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매거진 7화
한동안 내리지 않았던 비가 신나게 내리는 유월 말 수요일입니다. 강풍을 포함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터라 흔들리는 창문에 잠을 못 이루는 날이 많네요. 바람이 많이 불어서 창문이 날아가면 어쩌죠? 바깥에 설치된 에어컨 외기가 날아가면요? 폭우가 와서 주차되어 있던 차가 떠내려가면 어쩌죠? 10km 떨어진 한강이 범람해서 잠든 새 우리 집을 덮치면요? 쏟아지는 빗줄기처럼 늘어만 가는 걱정과 함께 수요 매거진 시작합니다.
알아서 잘 준비할게요.
그 연예인은 유독 먹는 거에 대해 예민했다. 매일 정해주는 식당과 정해진 메뉴를 먹는 매니저에게 제작진이 다른 것 먹고 싶지 않냐 물어보니 매니저는 자기가 먹고 싶은 것도 별로 없고 추천해준 게 맛있다고 말한다. 천생연분이다. 누군가가 먹는 메뉴까지 정해주냐는 질문에 연예인은 자신이 예전에 실수한 점을 매니저한테는 일러주어 실수하지 말라 알려주고 싶다 했다. 자신이 겪은 실패는 거기에서 끝내고 애정 어린 마음으로 주변인이 안 좋은 건 시도도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이 '통제'일지도 모른 채 말이다.
영국의 작은 마을 오컴에서 출생한 논리학자 윌리엄은 어떤 현상의 인과관계를 설정하면서 불필요한 가정을 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두 개를 주장하는 가운데 가정이 많은 쪽을 피하라는 것이다. 가정의 수가 많아질수록 인과관계에 대한 추론이 진실일 가능성이 작아진다.
예를 들어 타이어에 펑크가 났을 뿐인데 우리 아이들을 싫어하는 아랫집 사람이 층간소음 때문에 타이어에 구멍을 내고 달아났다고 가정할 수 있다. 이렇게 복잡하게 가정하는 것보다 타이어에 못이 박혔기 때문이라 가정하는 것이 단순한 가정이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는 순간 촬영한 사진에 성조기가 펄럭이고 있다면 애초에 조작이라던가 외계인이 장난친다는 가정보다 진공상태에서도 착륙 충격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가정하는 건 복잡한 일을 단순하게 만든다.
*오컴의 면도날(Occam's razor) : 어떤 사실 또는 현상에 대한 설명들 가운데 논리적으로 가장 단순한 것이 진실일 가능성이 크다는 원칙을 의미한다.
신경성이 높은 사람은 걱정을 달고 산다. 안 좋은 결말을 상상하며 불안해하고 두려워한다.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해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시간에 쫓겨 다급한 결정을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이 잘못되면 부정적인 예상이 맞았다 확신하며 부정성을 더 커지게 만든다. 그런 불안감은 자기 자신을 초조하게 할 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 쉬이 전염되어 모두를 걱정하게 만든다. 필요 없이 복잡하게 만들지 말라는 건 진리다.
- 오컴의 면도날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384580&cid=58393&categoryId=58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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