nov 24. 2021

문장의 일 - 작가가 되고 싶은 당신 문장을 좋아하나요

《문장의 일》을 읽고

문학 이론가이자 법률학자 그리고 작가인 스탠리 피시의 문장 제대로 쓰기와 읽기 책이다.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며 '이 사회를 바라보는 예민한 시선'을 지닌 글로 널리 읽힌다. 글이 넘쳐나는 시대에 문장 또한 떠다니는 이 시기. 한편의 글로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어느 누구 나의 바람일 것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문장을 쓸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 그가 엮은 책이다.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묻고 있다. 


문장을 좋아하나요? 


문장의 개념부터 각종 문장 형식들,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 쓰는 법까지, 글쓰기 방법이 단계별로 나와 있는 책이다. 교수에 따르면 글을 잘 쓰려면 훌륭한 문장을 많이 읽어야 한다. 이게 시작이고 또 기본이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학생들의 질문에 문장을 좋아하는지 되묻는다. 문장을 좋아하는 일이야말로 바로 작가 생활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19세기 프랑스 작가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딱 맞는 단어 mot juste’를 모색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찾는 것은 홀로 빛나는 단어가 아니다. 정확하게 자리를 잡아 다른 단어들? 역시 제자리를 잡은 다른 단어들? 과 결합하여, 잘 깎은 다이아몬드처럼 시공간 속에서 빛나는 단어야말로 플로베르가 모색한 ‘딱 맞는 단어’다.  p.11


딱 맞는 단어를 쓰면 그만큼 편안함을 준다. 빛나는 단어가 아닌 독자가 기대하는 그 단어가 문장으로 연결되어 앞뒤 문장과 조화를 이루면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제자리를 잡은 단어들은 마치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게 된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이렇게 문장과 단어 하나하나에도 억겹의 세월을 담아 부지런히 가다듬는다. 어쩜 이렇게 맞는 단어를 썼는지 감탄도 하게 되면 생경한 단어들을 만나게 해줘서 고맙다는 마음도 가지게 만든다. 



아주 간단한 문장의 연습


모든 기술이 그렇듯 문장을 읽고 쓰는 기술도 서서히 발전한다. 소박하게 세 단어 짜리 문장에서 시작해, 필요에 따라 문장 구조를 줄줄 말하는 단계까지 능력을 키운 뒤에, 그다음 단계의 연습을 실행하면 된다. 짧은 문장? 잠결에서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간단한 문장 (‘존은 공을 쳤다’ 등의 문장)?을 연습하고 나서, 열다섯 단어로 이루어진 문장, 그다음에는 서른 단어 짜리 문장, 또 백 단어 짜리 문장으로 확장해가라. --- p.40


글을 쓰려 면을 글감을 찾아야 하듯이 문장을 읽고 쓰는 기술도 서서히 발전하게 된다. 한 단어로 시작하게 되고 또 세 단어로 문장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면 문장 구조를 줄줄 말하게 되는 단계까지 능력을 키운 다음에 연습하고 또 고치면 된다. 한 걸음을 내딛듯이 문장을 지을 때도 그렇게 한 단어씩 내뱉으면 된다. 그리고 백 단어 짜리 문장으로 확장해 가면 된다. 



대작가 헤밍웨이의 조언은? 


헤밍웨이가 작가들에게 제공한 유명한 조언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문장을 짧게 써라. 명료하게 써라. 영어에 어원을 둔 간단한 단어를 써라. 중복을 피해라. 형용사를 피해라(에즈라 파운드에게서 배운 교훈이다). 자신을 빼라. 헤밍웨이는 이러한 조언을 충실히 이행하여 사실적이고 하드보일드 한 문체, 장식이라고는 없는 건조한 미니멀리즘 스타일, 보석을 세공하듯 정교한 문장들을 만들어냈다. 미니멀리즘과 정교함은 헤밍웨이의 문체를 설명할 때 특히 적절한 표현이다. 문장을 세심하게 깎아 투명해질 때까지 다듬는다는 뜻이다. 별로 다듬지 않은 듯 보이는 문체, 읽는 데 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없어 보이는 문체를 만드는 일은 자기를 지워버리려는 열망으로 가득 차 대상의 아름다움이 스스로 빛을 낼 때까지 층층이 깎아나가는 세공사의 작업과 같다. --- p.124



노벨문학상 수상자 헤밍웨이의 조언은 매우 간단하다. 문장을 쓸 때 짧고 명료하게 쓰고, 어원을 둔 간단한 단어를 쓰고 중복을 피해라. 형용사를 피해라. 자신을 빼고 사실적이고 장식이 없는 문장을 써라. 문장을 세심하게 깎아 투명해질 때까지 다듬는다. 대작가인 그 조차도 글 쓰는 행위는 타자기 앞에서 피를 토하는 행위라고 했다. 작가가 별로 다듬지 않으면 독자도 알게 된다. 오타 하나조차 맞지 않는 단어의 쓰임 조차 알게 된다. 


글은 자기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를 지워버리려는 열망으로 가득 차 스스로 빛내어서 다이아몬드로 만들어내는 세공사의 작업과 같다. 퇴고를 수시로 해야 하는 것이다. 퇴고는 누구나가 알아들을 때까지, 이제 글을 막 깨친 아이가 듣고도 의문이 생기지 않도록 쉽고 명료하게 써야 한다. 독자에게 또 다른 생각을 주지 않도록 짧지만 강력하게 남는 하나의 단어와 문장이 남도록 노력해야 한다. 작가는 세공사의 작업과 매우 비슷하다. 

글을 잘 쓰고 싶으면 훌륭한 문장을 많이 읽고 접해야 한다. 피시 교수가 엄선한 문장들을 읽는 것만으로 나름의 글쓰기 공부가 된다. 좋은 글은 한 번에 나오는 게 아니다. 곱씹고 다시 읽어보고 세공사처럼 보석을 다이아몬드 다루듯 부드럽게 하지만 세밀하게 다듬어야 한다. 첫 문장은 모든 문장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마지막 문장이라고도 한다. 예상하는 전개의 방향이 이미 정해졌다는 뜻이다. 

독자를 다음 문장으로 초대하고 또 그다음 문장으로 인도함으로써 통찰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약속해 준다. 상상의 세계관이 다르고 또 무한한 상상의 기회를 준다. 마지막 문장은 독자를 떠나보내는 고별 사인으로 시동을 끌 필요가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넷플릭스의 '규칙 없음'은 무엇을 자아내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