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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드림 Jun 05. 2021

공부 잘하려면 필기형 인간에서 벗어나라

필기를 잘해야 우등생인가요?

어떤 학생이 우등생인가?


 '우등생(優等生)'이란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뜻한다. 초중고 시절 우등생은 앞자리에서 선생님의 말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경청하며 필기를 열심히 하는 학생을 떠올릴 수 있다. 허나 서양권에서의 우등생은 수업을 경청하지만 필기보다 손을 들어 질문하는 학생을 떠올린다. 우등생이라는 단어 뜻에도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지 '노트필기를 잘하는 학생'이 아니다. 비슷한 단어로 성적과 품행이 우수하여 다른 학생들의 모범이 되어 본받을 만한 학생인 '모범생'은 우등생과 거의 유사하게 쓰인다. 그러나 학업이나 품행이 본받을 만한 학생은 국가마다 연상되는 이미지가 다르다.

동양권에서 연상되는 우등생의 이미지(좌), 서양권의 우등생 이미지(우)



필기 잘하는 사람이 1등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학기 시작 전에 우리가 가장 먼저 들리는 곳은 문방구이다. 색색 펜과 형광펜, 포스트잇, 그리고 예쁜 공책을 교과목 별로 사야 진정 공부할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다. 흔히 기억에 남는 우등생은 선생님의 말을 경청하며 필기에 능하고 색색깔의 예쁜 펜으로 엄청난 노트필기력을 가진 학생을 떠올린다. 이 모범생의 노트를 빌리면 어느 전쟁에서도 이길 수 있는 무적 방패를 가진 것만 같은 기분이다. 그러나 1등은 그 노트를 빌려 정리를 잘한 다른 학생이 한다. 나 또한 무적 방패를 빌렸음에도 불구하고, 왜 항상 1등만 전쟁에서 승리하는가? 필기를 잘하는 학생은 왜 1등을 하지 못하는가?

노트 필기 잘하는 방법에 필요한 도구들



미국 우등생의 모습은?


미국에서 강의를 들을 때 놀란 점은 우등생들은 필기를 전혀 하지 않으며 수업 중 손을 들고 본인이 진정 궁금한 점을 묻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눈으로 끄덕이고 머리로 이해하며 궁금증이 생기면 손을 들고 바로 질문한다. 그들은 이미 머릿속에서 필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등생은 이미 강의 내용 파악이 쉽게 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뼈대를 만들고 살을 붙이는 것이지 굳이 필기 노동을 하지 않는다. 실제로 '성공적인 학생들의 10가지 습관'에는 노트필기에 대한 내용은 아예 없다.

10 Habits Of Successful Students
1. Stay organized (정리 정돈하기)
2. Have an agenda (안건을 가지기)
3. Actively participate in class (수업에 적극 참여하기)
4. Don't be a perfectionist (완벽주의자가 되지 않기)
5. Use additional study resources (추가적 자료 이용하기)
6. Get a good nights sleep (잠 잘 자기)
7. Have a study space (나만의 공부 공간 가지기)
8. Get involved with extra-curriculars (정규 교과 이외 활동하기)
9. Use technology to your advantage (장비 이용하기)
10. Put integrity and honesty first. (청렴과 정직하기)


강의 전, 두꺼운 공책부터 색색깔 펜과 형광펜으로 꽉 채운 필통을 꺼내 장비 자랑을 하고 '난 교수님의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어.'라고 필기에 목숨을 걸었던 나와 정반대로, 장비 빨 하나 없이 우수한 성적을 놓치지 않았던 미국인 친구의 이야기이다. 실제로 그는 중간고사 또는 기말고사 전, 전공서적의 목차에 있는 내용을 검토하며 확실치 않은 부분만 다시 상세 설명 부분으로 넘어가 복습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했는데도 나를 제치고 항상 1등을 유지했다. 형편없는 목수인 나는 그저 장비 탓만 하고 겨우 졸업했다.

공부는 장비빨이지  @Tim Gouw, Upsplash



결국 머리에 남는 게 공부다


EBS에서 방영한 '0.1%의 비밀'프로그램에 나온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메타인지'가 있었다. 이는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에 대해 아는 것부터, 자신이 모르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계획을 잘 세우는 능력이다. 수업시간에 필기를 많이 한다고 해서 남는 건 나의 노동에 대한 뿌듯함뿐이다. 사실 이 행동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나중에 채우겠다는 게으름이다. 공부왕 찐 천재 홍진경 언니가 공부 준비 시간에만 9시간이 걸리고 필기구 사러 문방구 가는 걸 보며 재밌다고 웃는 게 그 반증이겠다. 진정 공부하는 것은 머리에 얼마나 많이 남았고, 또 이 내용을 남들에게 잘 설명할 수 있냐는 '메타인지적 지식'이다.


메타인지적 지식(metacognitive knowledge): 무언가를 배우거나 실행할 때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능력. 예를 들어, 수학 시험공부를 하면서 순열조합은 잘 알고 있는데 이항정리 부분은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면 이 지식을 잘 가지고 있다는 것. 이 지식이 없는 경우 우리는 실생활에서 잘 알고 있는 부분을 계속 들여다보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을 것.

메타인지적 기술(metacognitive skill): 메타인지적 지식에 기초하여 발휘되는 것으로, 예를 들어, 이항정리 부분을 잘 모른다는 것을 알 경우,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계속하여 볼지 아니면 여러 차례에 걸쳐 들여다볼지 등 전략을 사용하는 능력을 의미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지식이 있다. 첫 번째는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은 있는데 설명할 수는 없는 지식이고 두 번째는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뿐만 아니라 남들에게 설명할 수도 있는 지식이다. 두 번째 지식만 진짜 지식이며 내가 쓸 수 있는 지식이다. - 생활 속의 심리학, 김경일
교수님, 저 우등생입니다  @priscilladupreez, Upsplash



<참고 자료>

- 노트 필기 잘하는 방법 https://ko.wikihow.com/%EB%85%B8%ED%8A%B8-%ED%95%84%EA%B8%B0-%EC%9E%98%ED%95%98%EB%8A%94-%EB%B0%A9%EB%B2%95

- 10 Habits Of Successful Students https://www.tutordoctor.com/blog/2019/february/10-habits-of-successful-students/

- 또 다른 지적 능력 메타인지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72534&cid=59039&categoryId=59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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