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리뷰입니다
읽은 지 꽤 되었는데 그동안 리뷰를 못하고 있었답니다.
제목은 <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허주은 작가님이 쓰신 책입니다.
작가님 성함은 생소했는데, 조선시대 천주교가 들어오는 과정을 둘러싼 이야기라는 리뷰를 읽고, 궁금해서 산 책이었습니다. 사실, 순교성인들에 대한 이야기라면, 조금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읽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갈 만큼 문장이 편했고, 또 내용도 흥미로웠어요.
이야기 배경은 1801년 조선의 천주교 박해인 <신유박해>인데,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그 범인을 찾아가는 다모의 시선을 따라갑니다.
천주교 박해 이야기에 미스터리 사건의 결합이라니! 이런 신박한 이야기 구조를 쓰신 작가님의 이력이 궁금해서 인터넷 기사를 찾아보니까, 놀랍게도 캐나다 이민 2세였습니다.
더군다나, 이 책은 원래 영어로 쓰여 몇 년 전에 출판되었지만, 우리나라에 번역본이 올해 등장한 건데요, 작가님의 인터뷰를 읽어보니, 소설을 쓰고 싶어서 오랜시간 도전 해도 잘 되지 않다가, 우연히 도서관에서 읽은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고, 열심히 역사를 공부해서, 이렇게 소설을 쓰게 되었는데 좋은 반응을 얻게 되었다는 뒷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너무나 마음 아픈 우리 역사에 대해, 캐나다에서 자란 작가가 이렇게 흥미롭게 써줬다는 게 감사하기도 하고, 책을 읽으며 다양한 감정이 교차했습니다.
천주교를 믿어서, 혹은 나는 믿지 않는데 믿음이 있는 가족이 고통을 받고 세상을 떠나서 힘들었던 시절. 그 모든 일이 왜 일어나는지도 모르는 그저 순진한 백성들의 아픔이 얼마나 컸을지... 먹먹해졌습니다.
책 중에도 나오지만 그냥 소박한 가족과의 일상을 바라는데, 그게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요
등장인물 중 강 씨 부인은 강완숙 골룸바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십자가를 왜 갖고 다니냐는 주인공 설이의 질문에
"알면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걸고 다닌단다 (307p)"
라고 얘기합니다
알았기 때문에 변화하겠다고 마음먹은, 선조들의 그 다짐 덕에 지금의 우리가 있습니다.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겠다는 그 말씀이 우리나라까지 도착해서 감사할 뿐이에요.
알았으니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고,
도와달라고 기도해 봅니다.