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로 여행 떠나기
여행을 좋아한다. 시끄러운 도시를 떠나 어딘가 자연 속으로 들어가려 여행을 훌쩍 떠나버리곤 한다. 여행을 왜 이리 좋아했나 돌아보면 머리를 비우고 싶기 때문이 아녔을까? 머릿속에 생각이 많아 걱정이 많아 이렇게 있다가는 머릿속 생각이 나를 지배할 것 같아서 생각을 흘려버리려 떠나는 게 여행이었던 것이다.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위해 돈을 기꺼이 지불하는 곳이 바로 여행이다. 여행을 떠나보면 무언가 새로운 모습을 찾게 된다. 이 길도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일 텐데 왠지 여행지라서 낯설어 보이고 사람들도 남달라 보인다. 그렇게 낯선 세계를 만나다 보면 현실의 걱정은 점차 잊게 되고 여행에 집중하게 된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자연은 실로 놀랍다. 거대한 산맥을 이루는 모습에 감탄하거나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 넘어 잔잔한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설레는 마음으로 잠자리도 설친 채 어스름하게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할 때면 자연의 신비함에 존경심마저 일게 된다.
어스름한 새벽녘부터 해가 떠오를 때까지 나는 맞은편 언덕 꼭대기에서 펼쳐지는 풍경을 보면서 천사가 느꼈을 법한 정서를 경험하곤 한다. 심홍색의 바닷속 물고기처럼 긴 구름 몇 자락이 하늘을 헤엄친다. 그러면 나는 마치 해안가에 서 있는 것처럼, 창가에서 고요한 바닷속을 들여다본다.
<자기 신뢰의 힘> 랄프 왈도 에머슨
일상을 여행처럼 보내는 마법이 있다. 바로 글쓰기이다. 글쓰기를 통해 우리 옆에 있는 자연을 달리 보게 되며 다시 한번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평소 걷던 길을 자세히 살펴보면 남다르지 않았던 일상에서 낯선 곳을 쉬이 찾을 수 있다. 멀리 떠나야만 보였던 자연의 위대함도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한없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하는 마법 또한 글쓰기다. 순식간에 에베레스트 산을 정복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쓸 수도 있고, 태평양의 한 무인도가 내 소유인 양 파도를 즐기며 서핑할 수도 있다. 추운 겨울날에도 순간 모히또까지 가서 몰디브 한잔 마시게끔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글쓰기는 이렇게 새로운 눈을 가져다준다. 멀리 비행기를 타고 떠나야만 하는 것이 여행이 아니라 주변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해 준다. 글을 씀으로써 주변 사물을 달리보고 인근 자연에 대해 감탄할 수 있으며 어벤저스가 되어 세상을 구할 수도 있다. 일상에서 여행을 떠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바로 글쓰기이다.
진정으로 무언가를 발견하고자 하는 항해는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것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글쓰기로 우주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작가님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을 담아가고 있습니다. 1월의 주제는 <글쓰기>입니다.
#글쓰기 #팀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