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캠핑을 갔다. 낮부터 바다 근처에 텐트를 치고 난로로 데운 따뜻한 물을 마시며 새벽까지 마음 맞는 사람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했다. 가슴속에 무언가 차오르는 걸 느꼈는데 이것을 힐링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직도 겨울은 한창이건만 겨울이 끝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맛에 캠핑을 가는구나. 확실하다.
스스로 행했던 모진 고행들을 종료하려 한다. 폭음과 폭식으로 부질없는 살을 찌우고, 세월을 버렸던 나날들을 후회하려 한다. 더 편하고 수월한 일자리가 있음에도 막노동에 나아가 깨어지고 깨어지던 일들을 반성하려 한다. 반성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까.
내 학벌과 스펙을 내세우기 싫었다. 이 사회구조에 대항하고, 나란 존재가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로 인정받길 원했다. 그래서 편하고 수월한 길을 두고 돌아돌아 가려고 했다.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 한다. 전공을 살려서 일도 하고, 내려놓았던 공부도 조금씩 해나가면서 나란 사람을 채워가야겠다. 내 영혼이 비었음을 자각하고, 영혼을 채우고 가꿔나가려 한다. 내게 강 같은 평화가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