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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드림 Mar 27. 2022

서울 전시회 추천 롯데뮤지엄 알렉스 프레거 사진전

우리네 삶은 한 편의 영화다

롯데뮤지엄 알렉스 프레거 사진전

우리네 삶은 한 편의 영화다




기다렸던 알렉스 프레거의 사진전이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6층 롯데 뮤지엄에서 2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전시한다. 2022년을 맞이해 첫 기획 전시인 이 사진전은 할리우드 다운 색감과 섬세한 감정을 담아낸 포토그래퍼 알렉스 프레거의 작품을 모은 <빅 웨스트 BIG WEST>이다. 작가의 작품 세계를 포함한 사진과 영상이 1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오픈 시간 열 시 반에 맞춰가니 샤넬을 보기 위한 줄이 너무 길었다.


당신과 함께 할 거예요. 그래 주실 거죠?


미국 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영화제작자이자 포토그래퍼인 알렉스 프레거는 정식 교육을 받지 않았다. 2001년 게티뮤지엄에서 열린 윌리엄 이글스턴의 전시를 보고 감명받아 카메라를 구입해 작업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 미술계에서 그의 작품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LA 전역을 그녀의 작품 세계로 만드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이 연상되는 여러 가지 사진과 영상으로 특유의 미장센을 펼쳐낸다. 그녀의 작품에는 찰나를 포착하는 힘이 있다.




"Los Angeles still has that Wild West quality to it. It's a blank canvas and anything is possible."로스앤젤레스는 여전히 서부 개척정신을 가지고 있고, 빈 캔버스이자 무엇이든 가능한 도시이다."

그녀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휘트니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기관이 소장하고 있다. 브래드 피트, 개리 올드먼이 출연한 <터치 오브 이블>은 2012년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녀의 작품은 강렬하다. 특유의 모호한 분위기와 함께 화려한 색감이 눈길을 끈다. 그리고 작품 속의 한 명 한 명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군중들이 가득한 그녀의 사진에는 딱히 누군가 한 명이 주인공이 아니다. 나를 바라보는 그가 주인공일 수 있고, 뒷모습만 보이고 스쳐가는 그가 주인공일 수도 있다.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사진이다.





우리는 타인의 삶에 대해 극도로 무관심하다. 집에 불이 나던가 교통사고가 나서 쓰러져 있다던가 물 위에 떠 있는 장면에도 그저 나에게 다가올 피해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깊이 생각하지 않고 피하게 된다. 바쁜 사회에 서로가 방관자가 되어가는 것이다. 타인의 삶과 비교하기에 사회는 너무나도 빨리 바뀌며 또 나 자신에게 다가오는 시간의 길이는 더욱더 짧아지기 때문이다.


입장권의 나온 사진과의 조우


대규모 군중들이 가득한 영화 같은 순간을 사진에 담았다. 그녀는 4년 동안 이 촬영을 기획했다. 그녀는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도 공유한다. 장면에 들어간 누군가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사연을 듣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고 슬픈 때로는 가슴 아린 장면이 탄생한다. 그들의 삶의 경험과 익명의 얼굴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게 아니다. 각자만의 사연을 담고 또 그 이야기를 들려주려 노력한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위쪽을 쳐다보고 바른 자세로 우리를 쳐다보는 여주인공일까? 주인공은 누구나 될 수 있다. 옆에 있는 백발머리 할머니가 될 수도 있고 그저 빨리 스쳐 지나가려는 멋쟁이 모자를 쓴 흰 턱수염의 신사일 수도 있다. 눈살을 찌푸리며 안경을 들여다보는 보라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주인공이 될 수도 있고 멜빵바지에 담배를 물고 있는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는 남자가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우리네 이야기는 사실 평범한 일상에서 시작한다.


LA GRANDE SORTIE
by Alex Prager



무대공포증과 싸워야 하는 발레리나가 있다. 발레리나의 시산과 관람객의 시선을 동시에 보여주며 무대 위의 인물이 느끼는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미묘한 긴장감은 그 누구도 아닌 발레리나 본인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알렉스 프레 거는 이 작품을 통해 발레리나와 공연을 보는 관객, 그리고 아티스트와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 사이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화면을 바라보는 등장인물들의 시선은 보는 이를 무대로 초대하고 우리도 일상에서 한 명의 배우로서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영화 편집자는 다양한 시점에서 본 시간과 공간의 조각들을 마치 한 편의 꿈을 만들듯 조립한다. 


신체의 일부는 움직임이 없는 연극용 소품을 연상시킨다. 허구와 현실의 혼종을 보여준다.



'촬영 중 일어나는 최고의 장면은 대부분 계획하지 않은 우연히 일어난 일이다.'라고 말한다. 지극히 계획했지만 계획대로 되는 일은 많지 않다. 우연히 잡은 찰나. 그 순간의 장면이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낸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지루하고 평범해 보이는 것이 매력적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라고 덧붙인다. 우리가 매일같이 살아내는 인생이 지루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누구에게는 극히 매력적인 장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평범함 속에 들어있는 특별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의 작품에 출연한 당신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롯데 뮤지엄에서 바라본 석촌호수
엽서를 구매할 수 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사진을 찍는 미국의 사진가이자 영화감독인 알렉스 프레 거의 개인전 빅 웨스트(Big West)를 구경했다. 장 폴 게티 미술관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 윌리엄 이글스턴의 전시를 본 후 독학하기 시작한 그녀다. 미국적인 감성과 일상적 이미지를 담으면서도 영화적 연출과 화려한 색감으로 눈길을 끈다.

'플레이 더 윈드'와 '라 그랑디 소르티'의 영상을 보는 것도 그녀의 작품세계에 흠뻑 빠져들기에 충분하다. 장르를 초월하는 예술가로 조명받는 그녀의 사진전을 함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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