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매거진 9화
수요일마다 돌아오는 수유리이지만 어제는 빡빡한 스케줄로 조금 늦게 돌아왔습니다. 저는 여름이 유독 취약합니다. 2022년의 8월은 폭우와 열대야가 번갈아 혼을 쏙 빼놓은 터라 심하게 헤롱헤롱 댔습니다. 요 며칠 일상을 앗아갈 폭우도 그랬네요. 다들 별 피해 없으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분들과의 온오프 만남을 한 탓에 인사이트를 듬뿍 얻었습니다. 역시 사람은 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눠야 하나 봅니다. 오늘은 비대칭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세상의 아름다움은 완벽한 좌우대칭이라 배우고 느꼈는데 사실 그게 아니기도 하더라고요. 비대칭에 관한 이야기 함께 떠나볼까요?
뜨거운 여름 8월의 <세계의 대학 투어>는 UCLA로 떠났다. 예쁜 건물로 가득한 UCLA 중에 단연 하나의 건물을 꼽으라면 로이스 홀(Royce Hall)을 꼽을 수 있다. 최초로 UCLA가 형성된 시기에 지어진 건물로 공연예술센터의 기능을 하고 있다. 클래식 음악, 오페라 등의 공연뿐만 아니라 명사들의 강의나 행사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매년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분야 상인 '애니어워즈'도 여기서 시상한다.
로이스 홀의 외관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웅장하면서도 고풍스럽다. 그러나 이내 특이점을 발견하게 된다. 로이스 홀을 정면에서 마주하면 왼쪽 첨탑의 창문은 3개지만 오른쪽 창문은 2개임을 누군가의 언급으로 알게 된다. 왜 데칼코마니와 같은 좌우대칭 건물이 아닐까? 완벽한 좌우대칭 건물이어야만 우리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일까? 건물을 자세히 훑어보지만 이내 무언가 어색함을 느끼게 된다. 오른쪽 첨탑에 창문이 하나 더 있어야만 할 것 같다. 묘하게 다르지만 엇비슷하고 어색하지 않은 저 건물이 이제 색다르게 보인다.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접하는 스타벅스의 로고를 자세히 살펴본 적이 있는가?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만날 수 있는 그 로고를 자세히 살펴보면 무언가 좌우가 다름을 알게 된다. 로고를 자세히 보면 사이렌의 코 옆 양 눈 사이 그림자가 오른쪽이 좀 더 길다. 세계적인 그룹인 스타벅스에서 이런 실수를 할리도 없는데 왜 이렇게 그림자를 다르게 그렸을까? 이는 디자이너가 의도한 것이다. 신화 속에 나오는 사이렌이 완벽한 존재이기보다는 우리네 얼굴처럼 좌우 얼굴이 조금 다른 사람처럼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숨겨져 있다.
한때 좌우 대칭 얼굴이 미의 상징이라 여겨져 얼굴대칭 테스트가 유행한 적이 있다. 거울을 볼 때나 셀카를 찍을 때 괜찮은데 다른 사람이 찍어주는 얼굴은 많이 다른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뛰어난 미모를 가진 연예인조차 얼굴의 좌우 중 자신 있는 쪽으로 사진을 찍어 달라 부탁할 정도니깐. 비대칭인 얼굴은 짝짝이라며 놀리기까지 한다. 하지만 완벽한 좌우 대칭이 꼭 좋은 것일까?
인간에게 완벽한 대칭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나 좌우 비대칭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 손을 살펴보면 좌우 손이 다르며 발가락과 발톱의 모양도 다르다. 왼쪽 발이 더 크고 왼쪽 다리가 더 길기에 바지를 입으면 오른쪽만 더 닳기 마련이다. 왼쪽 쌍꺼풀이 더 진하고 오른쪽은 자주 풀리면 앞머리로 가리고 다닌다. 사진을 찍을 때도 더 자신 있는 왼쪽 얼굴을 들이 내밀곤 한다.
인간다운 따뜻한 맛을 인간미라고 한다. 공감력이 부족하거나 타인의 고통이나 불행에 관여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을 인간미가 없다고 까지 한다. 인류에게 수많은 고난이 닥치고 있다. 코로나라는 역병부터 폭염, 폭우 등 자연재해까지 그저 살아남은 자에게 끝없는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결국 사람이 사는 세상에 인간이 승리한다는 것이다.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인간답게 풍기는 훈기는 결국 모든 것을 극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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