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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드림 Sep 29. 2023

어차피 해도 안된다고 생각이 들 때

Never ever give up! 

에휴.. 나이 들어서 그렇지. 서글프네. 


요즘 친구들과 제일 많이 하는 이야기는 바로 '나이 들어서'라는 전제조건이다. 세월에 장사 없다더니 체력이 제 먼저 떨어진다. 스마트폰과 글을 쓰느라 뚫어져라 보는 PC 탓에 눈은 메말라져 갔고 또 노안이 찾아왔다. 코로나 이전엔 늦게까지 야근하고 회식으로 회포도 풀고 나서 잠깐 집에서 눈 붙인 다음 출근해도 오후엔 회복이 되었는데 이제는 회식을 안 하고 집에서 잠만 자도 그다음 날까지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나이 탓인가? 몸도 고장 나기 시작했다. 어디에 긁힌 상처인지 살펴보면 잘 낫지 않는 건 일쑤고, 여기저기 살짝만 부딪쳐도 멍이 들어서 일주일 이상 가는 건 예삿일이 되었다. 나이 드는 것도 서글픈데 몸까지 아프다니.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데 주변에 챙길 사람은 더 많아지는 나이이다. 누가 나이 드는 것이 고결하다고 했는가? 


매일 책상 앞에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이다 보니 하루 8시간 이상을 앉아 있고 또 점심시간 이후에도 앉아있으며 지하철과 버스에서까지 다 합치면 10시간 넘게 의자에 앉아있는 듯하다. 더욱이 예전엔 헐렁하던 바지가 지금은 밥을 먹지 않아도 꽉 끼는 걸 보니 나잇살을 무시하지 못하는 나이가 되었다. 


슬프다. 20대 때에 살 좀만 찌면 몇 끼만 굶어도 살이 쭉쭉 빠졌는데 이젠 굶는다고 바뀌는 건 없고 오히려 당만 떨어져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내가 이것도 못 사 먹을쏘냐? 생각하다 보니 더 예민해지고 몇 끼를 굶더라도 그 이후에는 폭식하면서 보복 먹기를 하게 된다. 그러니 살이 안 빠질 수밖에. 


근육 붙기 힘든 나이라고, 기초대사량이 낮아져서 운동을 더 많이 해야 하지만, 운동을 하기 시작하면 뚜두두두두둑 관절 움직이는 소리에 온몸을 흔들어 대기도 두렵기만 하다. 혹시라도 삐꺽거려 병원 신세를 지면 더 큰일이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며칠 전 작년이라면 60kg의 중량으로 스쾃을 곧잘 했는데, 체력이 떨어진 지금 50kg으로 낮춰도 내 허벅지가 못 버텨주는 탓에 허리를 삐끗했다. 운동하려다 골로 갈뻔한 것이다. 


피할 수 없는 명절이 다가오는 오늘, 가을옷 정리도 할 겸 옷을 꺼내보았다. 가을 겨울에 입으려 여름에 새로 산 원피스를 보아하니 벌써 기분이 좋았다. 그래 잘 입어보자! 라며 입어본 원피스는 어쩐 일인지 골반부터 들어가는 게 힘겨웠다. '새 옷이 찢어지는 거 아냐?'라는 기우가 머릿속에 스칠 때쯤 손을 뻗어서 뒤에 지퍼를 잠그려 하니 몸통 쪽 품에 여유분이 없어 올리기도 쉽지 않았다. 


이러다 새 옷 찢어지겠다 싶어 포기를 했다. 예전이라면 옷에 내 몸을 맞추는 게 어려운 게 아니었지만, 이제는 현재 내 몸에 맞는 옷을 사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옷을 더 큰 사이즈로 교환할 것이냐? 아니면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몸을 만들 것이냐? 하는 인생 최대의 고민 갈림길에 섰다. 그래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그동안 유튜브에 저장해 놓은 운동 영상을 켜봤다. 


요즘은 짧게나마 운동할 수 있는 영상들이 가득해 하나를 시작해 보니 더운 날이 아닌데도 땀범벅이 되었다. 이왕 시작한 김에 샤워하기 전에 하나 더 해보자는 요량으로 15분 더. 하다 보니 등 운동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10분 추가. 이렇게 하다 보니 예전 필라테스 학원 때 했던 50분을 얼추 채울 수 있었다. 추석이라 지나칠 수 없는 약간의 폭식으로 미안해진 내 몸에게 밥을 먹고 난 1시간 이후에는 운동을 매번, 끼니마다 했다.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로 샤워하러 가면 무언가 성취감이 들기도 하고, 또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하나? 싶기도 하지만 결론적으론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샤워를 마치고 방으로 오니 어제 나를 고민하게 했던 원피스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 1시간 30분 정도 했으니, 살은 빠지지 않았을까? 몸무게를 재어보니 빠지진 않았다. 그래도 혹시나 몰라서 원피스를 입어 보았다. 어젠 골반 쪽에서 올라가지도 않던 원피스가 조금은 편하게 올라갔다.


'앗! 이러다 지퍼도 잠그겠는데?' 손을 뻗어 등 뒤 지퍼를 잠가보니 아예 안 올라가던 어제보단 조금은 더 많이 올라갔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 작은 희망을 품고 노력하니 체지방이 빠졌나 보다. 이제는 무언갈 할 때 나이 핑계는 하지 않는 걸로 한다. 지금이라도 안게 어디냐는 마음으로 정직하게 노력해 보면 원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씩 발전하고 나아질 테니깐. 목표를 눈앞에 걸어두고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분명 성공 언저리에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목표를 눈앞에 걸어두면 성공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Raquel Gambi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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