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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드림 Jan 04. 2022

복을 잔뜩 드릴게요!! 진짜 재밌는 책 발견!

<복을 읽어드리겠습니다>를 읽고

복을 읽어드리겠습니다

유광수 / 유영




이 세상의 모든 스토리텔링은 호모 쫄보스로 부터!


쫄보들이 만든 세상


머리말의 글을 재미있는 쫄보로부터 시작된다. "그쪽으로 가면 안 돼. 미끄러지면 떨어져." 이런 이야기를 속삭이면 끄덕이며 무서운 사람들이 바로 쫄보이다. 그 쫄보들은 이야기를 마구마구 덧붙여서 신화를 만들어 낸다. 그런 이야기를 떠벌리기 바빴다. 괴물이 살지 않아도 여전히 계속 떠벌거리면서 이야기를 퍼뜨려나갔다. 이런 이야기에 콧방귀를 뀌며 무시하던 무모한 유전자나 귓등으로도 안 듣는 벽창호 유전자들은 잡아먹히고 홍수에 휩쓸려도 쫄보 유전자들은 끝까지 살아남았다.


복이 없으면 쓸데없는 바람에 붕 뜨기만 한다. 그런 복을 알아야 잘 먹고 잘 사는 걸 알려주려고 하는 책이다. 복은 '복'이라고 볼 때만 '복'이 된다. 복이라고 여기는 눈으로 볼 때 비로소 복이 된다는 것이다. 행운의 여신과 복 돼지 이야기는 찢어지게 가난한 김진사네 천석꾼 이야기다. 성실하고 순박한 그가 결혼식 첫날밤에 갑자기 단비가 내리니깐 일해주는 주인집 논에 물을 대러 뛰쳐나갔다. 그때 집으로 들어온 암퇘지를 다른 사람들은 믿지 않았지만 천석꾼은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믿음을 가졌다.


나중에 진짜 살림살이가 나아지더니 천석꾼이 되었고 내친김에 과거 초시에 급제해 진사까지 되어 김진사가 되었다. 복 돼지 덕분이라 생각했다. 그때 암퇘지를 잡으러 온 포수들이 총을 들고 들어왔지만 모른 체를 했다. 깜깜한 밤이 되어 포수들은 어쩔 수 없이 김진사 집에서 하룻밤 머물기로 했다. 그때 강도 떼가 김진사가 부자인 것을 알고 재물을 뺏으러 들어왔지만 포수 열 명이 넘게 그 집에 머물고 있어서 죽임을 당하거나 관가로 끌려갔다. 복을 복이라고 볼 때 복이 되는 것이다. 힘이 닿는 한도에서 한걸음 더 일한 그의 성실함 때문에 복이 품 안으로 온 것이다.



최선을 다해서 일하고 주변 사람들이 감동하게 일했는지 돌아보게나.
- 복을 부르는 법칙


구복 여행, 과정에 복이 있다


시골마을에 착한 총각이 부모를 여의고 어렵게 살았다. 서쪽으로 가다 보니 밤이 되어 깜깜해졌는데 예쁜 처녀가 혼자 살고 있으면서 어디에 가냐고 물었다. 그는 서천서역국으로 가면 복을 찾을 수 있다는 연유를 들려주고 어떤 남자를 만나야 잘 살 수 있는지 물어봐달라는 처녀의 말에 약속을 한다. 또 가다가 나이 지긋한 주인이 어디 가는지 물어 배나무 세 그루를 심었는데 배가 안 열려서 이유를 알아봐 달라고 한다. 큰 강 앞에서 이무기가 강을 건너게 해 줄 테니 용이 되어 승천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강둑에서 아이는 큰 물고기를 낚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험한 산을 넘어 꼬부랑 할머니를 찾아가니 할머니는 낚시하는 아이는 그냥 뺨을 한 대 호되게 때려주고, 이무기는 입에 두 개 문건 하나 뱉으라 하고, 배나무 주인은 밭에 묻힌 걸 파서 버리면 되고 젊은 처녀는 동자삼, 여의주, 금덩이를 가진 남자를 만나라고 전한다. 돌아오는 길에 아이의 뺨을 후 갈기니 커다란 무가 되었고. 이무기한테는 하나를 뱉으라고 전해주니 용이 되어 승천했다. 배나무 주인에게는 땅속에 묻힌 돌덩이를 파내게 도와주었고, 가지고 온 것들을 모두 꺼내온 총각은 예쁜 처녀와 결혼하였다.


이 네 명은 상징적이다. 예쁜 처녀는 거듭된 불운을 겪는 사람이고, 배나무 주인은 자신도 모르는 장애에 맞닥뜨린 사람이다. 이무기는 잘한다고 한 행동이 욕심이 된 경우고, 낚시하는 아이는 제 주제도 모르고 쓸데없는 일에 골몰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들의 문제를 파악하지 못하며 방법이 없어 고민했다. 이들이 그나마 잘한 일은 총각에게 사연을 맡긴 소통이다. 끙끙거리는 것보다 소통을 하다 보면 대단한 일도 하찮은 일로 보이고 어려운 일도 실마리가 풀린다는 뜻이다.


복은 삶의 발자국 하나하나에서 묻어나고 배어드는 것이라 말한다. 하지 않으면 나아질 수도 없고 과정이 없이는 결과가 없다. 조금씩 하다 보면 나아지기에 걱정하지 말라고 하며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부뚜막의 소금을 집어넣고 실수도 해보고 물도 다시 붓고 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 스스로 복을 짓는 과정에서 묻어난 그 모든 것들이 바로 당신의 복이 되기 때문이다.


고전 살롱이 무엇일까? 복을 짓는다는 것, 복을 받는다는 것, 타고난 복이 있다는 것. 그 이야기를 아주 재밌게 풀고 있다. 생각 없이 읽어봤는데 너무 재밌어서 계속 읽게 되었다. 복을 읽는 재미가 이렇게나 있다니.

우리 모두가 아는 혹부리 영감부터 여러 고전들을 모아 복이 오는 법, 복이 달아나는 법까지 잘 알려준다. 유광수 교수와 함께 고전을 통해 내 복은 어디쯤인지 한번 알아보는 걸 추천한다.
복을 드립니다 @sharonmccutche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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