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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드림 Jun 01. 2021

미국인이 보면 황당한 한국의 이상한 5가지

다 이런 거 아니었어?

1. 이력서에 사진 당연 붙어야 하는 거 아냐? 응, 아냐!


  2007년의 일이다. 학부 때 면접스킬을 알려주는 면접 준비(Career Development)과목의 과제를 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제출한 이력서가 있어서 친구에게 공유했다.  


나: 아 맞다! 학교 안에 사진 찍는 곳 있어? 사진 어디서 찍어?

미국인 친구: Holy Sh.... 너네 사진도 넣어? 왓더..? 그거 차별이야.

나: 그래? 당연한 거 아냐? 사진을 넣어야 누군지 알지 않아?

미국인 친구: 왓? 사진 아니어도 경력 보면 알잖아. 

나: 이 증명사진 찍어주는 업체만 해도 엄청 많아. 포토샵으로 다 수정해주고 그래.

미국인 친구: 왓? 진짜 뭐 그런 거까지 넣는 것도 모자라서, 보정까지 해야 해? 무슨 엔터회사 면접 보니? 근데 이 밑에 숫자는 뭐야? 

나: 아 그거는 키랑 몸무게 적는 거고 그 옆에는 내 시력 적는 거야. 

미국인 친구: 왓더...?홀리 쉐...? 


 그룹 스터디룸에서 친구가 너무 호들갑을 떨어서 다른 방에서 조용히 해달라고 왔다가 주변 모든 방에서 어마 무시한 '한국의 이력서'를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학생 1: 이 알파벳은 뭐야? 

나: 아 그건 혈액형 쓴 거야. 

나를 제외한 모두: 지저스 크라이스트. 왓더..

나: 그 옆에는 종교 써야 하고, 옆에 무슨 질병 있는지도 써야 해..

나를 제외한 모두: 오 마이 갓....왓더..퍼..

학생 2: 맨 마지막 칸엔 뭐라고 쓰여있는 거야? 

나: 아 이건 가족관계를 써야 하는데 가족 이름이랑 생년월일, 최종학력, 직업, 근무처 쓰는 거야. 

나를 제외한 모두: 왓더....너 도대체 어쩌다 그따위 나라에서 살았던 거야?


한국 이력서 (날짜를 보니 2014년까지 통용된 이력서인 듯하다) vs 미국 Resume

 

 한바탕의 욕 잔치가 끝난 후에 갑자기 '너 이런 게 차별인지도 모르는 되게 불쌍한 아이구나.'라며 위로해주기 시작했다. 살다 그렇게 내 등 뒤에서 영어 f욕을 많이 들었던 적은 처음이었고, 이력서에 사진과 키, 몸무게를 넣는 게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안 것도 처음이었다.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2. 모르는 사람은 따라가는 게 아니지


 입학 전 도시를 옮길 때 전화로 예약한 집에 세입자가 이미 들어와 있다며 갑자기 갈 곳 없는 어린 새가 된 적이 있다. 부랴부랴 근처 모텔을 잡고 집을 급히 알아보는 중 한인 성당 사이트에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올리니 10분도 안되어서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지금 갈 테니 짐 다 싸놓으라고. 얼떨결에 대답하고 기다리니 건장한 남자 두 분이 오셔서 내 짐을 번쩍 들고 따라오라 하셨다. 가보니 성당에는 나와 같은 어린양들이 각 방에서 잠시 기거하면서 집을 알아봤던 적이 있다. 그 얘길 친구한테 하니 "너 누군지 알고 따라간 거야? 걔네가 너 죽이면 어쩌려고 그냥 따라가? 미쳤어?", "왜 그래? 도와주러 온 거 같던데, 그리고 같은 한국사람인데 설마 죽이겠어?", "왜 못 죽여. 같은 국적이면 더 죽이기 쉽지.", "어.. 그래, 지금 생각해보니 다행이네."

 


3. 카페에서 누가 훔쳐간다고 그래? 

 

 친구와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전화로 친구가 빨리 오라고 난리였다. 예상치 못하게 차가 막혀서 늦게 도착하니 친구가 나를 보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갔다.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은데 내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고 해서 그냥 갔다 오지 왜 기다리냐고 하니 예전에 옆 사람에게 노트북 맡겨달라고 했는데 그 사람이 홀랑 다 갖고 갔다고 한다. 신기한 듯 "남의 걸 왜 갖고 가?"라고 묻자, 친구는 보이는 노트북이나 지갑은 다 가져간다고 덧붙였다. 그 카페에서 "너네 나라 이상하다. 왜 다른 사람 귀중품을 보인다고 갖고 가?", "너네 나라 이상하다. 그거 가져가라고 놔둔 거잖아." 라며 끊임없이 너네 나라에 대한 신기함을 표출했다. 



4. 콜센터 직원한테 왜 갑질을 해? 


 약 10년 전,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친구들과 회사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었다. 서로 내가 만난 고객이 더 진상이라며 진상고객 배틀 중이었다. 거기서 우리 모두를 입 다물게 한 이야기가 있었다. 


 친구: 내 친구 얘긴데, 걔가 콜센터에서 일하는데 매일 같은 시각에 전화하는 변태 아저씨가 있대. 그런데 그 아저씨가 전화 왔는데 걔가 받은 거야. 그날은 생각보다 정상적으로 숨소리만 내더니 끊기 전에 하나만 더 물어본다 그래서 물어보라고 하니깐, "아가씨, 오늘 매니큐어는 무슨 색 발랐어?" 그래서 이미 단련된 친구가, "네 고객님, 오늘은 병아리 샛노란색 발랐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상담원 xxx였습니다." 이랬다고. 


 2021년인 지금 들어도 식겁할 소리지만 그 당시에 우리는 아.. 우리가 당한 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안도와 그 친구의 어른스러움에 박수를 보내는 중이었다. 이전 모 업체에서 '남의 집 귀한 자식'이 새겨진 티셔츠를 시도한 적이 있고, 2018년부터 폭언·폭행으로부터 고객응대 근로자 보호가 의무화되었다. 3년이 지난 지금 고객응대 근로자에 대한 폭언·폭행은 이제 당연하지 않은 게 되었다. 



5. 휠체어 승객은 언제나 최우선


 미국의 문화 중 가장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휠체어 탄 승객에 대한 태도이다. 광역버스를 제외한 모든 버스가 저상버스이며, 휠체어 고객은 미리 버스회사에 연락을 해서 정해진 시간에 탑승 가능하다. 버스기사는 승객을 보고 반갑게 인사하며 내려 휠체어 탑승을 돕는다. 출퇴근 시간에도 어느 누구 하나 재촉하지 않으며 휠체어 승객의 승하차는 언제나 최우선이다. 돌아온 지 13년째, 버스를 애용하지만 지금까지 휠체어 승객을 단 한명도 본 적이 없다. 10년 후에 이 글을 다시 보면 '맞아, 저때는 저랬었지.' 하며 회상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당연하지 않은 게 시간이 지나면 당연해지길 바란다.


이런 장면이 당연한 날이 빨리 오길  @monkeybusinessimages,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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