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웃기는 글이 잘 쓴 글입니다>를 읽고
'내 글은 왜 재미가 없을까'를 고민하는 당신에게
살짝 웃기는 글이 잘 쓴 글입니다
카피라이터로 일하며 터득한 글쓰기 요령과 글쓰기 강연을 하며 얻게 된 통찰과 경험을 포함한 웃기는 글을 쓴 책이다. 책 제목부터 웃기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말로 하는 것뿐만 아니라 글로 표현하는 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글을 읽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즐겁게 하기는 더욱더 어려운 일이다. 살짝 웃기는 글을 어떻게 쓸까 배우러 들어갔는데 글이 재밌어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글이 길어도 끝까지 읽게 되는 이유는 바로 그의 글에는 유머와 위트가 있기 때문이다.
글은 한 줄도 저절로 써지지 않는다. '잘 정리된 생각'이라도 써야 할 내용을 끝까지 다 준비하고 쓰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뭘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써야 할지 쓰기 전에 어느 정도 정해야 한다. 쓰긴 써야겠는데 떠오르는 게 하나도 없다면, 당신은 빈 모니터의 껌벅이는 커서 바라보는 일을 그만두고 밖으로 나가 산책부터 해야 한다.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서점을 가서 책을 들여다봐야 한다. -p25
무언가를 써야 하는데 한참 빈 종이를 뚫어져보는 당신이야말로 좋은 글을 쓸 자격이 있다. 고뇌하는 순간은 어쨌든 다 도움이 된다. 마감시간은 다가오고 무어라도 써야 할 때는 차라리 그 자리를 떠나는 게 낫다.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공기를 맡으며 돌아다니면 떠오르는 다른 영감이 많기 때문이다.
마감시간은 다가오고 조급한데 글은 더 생각이 안 난다. 게임을 해도 다른 콘텐츠를 봐도 떠오르는 게 없을 때는 단 한 문장을 찾아보는 거라고 팁을 주고 있다. 명대사라던가 격언을 찾아본 후 이어붙여보기를 하면 뭔가 쓸 거리가 떠오르기도 한다. 유튜브를 찾아봐도 좋고 또 다큐멘터리를 찾아봐도 좋고 기사를 봐도 좋다. 쓰다 보면 써진다. 아무리 대작가라도 빈 종이가 두렵긴 하니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존바니노 과레스키
『모세야 석유가 안 나오느냐?』 에프라임 키숀
재밌는 책 추천
나쓰메 소세끼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제목부터 재밌다. 고양이의 시각으로 보는 주인은 특히 점심을 먹고 낮잠을 즐기는 영어 선생이다. "위도 나쁜 주제에 많이 먹고 툭하면 잔다"라 흉을 보며 고양이 특유의 나르시시즘이 가득한 책이다. 읽는 내내 웃기 마련이다.
이렇게 시작을 하고 나면 쓰면서 계속 고쳐나가는 것 또한 글쓰기의 묘미다. 오탈 자는 없는지 확인하고 지금 쓰고 있는 문장이 비문이 아닌지, 부사를 지나치게 쓰고 있는 건 아닌지 하나하나 확인하는 과정이 글쓰기의 전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을 쓰려면 자신이 바로 전까지 쓴 글을 찬찬히 반복해서 읽어봐야 한다. 그래야 다음 문장이 나오고 자기가 하려던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다. 우리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읽고 있는 수많은 책들이 다 이런 과정을 반복해서 얻은 결과다. 그 어떤 작가도 아이디어가 섬광처럼 떠올라서 단번에 글을 쓰는 경우는 없다. - 글을 쓸수록 괜찮은 인간이 되어간다. p119
누구나 처음부터 완벽한 문장을 쓰기란 힘들다. 헤밍웨이도 <노인과 바다>를 400번 이상 다시 손봤고 또 <전쟁과 평과>는 35년간 퇴고를 했다고 한다. 갑자기 별똥별처럼 신호를 받아서 단번에 글을 쓰는 경우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잠시 그 자리를 떠나 다시 글을 보면 새로워 보이고 자리를 떠나며 산책을 하다 보면 오타도 보이고 비문도 보인다. 이렇게 글을 쓸수록 괜찮은 인간이 되어가고 더욱더 나아간다.
쓸수록 괜찮은 인간이 되는 이유는 나 자신을 돌아보기 때문이다. 지난 실수를 덮지 않고 꺼내서 고쳐보고 더 나아가려 노력하는 사람이 된다. 내 글을 마주하는 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닐 테다. 오타도 많고 비문도 많고 또다시 읽어보면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가늠이 가질 않는다. 내가 이런 글을 썼던가?라는 자괴감까지 마주할 수 있다. 그런 글을 마주할 용기를 가지는 것이 대단한 마음가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면 쓸수록 나는 점차 괜찮은 인간이 되어간다.
"아무거나 쓰세요. 아무렇게나 쓰진 말고요."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대사
<꽃들이 말을 할 수 있다면>
꽃들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이기고 지는 것보다는
피고 지는 것에 대해 얘기할 것이다.
꽃들이 걸을 수 있다면
울긋불긋 쇼핑센터보다는
녹색 물든 강가로 나갈 것이다.
꽃들이 읽을 수 있다면
자기 계발서보다는
시집을 읽을 것이다.
꽃들이 사람이라면
지구는 지금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별이었을 것이다.
편성준
생각해 보니 나는 우울하거나 기분이 나쁠 때는 글을 쓰지 않는다. 그런 상태에서 쓰는 글은 내용과 감정 모두 좋을 리가 없어서 나뿐만 아니라 읽는 사람까지 우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중략]... 나도 때로는 우울해하고 절망도 하고 누군가를 미워할 줄도 아는 사람이다. 믿어주시길. - p179
글을 쓴 지 1년이 넘어가지면 여전히 고통스럽다. 즐겁게 쓰는 적은 그다지 많지 않다. 무언가를 써야 한다는 압박감, 오늘 내에 써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남들이 뭐라고 할까 봐 걱정되는 두려움까지 모든 감정이 글을 쓰면서 나타난다. 제목을 보고 안심이 되었다. 당신만 울면서 쓰는 게 아니다. 다들 울면서 쓰고 토하며 쓰고 또 머리 싸매며 쓴다. 글쓰기는 쉬운 게 아니란 얘기다.
어찌 보면 안심이 된다. 나만 오타 내는 게 아니고 나만 또 울면서 쓰는 게 아니라 생각하니 맘이 좀 편해진다. 저자는 카피라이터로 일하면서 터득한 글쓰기 요령과 글쓰기 강연을 하며 얻게 된 통찰과 경험을 잘 담아냈다. 같은 글이라도 유머와 위트가 있으면 독자들에게 더 다가가기 쉽고 잊히지 않는다고. 무엇보다 재밌게 쓰면 더 잘 읽히고 또 회자될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은 글을 써야 하는 데 어떻게 써야 할지, 아니면 내 글이 잘 쓴 글인지 고민될 때 읽으면 좋은 책이다. 이성복 시인은 "거창하게 운명 같은 거 얘기하지 말고 우리 집 부엌에 숟가락 몇 개인지부터 쓰라'고 말한다.
글쓰기를 너무 대단한 장벽처럼 생각하지 말고 위트 있게 유머 있게 다가가란 뜻이다. 누구나 글을 써야 하는 시대에 기왕이면 명료하고 잘 읽히는 글이 좋지 않을까? 거기에 유머와 위트가 가미되면 누군가의 머리에 인식되는 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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